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닥 새 대표지수 나온다…거래소 글로벌 지수 개선 추진

머니투데이 김사무엘 기자 | 2023.03.29 14:44
한국거래소가 코스닥 시장을 대표할 수 있는 새로운 지수 상품을 내 놓는다. 기존의 코스닥 글로벌 지수를 개선해 ETF(상장지수펀드)나 지수 선물 등으로 상품화하는 방안이다.

코스닥 글로벌 지수는 시장 대비 초과 성과를 목표로 하는 만큼 상품 지수가 출시될 경우 시장의 관심이 클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29일 자산운용업계에 따르면 한국거래소는 최근 코스닥 글로벌 지수 방법론 개선을 위해 국내 주요 자산운용사들의 의견을 청취 중이다. 시황용 지수로 개발된 코스닥 글로벌 지수를 상품화 할 수 있도록 개선하는 작업이다.

코스닥 글로벌 지수는 거래소가 코스닥 시장 활성화를 위해 지난해 11월 새로 출시한 지수다. 코스닥 시장에서 실적과 재무구조가 우수한 우량주를 선별해 총 51개 종목으로 구성했다.

지수는 만들어졌지만 이와 연계된 상품이 없어 실효성은 떨어졌다. 신청 업체를 대상으로 지수를 구성하다보니 해당 기업의 의사에 따라 구성종목이 바뀔 수 있어 안정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이었다. 유동주식비율을 고려하지 않은 종목 구성과 지수 산출 주기가 길다는 점도 상품화에 걸림돌로 꼽혔다.

거래소는 운용업계의 이같은 의견을 반영해 지수를 개선할 계획이다. 우선 구성종목 비중을 산출할 때 기존 시가총액 방식이 아닌 유동주식비율을 사용할 예정이다. 최대주주 보유주식이나 자사주 같이 시장에 유통되지 않는 주식을 제외함으로써 지수가 실제 시장 가치를 더 정확하게 반영하도록 하기 위해서다. 코스피200이나 코스닥150 등 현재 시장에서 다양한 상품으로 활용되는 대표지수 역시 유동주식수를 기준으로 종목 비중을 산출한다.

지수 산출주기도 기존 10초에서 1초 단위로 확 줄인다. 지수가 ETF나 지수 선물 등 다양한 상품으로 활용되기 위해선 가격 변화를 보다 빠르게 반영하는 것이 중요하다. 지수의 안정성을 높이기 위해 캡(CAP) 비중은 25~30%로 설정할 계획이다. 캡은 지수 내에서 특정 종목 비중을 제한하는 것으로 어느 한 두 종목에 의해 지수 변동성이 확대되는 것을 방지하는 조치다. 현재 코스닥150은 캡을 적용하지 않는다.

신청 기업을 대상으로 종목을 구성하는 현 기조는 유지하되 업계의 의견을 반영해 향후 지정주의(사전에 정해진 기준에 따라 거래소가 직접 지정하는 방식)로 변경 여부도 검토할 계획이다. 구성종목 변경 주기는 현재와 같은 1년을 유지한다.


거래소는 업계 의견청취를 거쳐 빠르면 오는 5월 지수 방법론 구성을 완료할 예정이다. 현재 국내 주요 운용사들과도 글로벌 지수와 연계한 ETF 상품 출시를 논의 중이다. ETF는 오는 7~8월 중 출시를 목표로 한다.

지수 선물 상품도 선보일 예정이다. 코스닥 글로벌 지수 선물이 출시되면 기관의 헤지(hedge) 투자가 보다 용이해진다. 지수 선물을 이용한 레버리지 ETF(지수 일일 수익률의 2배수 이상을 추종)나 인버스 ETF(지수와 반대 방향으로 추종) 출시도 가능하다. 현재 시장에서는 코스피200 선물과 코스닥150 선물이 거래되고 있다. 이를 이용한 레버리지·인버스 상품도 다양하다.

최근 코스닥 글로벌 지수가 코스닥 시장 대비 높은 상대 성과를 기록하면서 시장에서도 글로벌 지수와 연계한 상품에 관심이 커진다. 인베스팅닷컴에 따르면 올해(1월2일~3월28일) 코스닥 지수 상승률은 22.7%로 △러시아 MOEX(13.37%) △미국 나스닥(11.94%) △대만 가권(11.19%) △유로스톡스50(9.87%) 등 주요 증시를 제치고 전세계 상승률 1위를 기록했다.

같은 기간 코스닥150 상승률은 27.02%, 코스닥 글로벌 지수는 28.36%로 코스닥 지수를 각각 4.32%포인트, 5.66%포인트 앞섰다. 글로벌 지수의 주요 구성 종목인 에코프로비엠, 엘앤에프, JYP Ent. 등의 주가가 올해 크게 오른 덕분이다.

새로운 대표지수가 만들어지고 관련 상품이 출시될 경우 이를 추종하는 패시브 자금이 대거 유입되면서 주가를 끌어올리는 효과가 나타날수도 있다. 현재 코스닥150을 기초로 하는 ETF 10총의 순자산총액은 약 1조8190억원이다.

한 자산운용사 관계자는 "최근 코스닥 글로벌 지수 수익률이 높게 나타나면서 거래소와 상품 출시를 위한 지수 개선 등에 대해 논의 중"이라며 "기존 코스닥150 상품 대비 차별성이나 상품성 등을 잘 따져보고 상품 출시 여부를 결정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거래소는 글로벌 지수 활성화를 위해 편입 기업의 IR(기업홍보)을 지원하는 '코스닥 글로벌 세그먼트 엑스포'를 다음달 개최할 계획이다. 글로벌 지수 편입 기업 중 약 30여개사가 참여해 기업설명회를 갖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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