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랜스젠더 女 육상 출전 제한…'男같은 女'는 약물 맞아야 허용

머니투데이 김미루 기자 | 2023.03.24 15:24
남아공 여자 육상 국가대표 캐스터 세메냐가 2016 리우데자이네루 올림픽 여자 800m 결승에서 금메달을 확정 지은 뒤 기뻐하는 모습. /사진=뉴시스

남성으로 사춘기를 보낸 트렌스젠더 여성 선수는 앞으로 올림픽, 세계육상선수권대회 같은 국제 육상 경기 여성부문에 출전할 수 없다. 남성 호르몬 수치가 유달리 높은 여성 선수도 호르몬 억제제를 투약하지 않으면 출전 자격을 얻을 수 없다.

세계육상연맹(IAAF)은 23일(현지시간) '남성'으로 사춘기를 보낸 트렌스젠더 '여성' 선수의 국제 육상 경기 출전을 오는 31일부터 금지한다고 발표했다. 국제 육상 경기에 출전하는 트랜스젠더 선수는 현재 없다.

IAAF는 성 발달 차이(DSD, Differences of Sexual Development)가 있는 선수들에 대해서도 출전 기준을 강화했다. 오는 31일부터 모든 여자부 종목에서 테스토스테론 수치를 리터당 2.5나노몰(n㏖) 이하로 2년간 유지한 경우에만 출전이 허락된다. 일반적으로 성인 여성은 리터당 0.12∼1.79n㏖, 남성은 7.7∼29.4n㏖이다.

성전환을 하지 않았으나 남성 호르몬인 트렌스젠더 수치가 여성 평균보다 높은, 이른바 DSD 선수들의 출전을 막기 위한 조치다. 앞서 2015년 IAAF는 테스토스테론 수치를 리터당 5n㏖ 미만으로 유지해야 한다는 규정을 도입한 바 있다.


대표적인 DSD 육상 선수로는 2014년 런던, 2016년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 여자 육상 800m 경기 금메달을 딴 캐스터 세메냐(32·남아프리카공화국)가 있다. 세메냐는 테스토스테론 수치가 일반 여성보다 3배 이상 높다고 알려졌다.

세바스티안 코 연맹회장은 지난 두 달 동안 여러 국가와 국제 올림픽 위원회(IOC), 트랜스젠더 및 인권 단체 등 이해관계자들과 협의를 마쳤다고 덧붙였다. 이어 앞으로 12개월 동안 실무 그룹을 구성해 트랜스젠더 포용 문제를 추가로 고려하기로 했다.

코 회장은 "우리는 무엇보다 여자 선수들에 대한 공정성을 유지해야 한다는 견해를 갖고 있다"며 "남성으로 살아온 이점과 경기력에 대한 과학적 연구를 토대로 이 문제에 접근하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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