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빠가 만든 '신뢰'의 화장품, 해외서도 통할 뷰티 브랜드"

머니투데이 조철희 기자 | 2023.04.04 06:00

[2023 키플랫폼 : 진격의 K-브랜드 100] 김한균 ABT 대표 "All Beautiful Things, 지구상의 모든것이 아름다워지는 날까지"

편집자주 | 혁신적인 제품과 서비스로 선진시장 소비자들의 기대를 충족시켜 최고의 브랜드가 되겠다는 한국의 강소기업들을 머니투데이 글로벌 콘퍼런스 키플랫폼(K.E.Y. PLATFORM)이 만나봤다. 키플랫폼은 앞으로 100개 한국 기업의 글로벌 브랜딩 스토리를 전할 계획이다.

김한균 ABT 대표
브랜드는 소비자가 기대한 것을 실현해 줄 것이라는 기업의 약속이다. 신뢰는 약속을 어김없이 이행할 때 생긴다. 그래서 소비자들은 브랜드를 신뢰하고, 그 가치를 매우 높게 생각한다.

'아빠가 만든 화장품'으로 유명한 '파파레서피'(Papa Recipe) 브랜드를 국내는 물론 중국에서도 성공시켰던 김한균 ABT 대표. 그는 시간이 지나도 변하지 않는 가치를 간직한 것이 브랜드이고, 가장 변하지 않는 가치는 신뢰라고 여긴다.

파파레서피는 건강한 원료를 엄선해 제품을 만들었고, 소비자들로부터 '믿고 쓸 수 있다'는 신뢰를 얻었다. '아빠가 만든다'는 것에서 느낄 수 있는 신뢰감은 파파레서피를 세상에서 가장 안전한 화장품이라는 브랜드로 만들었다.

뷰티 파워블로거 1세대 대표주자인 김 대표는 2011년 ABT의 전신인 코스토리를 창업한 이후 10여년 간 화장품 해외수출로 활약했다. 수출 확대 및 해외시장 개척 공헌자에게 주는 '수출의 탑'을 세번이나 받았다. 특히 중국 시장에선 대다수의 소비자들이 아는 유명 브랜드가 됐다. 2018년 중국 뷰티시장에서 가장 빠르게 성장한 기초 브랜드 톱5로 파파레서피가 뽑혔다.

김 대표는 이제 미국 시장을 비롯해 일본, 동남아시아 시장 개척에 본격적으로 나선다. 그는 머니투데이와 인터뷰에서 "우리 회사 슬로건인 'NEW·BETTER·DIFFERENT'처럼 새로운 것, 더 나은 것, 다른 것을 만들고자 한다"며 "지금까지 경험하고 쌓아온 것들을 업그레이드해 미국 시장 등에서 더 새롭고 나은 도전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K-뷰티'를 이끌어온 화장품 산업이 코로나19 대유행으로 어려움을 겪은 이후 수출 회복을 모색하고 있는 가운데 업계의 한 축을 이끌어 가고 있는 청년 기업가 김한균 대표를 만나 그의 멈추지 않는 해외시장 개척 도전기를 들어봤다.

김한균 ABT 대표가 미국 온라인 쇼핑몰 아마존에 출시한 파파레서피 마스크패치 제품 / 사진제공=ABT



"뷰티의 본질은 자신감"


-파파레서피 브랜드는 아빠가 만든 화장품으로 유명해졌습니다. 어떻게 탄생하고 성장했습니까?

▶첫 아이의 피부가 많이 건조해서 유기농 천연 화장품을 직접 만들어 발라줬습니다. 아빠로서의 책임감이 컸습니다. 제가 직접 만들었지만 우리 아이만 쓰고 말기에는 아깝다는 생각이 들어 베이비 라인의 제품을 만들었습니다. 처음엔 브랜드명이 '아빠가 만든 화장품'이었고, 2014년 '파파레서피'로 브랜드 리뉴얼을 했습니다. 이후 특히 중국에서 마스크팩을 필두로 유명 브랜드가 됐습니다.

