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일 LG에너지솔루션은 미국 애리조나 지역에 총 7조2000억원을 투자하기로 했다. 지난해 6월 인플레이션과 금리인상 등 사업환경 악화에 따라 '재검토'에 들어갔었던 사업 재개를 결정한 것이다. 당시 1조7000억원 수준이었던 투자규모는 4배 이상 커졌다.
당초 LG에너지솔루션은 애리조나주 퀸크릭에 11GWh(기가와트시) 규모의 원통형 배터리 공장을 구상했다. 그런데 원통형 배터리 공장의 규모만 27GWh(4조2000억원)로 키우기로 했다. 여기에 16GWh(3조원)규모의 ESS(에너지저장장치) LFP(리튬인산철) 배터리 공장을 더했다. 총 생산능력 43GWh로 북미 지역에 위치한 글로벌 배터리 독자 생산 공장 중 사상 최대 규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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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슬라 등 요청에 '원통형' 1.7조원→4.2조원 투자 ━
또 다른 업계 관계자 역시 "테슬라의 강력한 요구가 있었을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LG에너지솔루션이 애리조나에서 만들 원통형 배터리의 경우 테슬라가 가장 강력한 수요자이기 때문이다. 원통형 배터리의 강자로 불리는 중국 CATL의 경우 대중국 규제를 우려해야 한다. 파나소닉은 이미 미국 내에서 대부분의 생산제품을 테슬라에 공급하고 있는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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훈풍이 된 IRA..ESS 3조원 투자━
애리조나 투자에 ESS가 새롭게 더해진 것은 미국 인플레이션감축법(IRA)의 영향으로 보인다. IRA는 청정 전력 생산 등에 세액공제 인센티브를 제공한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태양광·풍력·수소 등 산업이 크게 확대되면, 에너지를 저장하기 위한 ESS의 수요도 크게 늘어날 수밖에 없다.
실제 시장조사업체 SNE리서치에 따르면 북미 ESS 시장은 2021년 14.1GWh에서 2030년 159.2GWh까지 10배 이상 성장할 전망이다. LG에너지솔루션은 미국 법인 'LG에너지솔루션 버테크'를 통해 ESS 공급, 사업 기획, 설계, 설치, 유지, 보수 등 서비스 역량을 갖추고 있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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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거점 확보 전략도 맞아떨어져━
원통형 배터리 거점도 늘린다. LG에너지솔루션은 그동안 대한민국 오창, 중국 남경에서 원통형 배터리를 생산해왔다. 여기에 미국을 추가한 셈이다. 향후 중국 남경 공장의 원통형 공장의 생산능력도 확대하고, 유럽에 신규 원통형 거점 공장도 건설할 예정인 것으로 전해졌다. 주력 제품인 '2170 배터리'에 더해, 차세대 모델인 '4680 배터리'의 연구 개발에도 나선 것으로 파악된다.
LG에너지솔루션은 현대차를 비롯해 폭스바겐, 포드, GM, 혼다, 스텔란티스, 르노닛산 등 다양한 고객사를 두고 있다. 이번 투자로 테슬라를 비롯해 루시드, 니콜라, 프로테라, 리비안 등 주요 전기차 기업들과의 협력 역시 더욱 강화할 것으로 보인다. 토요타와의 협업도 예상된다. 권 부회장은 이날 토요타와의 협력 여부에 대해 "잘 되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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