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크(공원)라 부를만했다. 그래도 매장인데 '이것 보시겠어요''이 제품 안내드릴까요' 다가오는 영업사원이 없다. 혼자든, 친구와 왔든 한샘이 디자인 해놓은 공간에서 '이런 인테리어가 가능하구나' 즐길 수 있었다. 그 흔한 안내데스크도 없다. 대신 정문을 들어서면 7평 남짓 간이 카페가 있다. 카페에서 커피 한잔 사 들고 한샘의 인테리어를 구경하면 된다.
디자인파크는 서울 지하철 8호선 문정역에서 10분쯤 떨어진 오피스텔 지하 1~2층에 자리 잡았다. 평수로는 1100평이다. 풀벌레 우는 소리 들리는 방은 지하 1층에 만든 중층에 있다. 눕힐 수 있는 리클라이너 소파와 잠옷, 스피커 등 취미, 수면에 관한 제품들을 모았다.
디자인파크에 전시된 제품이 전부가 아니다. 일부 박스들 앞에는 가로·세로 30cm쯤 전자 패널들이 있다. 패널 속 항목을 누르면 눈앞에 벽, 바닥에 타일 등을 넣어 볼 수 있다. 왼쪽 벽, 오른쪽 벽을 나눠놓고 타일 두 종류를 비교할 수도 있다.
어떤 가구 앞에는 명함만 한 VR·AR 체험 카드가 있다. 체험 카드 오른쪽에는 QR코드가 있는데 스마트폰으로 찍으면 디자인파크에 없는 가구 색상, 종류를 볼 수 있다. 또 AR 기능으로 집에 가서 가상의 한샘 가구를 방에 놔볼 수도 있다.
한 층 더 내려가면 '아카이브 존'이다. 인테리어 도서관이라 생각하면 된다. 문, 타일, 문고리, 샤워기 등 수십 종류를 책장에서 꺼내 비교할 수 있다.
한샘이 오프라인 매장을 처음 연 것은 1997년이었다. 이후 여섯단계에 걸쳐 2009년 국내 최대 규모 매장을 열고, 2014년 프리미엄 매장, 2017년 리모델링, 가구, 생활용품을 함께 파는 매장을 열어 이날 기준 21개 매장을 운영한다.
한샘은 지금까지가 '챕터 1'이었다면 디자인파크 송파점이 앞으로 50년의 '챕터 2'를 열었다고 설명한다. 핵심은 디지털 전환이다. 한샘은 최근 가구, 생활용품 쇼핑몰이던 한샘몰에 홈리모델링 정보를 알려주던 한샘닷컴을 합쳐서 통합플랫폼으로 만들었다. 이제 한샘몰에서 제품 검색부터 시공, 사후관리(AS)까지 홈리모델링의 모든 과정을 할 수 있다.
한샘은 디자인파크 송파점이 고객과 한샘몰을 이어주는 '허브'가 되도록 기획했다. 디자인파크 가구 옆에는 QR코드가 있어 가구, 인테리어를 둘러보다가 언제든 한샘몰에 접속할 수 있다. 김윤희 한샘 홈퍼미싱본부장은 "기존 가구 매장들이 고객에게 선택을 강요하는 쇼룸 같았다면 디자인파크는 고객들이 디자인을 체험하고 나에게 맞는 것을 발견하는 '경험'을 하도록 했다"고 했다.
한샘은 건설 경기 침체로 부정적인 업황을 디자인파크로 돌파한다는 구상이다. 송파점을 시작으로 오는 8~9월 서울 목동에 디자인파크가 새로 개장한다. 기존 21개 매장도 조금씩 리뉴얼을 한다. 경기 고양시에는 소파를 전문으로 한 디자인파크가 생긴다.
김진태 한샘 대표는 "지난해 실적이 부진했던 것은 사실"이라면서도 "가구업계가 위축됐을 때 과감히 투자한다면 앞으로 경기가 회복되는 시기에 이익으로 돌아올 것으로 예상한다"고 했다. 이어 "고객과 소통을 줄일 생각은 없고 앞으로 더 강화할 것"이라며 "한샘의 앞으로 50년이 더 기대될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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