휠체어 마라토너 배재국씨, 美 보스턴 간다…'기부 달리기' 성황

머니투데이 김성휘 기자 | 2023.03.29 06:15
2023 서울 관악산 트레일런 대회의 채성만 대회장(오른쪽 끝), 오장환 조직위원장(왼쪽 끝)등 대회 관계자들이 26일 배재국(휠체어에 앉은 이) 배종훈 부자(휠체어 뒤편)에게 860만원 상당의 마라톤경기용 휠체어를 기증하고 있다./사진제공= 관악산 트레일런 대회측
근육이 위축되는 희귀병으로 휠체어에 앉아 마라톤을 달리는 배재국씨(27)가 미국 보스턴 마라톤 참가라는 소원을 이루게 됐다.

배씨에게 경기용 휠체어를 지원해주기 위한 '2023 서울관악산 트레일런 대회'(대회장 채성만)가 지난 26일 관악산 일대에서 진행됐다(▷ 본지 2023년 3월4일 보도).

대회 관계자들은 예상보다 많은 참가자들이 기부에 뜻을 모아 휠체어 가격(860만원 가량)이 넘는 돈을 모았다고 28일 머니투데이에 밝혔다.

재국씨는 9살 때 '근이영양증'(筋異營養症)이라는 난치질환을 진단 받았다. 전신 근육이 약화돼 혼자 몸조차 가누기 어렵다. 그런 그가 마라톤에 나설 수 있는 건 휠체어를 밀며 함께 달리는 아버지 배종훈씨(57)가 있어서다. 이른바 '팀-재국'으로 불리는 배씨 부자(父子)다.

아버지 배씨는 바깥 활동이 극히 어려운 재국씨가 등산이나 마라톤을 하는 것은 큰 도전이지만, 그 자체가 치료에 도움이 된다고 믿는다. 이에 세계적 마라톤대회인 보스턴마라톤 도전은 이들 가족뿐 아니라 주변에서도 관심을 갖는 '버킷리스트'가 됐다.

일반 휠체어로는 마라톤을 달릴 수 없다. 마침 기존에 쓰던 경기용 휠체어가 고장나 배씨는 안타까워 했다. 사정을 알게 된 이들이 기부로 동참하는 달리기 대회를 열었다. 1959년생(돼지띠)의 달리기 동호회 '59황금복도야지'가 그 주축이었다.


26일 관악산 둘레길 일대에는 대회 참가자와 가족 등 500여명이 참석해 달리기에 나섰다. 대회는 13㎞ 코스와 30㎞ 코스 두 종목으로 진행했다.
2023 서울관악산 트레일런 대회 여자 30km 코스 참가자들의 시상식/사진제공= 2023 서울관악산 트레일런 대회

이날 참가자들이 온정을 모아 마련한 새 휠체어를 배씨 부자에게 증정했다. 추가 기부도 이어졌다. 주최 측은 "조웅래 나눔재단 이사장이 보스톤마라톤 참가경비 500달러를 후원해 당초 계획보다 더 값진 성과를 달성했다"고 밝혔다.

또 "초기에는 목표 참가자 300명이 달성될 지 염려했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많이 호응해 참가접수를 조기에 마감할 정도였다"고 밝혔다.

아버지 배종훈씨는 "이렇게 많은 분들이 따뜻한 마음을 나눠 주셔서 감사드린다"며 "재국이의 뜻이 실현돼 희귀병을 앓고 있는 환자와 그 가족들에게 용기와 희망을 전해줄 수 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배재국 배종훈 부자에게 마라톤 경기용 휠체어를 기증한 달리기 대회 참가자들이 배씨 부자의 보스턴 마라톤 참가를 응원하고 있다./사진제공= 2023 서울 관악산 트레일런 대회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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