고객들에게 아빠가 아이를 위해 좋은 화장품 원료를 찾아나서는 브랜드로 인식됐습니다. '아빠가 만드니까 신뢰가 간다. 그래서 변하지 않을 것이다'라고 직관적으로 인식된 것 같습니다. 저 역시 가족뿐 아니라 고객들한테도 쓰게 할 수 있는 좋은 화장품을 만들자고 끊임없이 노력했습니다.

회사가 성장하면서 다양한 브랜드들로 확장했었는데 현재는 파파레서피와 잉가(INGA), 선더즈매터(SUNDOESMATTER), 어보브그라운드(ABOVE GROUND JEJU), 비커스랩(BIKUS LAB), 제주(ZEZU)와 같은 브랜드에 집중하고 있습니다. 전세계 사람들의 건강과 아름다움을 우리가 책임지겠다는게 ABT의 미션입니다.

-예전부터 파워블로거를 넘어 화장품을 직접 만들 수 있을 정도로 연구를 많이 했고, 결국 창업까지 했습니다.

▶화장품 블로거로 10년 가까이 활동했습니다. 블로그 '완소균이 뷰티로그'의 하루 최고 방문자 수가 10만명까지 갔었죠. 대학에서는 화장품학을, 대학원에선 향장학을 전공했습니다. 고향인 원주에서 사업을 하면서 매일 같이 퇴근 후 서울에 있는 대학원에 다닐 정도로 열심히 했습니다. 화장품 자격증도 많이 있습니다. 화장품 관련 회사도 다녔는데 결국 내 브랜드를 해보고 싶어서 창업했습니다.

창업 초기에는 회사가 살아남고 외형적으로 성장하는게 중요했습니다. 화장품 하나 만들 때도 제가 감리부터 가격 책정까지 하나하나 다 챙겼습니다. 하지만 업력 10여년의 지금은 내적인 성장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저는 나이가 들어가는 반면 소비자들은 계속 젊어지고 있습니다. 그래서 회사가 더 젊어져야겠다는 생각에 제 색깔을 줄이고 조직적인 비전을 더 강조하고 있습니다.

-화장품에 왜 관심을 갖게 됐습니까? 무엇이 매력입니까?

▶어렸을 때 피부가 좋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중학교 때부터 습관처럼 화장품을 썼습니다. 피부가 나아지자 자신감이 생겼습니다. 운동도 하면서 몸을 관리하고, 자기계발에도 흥미를 갖게 되고, 전반적으로 자기관리가 됐습니다. 자신감이 커지자 남들에게 내 의견을 당당히 말할 수 있는 사람이 됐습니다. 다른 사람의 피부를 화장품으로 더 좋게 만들어 주는 것은 궁극적으로 그 사람의 자신감과 자존감을 높여주는 일이라고 생각하게 됐습니다. 결국 뷰티의 본질은 자신감을 갖는 것입니다.


올해 미국 시장에 본격 진출할 계획인 김한균 ABT 대표가 직원들과 회의를 하고 있는 모습 /사진제공=ABT


중국시장 성공 이어 '미국시장 도전'


-중국 시장에서의 성공 비결은 무엇이었습니까?

▶국내 시장의 한계를 넘어서려 중국 시장을 눈여겨보다 마스크팩이 잘팔린다는 것을 알고 2014년 '봄비 꿀단지 마스크팩'을 출시했는데 큰 성공을 거뒀습니다. 꿀 추출물 소재도 인기 요인이었지만 '봄비'라는 뜻의 한자 '春雨'(춘위)를 제품 포장에 이름으로 써넣은 브랜딩이 통했습니다. 공기가 안좋은 환경에서 사는 중국인들은 비를 좋아합니다. '춘위'라는 어감은 순수한 느낌이어서 마스크팩과 잘 어울렸습니다.

중국 소비자들은 저를 춘위 '빠바'(??·아빠)라고 불렀습니다. 제가 직접 인플루언서가 돼 소비자들을 만났습니다. 중국어도 잘 못하는 한국인 사업가가 중국 현지에서 우왕좌왕하는 캐릭터였습니다. 그게 가장 빠른 마케팅이라고 생각했습니다.

특히 우리 마스크를 이렇게 많이 사주는 고객들이 누구인지가 궁금해 직접 만나보고 싶었습니다. 그래서 SNS로 친근하게 다가섰습니다. 그 과정에서 로컬라이제이션(localization), 즉 현지화가 중요하다는 것을 절감했습니다. 피부도 다르고 먹는 것도 다르고, 생활과 문화가 다른데 우리와 똑같이 바르라고 할 순 없는 것이죠.

