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틴 체포영장 발부" 잡을 수 있을까?…러 "영장, 화장실서 쓸 만"

머니투데이 정혜인 기자 | 2023.03.18 11:06

국제형사재판소, 러 아동권리위원장에도 체포령…
러 "ICC 로마협약 당사국 아니기 때문에 무의미"

국제형사재판소(ICC)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관련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에 대한 체포영장을 발부했다. 우크라이나와 미국은 ICC의 영장 발부를 정당한 결정이라며 환영했다. 반면 러시아는 ICC 관할권을 인정하지 않는다는 기존 입장을 재확인하며 ICC의 영장 발부가 무의미하다고 주장하고 있다. 러시아가 ICC 영장 발부를 무시하는 만큼 푸틴 대통령에 대한 체포 및 재판도 쉽게 이뤄지지 않을 거란 전망이 나온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왼쪽)이 2월 16일(현지시간) 모스크바 외곽의 노보오가리오보 주정부 관저에서 마리아 리보바-벨로바 러시아 아동권리위원장과 대화하고 있다. /AFPBBNews=뉴스1
17일(현지시간) ICC는 이날 홈페이지에 올린 공식 성명을 통해 푸틴 대통령과 마리아 르보바-벨로바 러시아 아동권리위원장에 대해 우크라이나 어린이 수천 명을 러시아로 강제 추방하는 계획에 가담한 혐의로 체포영장을 발부했다고 밝혔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국가원수급에 대한 ICC의 체포영장 발부는 오마르 알 바시르 전 수단 대통령, 리비아 독재자 무아마르 카다피에 이어 세 번째다.

성명은 "ICC 제2 전심재판부는 지난 2월 22일 검찰이 제출한 체포영장 신청에 근거해 각 용의자가 우크라이나 점령지에서 불법적으로 인구를 이주시키는 전쟁 범죄에 책임이 있다고 믿을만한 합리적인 근거가 있다고 판단했다"며 체포영장 발부 결정 배경을 설명했다. 카림 칸 ICC 검사장은 "우리가 확인한 사건에는 최소 수백 명의 우크라이나 아동이 고아원과 아동보호시설에 납치돼 (러시아로) 강제로 이주당한 사실이 포함된다"며 "아이들이 전쟁의 전리품처럼 취급되는 것을 용납할 수 없다"고 말했다.

성명은 특히 "법원은 피해자와 증인, 수사 과정을 보호하기 위해 영장이 비밀에 해당한다고 간주했다. 하지만 언급된 (범죄자의) 행위가 진행 중이고, 영장에 대한 대중의 인식이 범죄자의 추가 범행을 방지하는 데 기여할 수 있다는 것을 고려했다"며 체포영장 발부 공개 이유를 전했다. 지난 13일 뉴욕타임스(NYT) 등 주요 외신이 푸틴 대통령에 대한 체포영장 청구 가능성을 제기했을 때만 해도 ICC는 "진행 중인 특정 사건을 공개적으로 거론하지 않는다"며 답변을 거부한 바 있다.


/사진=드미트리 페스코프 러시아 크렘린궁 대변인 트위터
러시아는 ICC의 체포영장 발부 결정이 아무런 의미가 없다며 ICC의 조사에 협조하지 않을 것임을 분명히 했다. 이 때문에 푸틴 대통령에 대한 ICC 재판 개시 시점도 불투명하다고 주요 외신은 짚었다. ICC는 피고인이 참석하지 않은 재판은 진행하지 않는다.

마리아 자하로바 러시아 외무부 대변인은 "러시아는 ICC 로마협약 조약국이 아니며 그에 따른 의무도 없다. 우리나라에서 ICC 체포 결정은 법적으로 무효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드미트리 페스코프 크렘린궁 대변인도 "법의 관점에서 무효하고 효력이 없다"고 강조했다. 특히 그는 트위터에 "이 종이(체포영장)가 어디에 사용해야 하는지 설명할 필요가 없다"며 화장실 휴지 이모티콘을 올리는 등 ICC의 영장 발부를 조롱하기도 했다.

한편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ICC의 체포영장 발부에 "역사적인 결정"이라며 반겼다. 그는 17일 연설에서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점령지에서 이주시킨 아동의 수는 1만6000명보다 훨씬 많을 수 있다"며 "이들의 이주는 러시아를 이끄는 최고 관리, 즉 푸틴으로부터 시작되는 국가 주도 악의 정책"이라고 지적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도 17일 백악관에서 나와 귀가하는 길에 기자들을 만난 자리에서 푸틴 대통령이 "명백히 전쟁범죄를 저질렀다"며 ICC의 체포영장 발부가 "정당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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