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정부가 한·일 정상회담을 계기로 한국에 대한 반도체 핵심 소재 수출 규제를 해제했다. 국내 반도체 소재 기업들에 타격을 입힐 수 있다는 목소리가 나왔지만, 이들 기업의 주가는 오히려 상승했다. 규제 해제에도 반도체 소재 국산화, 시스템반도체 단지 조성 등 긍정적 요인들이 많다는 분석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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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도체 소재株 연일 강세…그간 日 수출규제로 수혜━
이들 종목은 대표적인 반도체 소재주다. 그 중에서도 일본의 수출 규제 품목(포토레지스트·불화수소·불화 폴리이미드)과 관련됐다. 일각에서는 일본이 반도체 핵심 소재에 대한 수출 규제를 해제하면 국내 소재 기업들에는 악재가 될 수 있다는 의견이 나왔다. 하지만 이날 주가에서는 그런 모습이 포착되지 않았다.
일본은 2019년 7월 반도체 핵심 소재인 포토레지스트와 불화수소, 폴리이미드 등 3개 품목에 대해 개별 수출 허가로 변경하고 한국을 일본의 '백색국가 명단(화이트리스트)'에서 제외했다. 한국 대법원이 2018년 10월 일본 피고 기업에 강제징용 피해자에 대한 배상을 확정하는 판결을 내린 데 따른 보복이다.
이후 정부가 수출 규제에 대응하기 위해 국내 소·부·장(소재·부품·장비) 기업을 지원하는 정책을 펼치자 관련 기업 주가가 강세를 보였다. 동진쎄미켐 주가는 일본이 수출 규제를 발표한 2019년 7월 1일 전 거래일 대비 17.91% 상승했다. 2021년 12월 30일에는 장중 5만2100원을 기록했다. 수출 규제 발표 전일인 2019년 6월2 8일 종가(1만50원)보다 418% 오른 가격이다.
후성의 주가 역시 2019년 7월 1일 9.87% 상승했다. 지난해 5월 27일에는 장중 2만7450원까지 올라 2019년 6월28일 종가(6790원) 대비 304% 가량 상승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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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도체 '자국 이기주의' 작동… 소부장 '국산화' 이어진다"━
증권가에서는 수출 규제가 해제됐다고 국내 소부장 업체들이 부침을 겪진 않을 것이라는 의견이 나왔다. 글로벌 반도체 경쟁 심화로 소부장 국산화는 지속될 전망이기 때문이다.
한 증권사 연구원은 "반도체 시장에서 자국 이기주의가 강하게 작동하는 상황으로, 협력을 하더라도 자신의 약점을 보완해 나가는 흐름은 계속될 것 같다"며 "우리나라 반도체 산업의 최대 약점으로 지적되는 게 소부장 국산화인 만큼 큰 흐름은 거스를 수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반도체 소부장 기업들의 주가는 16일에도 상승했다. 삼성전자의 300조원 투자 결정 소식 때문이다. 삼성전자는 2042년까지 경기 용인시에 300조원을 투자해 세계 최대 시스템반도체 단지를 조성하겠다고 15일 밝혔다. 첨단 반도체 생산공장 5개를 건설하고, 소부장과 팹리스(반도체 설계) 업체 150개를 유치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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