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 후보에 대한 인사안건은 총 투표수 177표 중 가(찬성) 156표, 부(반대) 18표, 기권 1표, 무효 2표로 통과됐다. 국민의힘 의원들은 표결이 시작하자 본회의장에서 퇴장했다.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과방위) 여당 간사인 박성중 국민의힘 의원은 이날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진행된 본회의에서 하영제 국민의힘 의원에 대한 체포동의안이 통과된 직후 의사진행발언을 통해 "민주당이 양곡관리법에 이어 이번엔 인사추천안마저 여야 합의 없이 힘으로 밀어붙이고 있다"고 밝혔다.
박 의원은 "(인사추천안 처리를) 의회폭력 사태로 규정한다"며 "방통위는 방송통신위원회설치법에 따라 여당 3명, 야당 2명으로 구성된다. (한상혁) 방통위원장과 김현 위원이 있는 상황에서 최민희 후보까지 더하면 야당 추천은 3명이 된다. 절대 불가한 일"이라고 했다.
이어 "최 후보 추천은 법률 취지에 위반되는 나쁜 안건이다. 상정되지 말아야 할 안건이 올라온 것에 대해 의장님과 민주당에 강한 유감을 표한다"며 "여러분도 법을 지켜야 하는 국회의원이다. (윤석열) 대통령이 어떻게 법을 위반하는 것을 알고도 임명할 수 있겠나"라고 했다.
이 같은 박 의원의 발언에 민주당 의원들이 항의하며 여야 의원 간 고성이 오갔다. 인사안건을 처리하기 전 의사진행발언이 국회법을 위반한 사항이라는 이유에서다. 특히 박 의원이 최 후보에 대한 행적 논란을 열거하자 민주당 의원들이 민주당 의원들의 항의가 거세졌다.
민주당 의원들은 "끝났으니 내려오라", "그게 지금 의사진행발언이냐", "낙하산은 무슨 낙하산이냐"라며 김진표 국회의장에게 발언을 중단시킬 것을 요구했다. 이에 국민의힘 의원들은 "어디서 막말이냐"라고 맞섰다.
박 의원이 발언을 마치고 내려온 이후 진성준 민주당 의원이 발언대에 오르며 여야의 대립은 한층 격화됐다. 진 의원은 "인사안건을 처리하기에 앞서 의사진행발언을 하는 것은 국회법에도 없고 국회 관행도 아니다"라며 "방통위원 추천안 처리에 앞서 의장께서 의사진행발언 허용한 것에 대해 유감이다. 의사진행발언을 이용해 사실상 토론하도록 허용한 것은 국회 운영에 중대한 오점을 남긴 것"이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야당 몫의 방통위원을 민주당이 추천하는 것을 무슨 이유로 반대하는 것인가"라며 "국민의힘이 추천안건 처리 반대하는건 한상혁 위원장을 구속해서 방송 장악하려는 음모가 좌절되었기에 한층 더하는 것이다. 정부·여당은 방송 장악하려는 무도한 음모를 포기하고 정상적인 방송정책행위가 이뤄질 수 있도록 각성하길 바란다"라고 덧붙였다.
앞서 민주당은 이날 임기가 만료되는 안 부위원장 후임으로 최민희 전 의원을 내정하고 당내 최고위원회 의결을 거쳐 본회의에 상정했다. 안 부위원장은 지난 정부에서 야당 몫으로 국민의힘이 추천한 인사다. 이에 대해 민주당은 현재 야당인 민주당이 추천해야 한다고 주장해 왔다.
이 경우 문재인 대통령이 지명한 한상혁 위원장과 김창룡 위원, 당시 여당이었던 민주당이 추천한 김현 위원에 더해 민주당이 내정한 최 전 의원까지 더해 야당 4명, 여당 1명(김효재 위원)의 구조가 된다는 점에서 국민의힘은 반대 입장을 표명했다. 주호영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이날 최고위원회의에서 "뼛속부터 편파적인 인사를 방송 중립성과 공정성을 심의하는 방통위 상임위원으로 추천하는 건 이재명 대표에 대한 옹호 대가로밖에 볼 수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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