-많은 한국 기업들이 중국 시장에서 어려움을 겪었던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사태와 코로나 때는 어땠습니까?

▶사드 때도 저희는 잘 했습니다. 사실 사드 이전에는 공식 허가를 받지 않은 한국 화장품들도 중국 시장에 많이 들어갔는데 사드 때 통관이 엄격해지면서 그런 제품들은 막힌 반면 저희와 같이 공식 허가를 받은 제품은 유통될 수 있었습니다. 시간과 비용이 많이 들더라도 절차를 반드시 지키려 했던게 좋은 결과가 됐었죠.

저는 정도 경영을 중시합니다. 한번도 법적인 문제를 일으킨 적이 없습니다. 소송에서 진 적도 없습니다. 얼마 전엔 국세청장 모범납세자상도 받았습니다. 중국에서 인기가 좋을 때 여러 현지 유통사들이 달려들었지만 우리 제품이 오점을 사지 않도록 신뢰할 수 있는 한 곳의 파트너사와만 지속적으로 거래했습니다. 사업을 오래하려면 신의를 지키는게 중요하다고 생각했습니다.

코로나를 거치면서 중국 시장은 많이 변했습니다. 봉쇄 조치에다 '궈차오'(國潮)라는 애국소비 열풍에 자국 제품 소비가 늘었습니다. 게다가 지금은 중국 브랜드들이 크게 성장해 있습니다. 우리나라 소비자들이 이제 일제(일본 제품), 미제(미국 제품) 안쓰고 국산 제품을 써도 만족하듯이 중국 소비자들도 굳이 한국 화장품을 쓰지 않아도 됩니다. 중국 MZ세대(1980년대초~2000년대초 출생)는 더 그렇습니다. K-뷰티도 이제 중국 시장에서 참신한 아이디어와 기획의 경쟁력 있는 제품과 브랜드가 아니면 안됩니다.

ABT는 최근 미국 캘리포니아에서 선크림(자외선차단제) 론칭 행사를 했다. 사진은 행사 관련 인스타그램 홍보 영상 캡처 화면 / 사진=선더즈매터 인스타그램
-미국 시장 진출도 현지화 전략이 중요할 것 같습니다. 어떻게 계획하고 있습니까?

▶중국 시장에서처럼 현지 벤더(공급업체)를 통해서가 아니라 직접 유통 플랫폼을 이용할 계획입니다. 우선 아마존부터 진출했습니다. 사전 조사를 통해 저희가 해볼만한 카테고리를 발굴해 시장 반응 테스트도 거친 끝에 마스크 시트를 출시했습니다. 물론 기존 제품보다는 업그레이드를 했죠.

사실 미국 화장품 시장은 성숙시장이라 쉽게 들어갈 수는 없습니다. 특정 카테고리를 공략해 리딩 제품을 키우는 것이 낫다는 생각입니다. 현지 소비자들의 니즈와 고민을 정확히 파악하고 분석해서 문제를 해결해 주는 방향으로 아예 제품 개발부터 다시 하고 있습니다. 미국 소비자들이 어떤 제품을 선호하는지 데이터를 분석해 그들에게 맞는 디자인을 제안하고, 그들에게 맞는 원료와 효능의 제품을 제공할 것입니다.

최근 미국 캘리포니아에서 선크림(자외선차단제) 론칭 행사도 했습니다. '선더즈매터 캘리포니아'라고 현지색을 입혀 브랜딩을 했습니다. 만약 이 제품이 현지에서 성공하면, 다시 한국으로 가져와 선보일 때도 성공할 가능성이 크다고 생각합니다. 앞으로는 이런 전략이 더 잘 통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앞으로의 사업 목표는 무엇입니까?

▶롱런하는 브랜드가 되고 싶습니다. 다음 세대까지 이어질 브랜드를 만들고 싶습니다. 지속가능한 기업이 되고 싶습니다. ABT의 뜻인 'All Beautiful Things'처럼 지구상의 모든 것들이 아름다워지는 날까지 앞으로 나아가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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