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자아 비판? "中에 3000억弗 관세폭탄, 자해였다"

머니투데이 베이징(중국)=김지산 특파원 | 2023.03.17 11:31

국제무역위원회 보고서에서 "대중 관세로 미국 내 가격 상승 불러"

임종철 디자이너 /사진=임종철 디자이너
미국 반덤핑과 관세, 불공정 무역 행위 등을 조사하는 국제무역위원회(ITC)가 최근 보고서에서 과거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재임 시절 중국에 가한 관세폭탄이 '자해 행위'였다고 밝혔다. 무분별한 무역 전쟁으로 미국 내 제품 가격 인상을 불러왔다며 실패한 작전이었다고 통렬하게 비판했다.

17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트럼프 행정부 시절 3000억달러 넘게 중국산 제품에 부과한 수입 관세가 미국 가격을 상승시켰다는 ITC 보고서가 나왔다"며 "무역·관세 분석가들은 '자해'를 초래했다는 견해를 재확인했다"고 보도했다.

ITS 조사 결과 컴퓨터 장비, 반도체, 가구, 오디오, 비디오 장비 등 업종에서 중국산 제품 관세 폭탄을 투하한 결과 2021년 한 해에만 25% 가격이 뛰었다.

트럼프 행정부는 2018년 7월 지식재산권 도용과 기술 이전 강요를 지적하며 중국을 상대로 반도체와 화학제품을 포함한 다수 중국산 제품에 관세를 부과했다. 2018년과 2019년 중국산 제품에 7.5~25% 세금이 붙자 일부 미국산 제품 가격이 3~4% 상승했다고 보고서는 밝혔다.

이코노미스트 인텔리전스 유닛(Economist Intelligence Unit)의 글로벌 무역 수석 분석가 닉 마로는 중국을 상대로 한 관세 부과는 베트남, 말레이시아 등 동남아 국가들로 공급망을 다각화하는 효과를 유발했는지 몰라도 미국의 궁극적 목표인 중국의 굴복을 달성하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2018년 철강과 알루미늄 수입에 관세를 부과하는 1962년 무역확장법 232조를 통과시켰을 때도 철강 제품의 수입이 24% 감소하자 미국 내 생산량은 고작 1.9% 늘고 철강 가격은 2.4% 뛰었다. 알루미늄 수입 역시 31% 감소할 때 현지 생산량은 3.6% 증가하는데 그쳤고 가격은 1.6% 상승했다.


마로는 "관세는 곧 자해를 초래한다는 점에서 (이런 식의 무역전쟁은) 별로 효과적이지 않은 정책 수단으로 간주된다"고 말했다.

ITC 위원 제이슨 케언스는 자신의 그룹 보고서 '추가 의견' 섹션에서 "중국의 불공정 무역 관행과 행동을 바꾸거나 대응하지 못한 '불완전한 그림'을 그리고 있다"고 꼬집었다. 그는 특히 "무역확장법 232조와 301조는 중국과의 무역 관계에서 우리가 어디에 있었는지, 또 어디로 갈 것인지는 설명되지 않는다"며 미국이 방향성을 잃고 허우적대고 있다고 비판했다.

조 바이든 행정부는 트럼프 행정부의 무역 제한 정책을 계승했지만 계속 이어가야 할지에 대해서는 회의적이다. 바이든 대통령은 소비재 가격 급등에 따라 관세를 부분적으로 철폐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바이든 행정부 무역협상 대표인 캐서린 타이는 중국에 대한 관세가 미국의 이익을 해친다고 인식한다.

미국의 인식과 행동은 엇갈린다. 2020년 미국 법원은 미 무역대표부(USTR)를 상대로 중국 상품에 대한 관세를 연장할 수 있는 권한이 없다며 소송을 낸 코네티컷 한 기업에 부분 승소 판결했다. 그러나 지난해 12월 세계무역기구(WTO)가 철강과 알루미늄에 대한 미국의 관세가 국제 무역 규칙을 위반했다고 했음에도 미국 정부는 그 결정을 따르지 않았다.

한편 유럽연합(EU)도 가세해 탄소배출량 감축 차원에서 중국산 철강과 알루미늄에 대한 새로운 관세 부과 여부를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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