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낸스·권도형·리플'…전방위 포위된 가상자산, 앞날은?

머니투데이 정혜윤 기자 | 2023.03.29 08:53
(서울=뉴스1) 김도우 기자 = 20일 오전 서울 서초구 빗썸고객센터 전광판에 비트코인등 가상화폐 시세가 표시되고 있다. 2023.3.20/뉴스1 Copyright (C)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바이낸스발 악재에 하락했던 비트코인이 다시 상승세로 돌아섰다.

하지만 미국 당국의 가상자산 규제 강도가 나날이 거세지고 있는 상황이 국내 가상자산 시장에도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당장 미국 상품선물거래위원회(CFTC)의 바이낸스 고소가 바이낸스의 국내 진출에도 제동이 걸릴 수 있단 전망이다.

29일 가상자산 시황사이트 코인마켓캡에 따르면 오전 8시 45분 기준 비트코인은 24시간 전보다 0.67% 상승한 2만7291달러를 나타냈다. 최근 잇따른 글로벌 은행 위기 이후 대체투자처로 부상하면서 2만8000달러선을 오르내리며 상승세를 탔던 비트코인이 전날 2만6000달러선까지 하락했다 다시 상승 반전했다.

같은 시각 국내 가상자산 거래소 업비트에서도 전날 2% 넘게 하락한 비트코인의 하락폭이 감소했다. 현재 비트코인은 전일대비 0.07% 하락한 3608만원을 기록 중이다.

알트코인(얼터너티브 코인·비트코인을 제외한 나머지 대체 가상자산) 대장 이더리움도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코인마켓캡에서 이더리움은 24시간 전보다 이더리움은 3.60% 상승한 1774달러에 거래됐다. 업비트에서도 전일대비 2.54% 상승한 234만원을 기록 중이다.


바이낸스발 가상자산 위기... 국내 영향은?


암호화폐 거래소 바이낸스 대표 창펑 자오가 4일 오전 서울 장충체육관에서 열린 '제2회 분산경제포럼(디코노미)'에서 강연하고 있다. /사진=홍봉진 기자 honggga@
미국 CFTC는 27일(현지시간) 세계 최대 가상자산 거래소인 바이낸스와 자오창펑 CEO(최고경영자)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했다. 바이낸스가 규제당국의 감시를 피하기 위해 고의로 플랫폼을 등록하지 않는 등 파생상품 등에 관한 규정을 위반했단 내용이다.

자오 CEO는 시장 조작 혐의를 즉각 부인했지만 가상자산 업계에서는 이번 제소에 큰 의미를 부여했다. 미국 당국의 바이낸스를 향한 규제 강도가 더 세질 것이라고 보고 있다.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가 이더리움 등을 '증권'이라고 주장하면서 바이낸스에 대한 칼날을 겨누고 있었는데, CFTC가 비트코인·알트코인 등을 '상품'으로 규정하며 강력한 규제 의지를 나타냈다. 가상자산 업계에선 미국 금융당국의 바이낸스에 대한 규제 신호탄이란 분석이다. 나아가 미국 당국의 크립토(디지털 자산) 사업에 대한 전방위적인 압박이 계속될 것이란 전망이다.

무엇보다 이번 제소건 역시 바이낸스의 국내 가상자산 거래소 고팍스 인수 과정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 현재 고팍스는 국내 금융당국에 대표이사 변경에 따른 가상자산사업자 변경신고서를 제출한 상태다. 아직 금융정보분석원(FIU)가 변경 신고를 수리하지 않은 상태다. FIU는 최대주주인 바이낸스의 복잡한 상황을 의식하지 않을 수 없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일반적인 임원변경 신고이긴 하지만 바이낸스의 국내 사업 진출을 위한 상황이기 때문에 신경쓸수밖에 없다"며 "추가로 자료 요구를 더 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권도형·리플 결과도 촉각... 가상자산 증권성 판단에 중요 키


(로이터=뉴스1) 구윤성 기자 = 가상화폐 테라·루나 사태를 불러온 권도형 테라폼랩스 대표가 24일(현지시간) 수갑을 찬 채 몬테네그로 포드고리차의 고등법원에 출석하고 있다. 2023.3.25/뉴스1 ⓒ 로이터=뉴스1 Copyright (C)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또 여기에 최근 가상자산 증권성 여부를 판가름할 법적 이슈도 부각되고 있다. '테라·루나 폭락' 폭락 사태 핵심 피의자인 권도형 테라폼랩스 대표가 몬테네그로에서 체포됐고 현재 미국과 싱가포르, 한국 검찰 등이 권 대표의 송환을 위해 총력전을 벌이고 있다.

국내외에서 권 대표의 법적 처벌 여부가 가상자산의 증권성을 판가름할 주요 변수로 떠오른다. 미국 등 국내외에서 테라·루나를 증권으로 판단하면 상당수 알트코인(얼터너티브 코인)은 상장폐지될 수 있다.

또 다음달 중 나올 것으로 예상되는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와 리플 랩스와의 소송 결과에도 업계는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SEC는 2020년 12월 가상자산 리플이 법에 의한 공모 절차를 제대로 거치지 않은 불법 증권이라고 판단해 리플랩스와 CEO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했다.

금융당국은 권도형 사건과 리플 소송 결과 등을 가상자산의 증권성을 판별하는 데 적극적인 참고 자료로 활용할 예정이다.

향후 가상자산 시장 변동성은 더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오재영 KB증권 연구원은 "리플 소송의 결과 예측은 어려운 상황이며 암호화폐 역사상 가장 중요하면서도 가장 큰 리스크 요인으로 꼽혀온 소송이기에 주의가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다만 장기적인 관점에서 시장이 제도화되고 신뢰성이 높아진단 측면에선 호재라고 보는 시각도 있다. 김갑래 자본시장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기존 규제 공백이 많았는데 글로벌 금융당국이 침묵하지 않는다는 시그널을 줬다"며 "글로벌 가상자산 시장의 강한 규제는 법적 불확실성이 낮아져 장기적인 관점에서 시장 신뢰성이 높아질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김 연구위원은 "가상자산 프로젝트를 출시하고 운용하는 데는 법적 리스크가 높아졌기 때문에 이를 비용으로 인식하고 신중하게 플래닝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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