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때 '꽝'의 상징이었던 물고기의 재평가

머니투데이 세종=김훈남 기자 | 2023.03.19 05:05

[맛있는 바다이야기, 어록(魚錄) 시즌2](23)노래미

편집자주 | 알고 먹으면 더 맛있는 우리 수산물. 시즌2로 돌아왔습니다.

2021년 3월 14일 오후 경북 포항시 북구 흥해읍 용한리 영일만항 방파제에서 강태공들이 낚시를 즐기고 있다. /사진=뉴스1
"에이…또?"

바다낚시를 해본 사람이라면 한 번쯤 들어봤을 탄식. 누구나 '몇자' 혹은 '월척', '대어'를 상상하며 초릿대를 휘둘렀지만 현실은 영 만만치 않을 때가 있다. 아예 한마리도 구경을 못한 것도 아니고 어째 시원찮은 놈들만 간간히 잡힌다 싶을 때 등장하는 생선이 '노래미'(놀래미)이다. 작고 맛이 없다하여 매운탕 거리 혹은 잡고도 즐겁지 않은 취급받던 노래미가 요즘 재평가를 받고 있다고 한다.

노래미는 쏨뱅이목 쥐노래미과에 속하는 생선이다. 우리가 흔하게 횟감이나 매운탕용으로 소비한 노래미는 보통 '쥐노래미'가 대부분이다. 지역에 따라 부산·경남 지역에선 '게르치', 동해 경북, 강원도에서는 '돌삼치'로 부른다. 노래미라는 본명보다 '놀래미' 혹은 '놀래기'라는 방언이 더 유명한 생선이기도 하다.

우리나라에 분포하는 노래미는 △노래미 △쥐노래미 △임연수어 등 크게 3종류다. 노래미는 주로 크기(체장)가 20㎝(센티미터) 내외로 다 커도 30㎝를 넘지 않고 쥐노래미는 주로 30㎝ 이상, 큰 개체는 60㎝까지도 큰다고 한다. 생김새에서도 노래미는 꼬리지느러미 끝이 둥글고 몸에 축선 1개를 가지고 있다. 쥐노래미의 꼬리지느러미는 끝이 평평하거나 약간 들어가 있고 특선은 5개를 갖고 있어 외형 구분이 쉽다고 한다.

노래미 /사진제공=국립수산과학원
노래미 대부분은 우리나라 연안의 바위와 해조류가 많은 지역에 산다. 얕은 수심을 좋아하는 물고기이지만 60㎝ 정도의 큰 개체는 수심 50m(미터) 해역에서 살기도 한다. 주로 작은 물고기와 갯지렁이 갑각률 등을 먹으며 낮에 활동하는 주행성 어류다. 겨울철인 11월~1월 사이 알을 낳고 특이하게 수컷이 알을 지키는 특성을 지녔다.

한때 노래미는 낚시꾼 사이 '허탕'의 상징이었다. 바닥에 붙어 사는 광어(넙치)를 노리고 미끼를 던졌지만 노래미만 올라오는 일이 많은 탓이다. 노래미는 횟감으로 쓰기엔 맛이나 크기가 부족해 매운탕의 '조연' 혹은 '단역' 정도 취급을 받았다. 조선 후기의 문신 정약전의 '자산어보'에서도 노래미에 대해 "두세 자 정도에 몸이 둥글고 길며 빛깔이 황색 또는 황회색이다. 비린내가 많이 나 맛이 없다" 고 설명할 정도다. 얕은 바닷가에 서식해 쉽게 잡혀 오랜시간 소비됐을 '노래미'에 대한 홀대는 꽤 오랜시간 이어져 온 셈이다.


쥐노래미 /사진제공=국립수산과학원
최근 들어서는 크기가 큰 쥐노래미는 중대형 어류로 탱글탱글한 식감과 담백한 맛을 인정받아 횟감으로도 자주 쓰인다고 한다. 노래미 어획량은 2006년 3000톤(t)을 기록했다가 △2010년 2000톤 △2015년 1700톤 △2021년 980톤으로 줄어들었다. 도시 횟집이나 시장에서 횟감으로 취급하는 쥐노래미는 주로 중국산이 많다고 한다.

어획량의 급감으로 인해 노래미를 보호하기 위해 지속적으로 방류사업이 진행되고 있다. 정부는 몸길이(체장) 20㎝ 이하 노래미는 잡지 못하도록 '금지체장'을 설정했다. 또 산란기인 11월에서 12월말까지는 노래미를 잡을 수 없는 '금지기간'도 설정돼 있다. 살아있는 싱싱한 노래미는 단연 회로 소비하는 것이 제격이고 회로 먹기 어려운 크기의 노래미도 구이나 매운탕, 조림 등으로 활용하기 좋다고 한다.

감수 = 유효재 국립수산과학원 수산자원연구센터 해양수산연구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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