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앗, 이 냄새는" 인지 후 판단까지…삼성 '후각센서' 상용화 성큼

머니투데이 한지연 기자 | 2023.03.30 04:06
삼성전자가 총휘발성유기화합물(TVOC)을 인지하는 센서 기술을 확보하면서 차세대 기술인 후각 센서 상용화에 한발짝 더 다가갔다. TVOC는 페인트 등 건축 재료, 배기가스, 화학제품 등 일상생활에서 흔하게 발생하는 모든 휘발성유기화합물을 통칭한다. 삼성전자는 2030년엔 실제 사람의 후각 수준에 도달한 센서를 상용화한단 계획이다.

29일 반도체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의 팹리스(시스템반도체 설계)사업부인 시스템 LSI가 TVOC(총휘발성유기화합물) 센서 기술을 개발했다. TVOC는 발암성을 지닌 독성 화학물질로, 일정 농도 이상일 때 신경계 교란과 호흡기 질환 등 각종 질병을 유발할 수 있다. 페인트와 주유소, 새 집에서 나는 냄새 등을 떠올리면 된다. 삼성전자는 나아가 2년 후인 2025년엔 이산화탄소와 암모니아, 황 등 총 4개의 후각 센서 기술을 갖출 계획이다. 2030년엔 사람처럼 냄새를 맡고 냄새에 대해 판단할 수 있는 수준의 반도체를 개발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박용인 시스템LSI 사업부장은 지난해 테크데이에서 "인간 기능에 근접하는 성능의 최첨단 반도체를 개발하겠다"며 그 중 하나로 오감을 감지하는 센서 개발을 언급한 바 있다. 삼성전자는 2010년 중반 사내 벤처인 C랩이 후각센서에 대한 첫 연구를 시작하고 시스템 LSI의 센서 제품 개발팀이 프로젝트를 이어받은 후 약 10년만에 특정 가스까지 인지할 수 있는 수준을 갖추게 됐다.

후각 센서는 시스템반도체의 일종으로, 사업장과 가정에서 발생하는 유해 기체 누출 사고를 사전 방지하는 역할을 할 수 있다. 삼성전자는 후각 센서를 개발하는 이유로 유해가스 파악을 최우선 과제로 꼽았다. 오폐수 처리와 정화조 처리 작업, 불황성가스(질소, 아르곤 등) 취급 설비 작업뿐만 아니라 용접 작업, 콘크리트 양생 작업 등 다양한 산업 현장에서 유해 가스가 발생할 수 있다. 2019년엔 한 고등학생이 부산 광안리의 회센터 건물 공중 화장실에 들어갔다가 황화수소에 중독돼 의식을 잃은 후 두 달만에 숨지기도 했다.


후각센서는 인체에서 나는 냄새를 파악해 여러 유형의 암과 질병을 찾아내는 데에도 쓰일 수 있다. 암세포가 침범한 장기가 상하면서 암 환자에게는 건강한 사람과는 다소 다른 체취가 나게 되는데, 냄새를 통해 병의 심각도를 진단할 수 있다.

삼성전자는 기술 개발에 집중해 2030년엔 사람의 후각 수준에 도달한 센서를 상용화해 후각센서 시장을 선도하겠다는 계획이다. 업계 관계자는 "후각 센서가 사람에게 유해한 기체들을 센싱하는 등 여러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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