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이저리그 공식 홈페이지 MLB.com은 18일(한국시간) "대런 베이커(24·워싱턴 내셔널스)가 시범경기에서 아버지가 보는 앞에서 만루홈런을 때렸다"고 전했다.
이날 워싱턴은 미국 플로리다주 웨스트팜비치의 더 볼파크 오브 더 팜비치스에서 열린 휴스턴 애스트로스와 2023 메이저리그 시범경기에서 11-7 역전승을 거뒀다.
워싱턴은 3회 말 수비에서 제레미 페냐에게 역전 투런포를 허용하는 등 4실점하며 리드를 내줬다. 6회 초 라일리 애덤스의 솔로홈런 등으로 추격에 나섰으나 8회까지 3-7로 뒤지고 있었다.
그런데 워싱턴은 9회 초 시작과 함께 3연속 안타로 무사 만루 찬스를 잡았다. 그리고 타석에 들어선 베이커는 휴스턴 투수 데빈 콘의 높은 공을 공략, 좌측 담장을 넘어가는 만루홈런을 터트렸다. 스코어를 7-7로 만드는 한방이었다.
동점을 만든 이후에도 워싱턴의 공격은 멈추지 않았고, 블레이크 러더포드의 역전 적시타 등을 묶어 9회 초에만 무려 8득점을 올렸다.
베이커의 그랜드슬램이 화제가 된 것은 상대팀이 휴스턴이었기 때문이다. 이날 워싱턴과 만난 휴스턴의 감독은 더스티 베이커(74), 바로 대런 베이커의 아버지였기 때문이다. 그야말로 부친의 팀을 패배로 몰아넣은 한방이었다.
아버지 베이커 감독은 "대런이 공을 칠 줄 알았다, 그는 삼진을 당하지 않기 때문이다"며 "그래도 공이 떴을 때는 희생플라이가 돼 그걸로 행복하길 바랐다"고 밝혔다. 베이커 감독은 "난 좋은 아빠가 돼야 할지, 화가 난 아빠가 될지 몰랐다"며 너스레를 떨었다.
베이커 감독은 경기장에서는 화난 아빠였던 것 같다. 대런은 "아버지는 날 쳐다보고 싶지 않았던 것 같다"며 "경기가 끝난 후 3루 쪽으로 달려갔고, '나중에 연락하겠다'는 답을 들었다"며 미소를 지었다. 베이커 감독 역시 "나는 내 아들을 사랑하지만, 경기에서 지는 건 싫다"고 말했다.
지난 2021년 워싱턴에 입단한 대런은 아직 올스타 출신 외야수였던 아버지의 커리어에는 미치지 못하고 있다. 그래도 지난해 더블A 43경기에서 타율 0.290 1홈런 14타점 5도루 OPS 0.717로 가능성을 보여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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