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산' 美은행들 새 주인 찾기 시작…"시그니처은행 예금 대부분 매각"

머니투데이 박가영 기자 | 2023.03.20 16:32

시그니처은행 40개 지점, 20일부터 운영…
블룸버그 "규제당국, SVB 분할 매각 추진"

뉴욕 시그니처뱅크 본사/로이터=뉴스1
미국 금융당국이 은행 시스템 위기를 촉발한 중소은행들의 새 주인 찾기에 속도를 내고 있다. 가상자산(암호화폐) 전문은행인 시그니처은행은 예금 대부분이 매각됐으며, 실리콘밸리은행(SVB)은 사업부를 분할해 매각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19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월스트리트저널(WSJ) 등에 따르면 최근 폐쇄된 시그니처은행의 파산관재인인 미 연방예금보험공사(FDIC)는 이날 뉴욕커뮤니티뱅코프(NYCB) 자회사 플래그스타은행에 시그니처은행 자산 및 대출을 매각하기 위한 계약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FDIC는 이번 거래로 플래그스타은행이 '거의 모든' 예금과 일부 대출 포트폴리오를 인수할 것이라고 밝혔다. 시그니처은행의 886억달러(지난해 말 기준)의 예금 중 디지털은행 사업과 연계된 40억달러(약 5조2500억원)는 인수 대상에서 제외됐다. FDIC는 해당 예금을 고객에게 직접 제공할 방침이다.

더불어 플래그스타은행은 129억달러의 대출을 포함한 384억달러(약 50조3800억원)의 시그니처은행 자산을 이전받는다. 약 600억달러 규모의 대출금은 추후 FDIC에서 처분할 수 있도록 법정관리 상태로 유지한다.

플래그스타은행은 20일부터 시그니처은행의 40개 지점 운영을 시작한다. 지점들은 정상 영업시간에 맞춰 문을 열 예정이다. 다만 시그니처은행 고객은 별도 통지가 있을 때까지 플래그스타은행에서 거래할 수 없다.

FDIC는 플래그스타은행에 인수된 모든 예금이 보험 한도까지 보장된다고 밝혔다. 이번 거래로 FDIC는 약 25억달러(약 3조2800억원)의 손실이 예상된다고 밝혔다. 다만 FDIC는 뉴욕커뮤니티은행 주가가 오를 경우 보상을 받는 자산가치평가보상권(equity appreciation right)을 얻었다고 했으며, 이에 대해 컬럼비아 대학교 비즈니스·법률·공공정책 센터의 선임 연구원 토드 베이커는 "규제기관이 점점 현명해지고 있음을 보여준다"고 블룸버그에서 호평했다.


시그니처은행은 지난 12일 뉴욕주 금융당국에 의해 폐쇄 조처됐다. 실리콘밸리은행(SVB)이 파산한 지 이틀 만의 일이었다. 당국은 시그니처은행이 제2의 SVB가 될 가능성이 크다고 판단, 금융시장 전반에 미칠 악영향을 차단하기 위해 시그니처은행을 폐쇄하고 FDIC를 파산관재인으로 임명했다.

시그니처은행을 인수하는 플래그스타은행은 지난해 NYCB에 인수됐으며, 약 400개의 지점을 운영하고 있다.

한편 지난 10일 파산한 SVB는 매각에 잇따라 실패하자 사업부를 분할해 매각하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블룸버그통신은 이날 소식통을 인용해 FDIC 등 미 규제당국이 SVB를 최소 두 개의 사업부로 나눠 매각하는 쪽으로 가닥을 잡고 있다고 보도했다.

FDIC는 SVB의 자산과 부채를 관리하기 위해 설립한 '브릿지뱅크'에 대한 입찰을 지난 17일 마감했다. 이와 별도로 SVB의 자산 관리 부분인 SVB 프라이빗 뱅크와 SVB가 2021년 인수한 보스턴 프라이빗에 대한 인수 신청서를 오는 22일까지 받을 예정이다. 통신은 "SVB의 매각 방법 및 일정에 대한 최종 결정은 아직 내려지지 않았으며, 변경될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한편 글로벌 금융시장의 불안감을 증폭했던 크레디트스위스(CS) 위기는 스위스 최대 금융기관 UBS의 인수로 일단 급한 불을 끄게 됐다. 인수 총액은 32억3000만달러 규모로, 스위스 정부가 인수 지원을 위해 1000억 달러(130조 9500억원)의 유동성을 지원하는 등 금융 시장 혼란을 줄이기 위해 적극적으로 나선 결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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