한국은행, 지난해 순이익 2.5조…주식·채권시장 급랭에 5조↓

머니투데이 박광범 기자 | 2023.03.30 15:28
한국은행 전경/사진=뉴스1
한국은행이 지난해 약 2조5000억원의 당기순이익을 기록했다. 역대 최대였던 2021년 대비 3분의 1 수준으로 순이익이 줄었다. 통화 긴축 정책으로 금리가 오르며 통화안정증권 이자가 불어난 영향이다. 여기에 주식과 채권 시장 급랭에 유가증권 매매손실도 컸다.

지난해 원/달러 환율이 급등하는 과정에서 시장 안정화 조치에 나서면서 한은이 보유한 외화자산 중 현금성 자산이 차지하는 비중은 2배가량 늘었다.

30일 한은이 발표한 '2021년도 연차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한은의 당기순이익(세후)은 2조5452억원으로 나타났다. 2021년(7조8638억원) 대비 5조3186억원 감소했다.

외화자산운용이자 등 지난해 총수익이 늘었지만 유가증권 매매 손실과 통화안정증권이자 등 총비용이 더 큰 폭으로 늘어난 영향이다.

실제 채권과 주식 가격 하락 탓에 지난해 유가증권 매매손실은 2021년(2조7674억원)에서 6조9633억원 급증한 9조7307억원으로 나타났다. 금리 상승 영향으로 통화안정증권 이자도 같은 기간 1조4635억원에서 1조9200원으로 4565억원 증가했다.

한국은행은 한은법에 따라 지난해 당기순이익 가운데 30%(7636억원)를 법정적립금으로, 270억원은 농어가목돈마련저축장려기금 출연 목적의 임의 적립금으로 각각 적립했다. 나머지 1조7546억원은 정부 세입으로 납부했다. 당기순이익 처분 후 적립금 잔액은 20조1379억원이다.

지난해 말 기준 한은 총자산 규모는 582조8261억원으로 나타났다. 2021년 말(595조6437억원) 대비 12조8175억원 줄었다. 외화증권 규모가 감소하면서 유가증권 잔액(393조3652억원)이 2021년보다 42조2190억원 감소했다.


한은이 보유한 외화자산(국제통화기금 포지션·금·특별인출권 제외) 가운데 10%는 현금성 자산이었다. 1년 전(5.2%)에 비해 2배 가까이 늘었다. 한은의 현금성 자산은 일상적으로 발생하는 외화자금의 유출입이나 일시적으로 증가하는 외화자금 수요에 신속하게 대응하기 위해 거래비용이 적고 즉시 현금화할 수 있는 단기 국채나 예치금 등 단기금융상품으로 구성된다.

조석방 한은 외자운용원 운용기획팀장은 "지난해 달러인덱스가 2002년 이후 가장 높은 수준까지 오르는 등 외환시장 변동성이 매우 높았다"며 "즉각 투입할 수 있는 외화유동성을 확보하는 게 낫겠다고 판단해 현금성 자산을 10%까지 늘렸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올해에도 외화유동성 확보에 대응할 필요가 있다는 기조를 가지고 있다"면서도 "다만 지난해에 비해 올해 들어 외환시장이 안정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어 (10% 비중을 유지할지는) 더 지켜봐야 할 것"이라고 했다.

보유 외화자산을 통화별로 보면 미국 달러화가 72%로 전년 대비 3.7%p(포인트) 상승했다. 기타 통화가 28%를 차지했다. 위험회피심리 강화, 안전자산 선호 등으로 미 달러화가 강세를 보임에 따라 달러화 비중을 확대했다는 게 한은 설명이다.

상품별로 보면 정부채(39.4%), 정부기관채(14.1%), 회사채(11%), 자산유동화채(11.5%), 주식(11.4%) 등의 순이었다. 한은 관계자는 "국내 외환시장 안정화 조치를 위한 외화 유동성 확충 과정에서 보유채권 매각 등으로 정부채와 회사채 비중이 축소됐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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