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업이익률 30% 패션회사 F&F, 비결은 'DT'였다

머니투데이 조한송 기자 | 2023.03.28 15:51

5~10%가 평균인 패션업계에서 30%대의 영업이익률을 기록한 회사가 있다. MLB, 디스커버리 등으로 유명한 F&F다. 의류회사가 제조업체 못지 않은 이익률을 낼 수 있었던 이유는 디지털에 있었다. 빅데이터 등을 분석해 최적의 상품을 개발하고 적절한 마케팅 전략을 짜낸 디지털 전환 작업 덕분이었다.

28일 패션업계에 따르면 F&F 영업이익률은 최근 4개 분기 평균 30.4%로 집계됐다. 패션업계 영업이익률이 평균 8.8%인 점을 고려하면 F&F의 이같은 영업이익률은 이례적인 수준이다. 동종 업계인 한섬(11.1%), LF (9.8%)의 3배에 달한다.

F&F는 지난해 유통업계가 코로나19 등으로 중국인 관광객이 줄면서 타격을 입은 것과 달리 '특수'를 누렸다. 뉴욕양키스, LA다저스 등의 로고가 새겨진 볼캡으로 유명한 MLB가 중국에서 큰 인기를 끈 결과다. F&F는 1997년 미국 메이저리그 야구와 계약을 체결, 국내 최초 비패션 분야 라이선스 브랜드인 MLB를 도입했으며 2019년에는 중국에 진출했다. MLB는 중국에서도 프리미어 부티크 매장 등에만 입점할 정도로 현지에서는 '신명품' 브랜드로 인기를 끌고 있다.

이밖에 고프코어룩(아웃도어 의류를 일상복으로 입는 패션) 열풍으로 '디스커버리'의 매출이 급증한 것도 호실적에 영향을 미쳤다. F&F의 지난해 매출은 1조8091억원, 영업이익은 5224억원으로 전년 대비 각각 66.1%, 61.9% 급증했다.

F&F가 동종업계 대비 높은 영업이익률을 기록할 수 있었던 비결은 제품 적중률에 있다. 통상 의류업계는 '재고와의 싸움'이라 불릴 정도로 재고 관리가 가장 큰 리스크다. 재고가 많으면 이를 소진하기 위해 제품 할인에 나설 수밖에 없고 그렇게 되면 브랜드 가치에 타격을 입기 때문이다. 제품 적중률이 높다는 것은 재고가 적다는 의미다.


F&F는 제품 적중률을 높이는데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DT) 전략이 유효했다고 본다. DT는 디지털시대에 맞춰 생각과 업무수행 방식을 바꾸는 것을 말한다. F&F는 김창수 회장의 지시로 코로나19 유행 이전인 2019년 디지털본부를 신설하고 상품 기획, 생산, 물류, 디자인, 마케팅 등 비즈니스의 전 과정을 디지털로 전환하는 작업을 계속해 왔다.

디지털본부는 데이터의 생성·가공·유통·폐기에 이르는 전 과정을 관리하고 데이터 사용을 추적해 관리한다. 예컨대 날씨, 요일, 커뮤니티, 검색 키워드 등을 분석하고 이를 수요 예측부터 신제품 개발, 마케팅 전략까지 전 단계에 활용한다. 이를 위해 데이터와 고객 정보를 분석하는 데이터 엔지니어와 분석가도 대거 뽑았다. 현재 디지털본부는 김창수 회장의 장남인 김승범 상무가 이끌고 있다.

F&F 관계자는 "제품을 먼저 디자인하고 마케팅 전략을 수립하는 타사와 달리 F&F는 제품 기획 단계서부터 마케팅 전략을 세운다"며 "SNS 등에서 통하는 제품이 무엇인지 분석하고 이를 디자인에 적용하는 등의 방식으로 제품 적중률을 높일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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