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각' 같지만 '극' 다른 삼성SDI·SK온 배터리...이유는?

머니투데이 김도현 기자 | 2023.03.16 16:58
SK온이 인터배터리 2023에서 선보인 각형 배터리 실물 모형(왼쪽)과 파우치형 배터리 /사진=김도현·이세연 기자

SK온이 '인터배터리 2023'에서 차세대 각형 배터리 실물 모형을 공개했다. 디자인은 각형이지만 양극의 형태가 기존 파우치형과 같이 좌우에 달렸다. 윗면에 양극을 배치한 삼성SDI의 각형과도 형태가 다르다. 본격적인 양산에 돌입했을 시기를 가정해 기존 공정을 최대한 활용하려는 의도로 보인다.

16일 SK온에 따르면 현재 각형 개발을 완료하고 연내 시제품 생산에 돌입한다. 시제품은 이번에 전시된 모형과 같은 디자인으로 제작된다. 올 초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CES 2023에서 '최고혁신상'을 받은 SF(Super Fast) 배터리 기술이 적용돼 18분 만에 80%까지 충전할 수 있도록 설계됐다.

SK온 각형의 최대 특징은 전극의 위치다. 직육면체 옆면에 각각 양·음극을 분리 배치했다. 전기차에 사용되는 중대형전지도 일반 건전지와 마찬가지로 양(+)·음(-)극을 도선으로 연결해 전류를 흐르게 한다. 삼성SDI는 양극을 직육면체 윗면에 자리하게 한다. CATL의 경우 윗면 또는 측면에 놓는데, 삼성SDI와 마찬가지로 한쪽 면에 양극 모두를 놓는다.

인터배터리 2023 행사장에서 만난 전문가들은 SK온의 각형 배터리가 파우치형과 닮았다고 입을 모았다. 기존 생산시설을 활용할 수 있는 디자인으로 설계했을 것으로 추정했다. 파우치형은 설계에 따라 다양한 형태로 디자인되고 양극의 위치도 각기 다른데, SK온은 주로 좌우로 긴 형태의 파우치형 배터리 양쪽 끝부분에 양·음극을 놓았다.

한 업계 관계자는 "전기차 플랫폼에 따라 배터리 양극의 위치는 얼마든지 협의·조정할 수 있다"면서 "완성차회사가 플랫폼을 제작하는 단계부터 배터리 파트너사와 디자인 등을 고민하고 조정하기 때문에, SK온 각형 도입을 고민하는 완성차회사들 역시 이번에 공개된 기본 디자인을 적극적으로 참조할 것"이라고 말했다.

SK온도 삼원계 파우치형 배터리 설계를 기반으로 각형 제작에 나섰다고 소개했다. 회사 관계자는 "기존에 축적한 파우치 기술력에 새로운 기술을 도입해 각형 배터리 시제품을 개발했다"면서 "파우치형과 유사한 설계를 통해 공정 활용도를 높이려 했다"고 설명했다.


2개 이상의 전기차용 폼팩터를 양산하는 회사는 원통형과 파우치 또는 각형을 취급한다. 소형전지이자 기본이 되는 원통형에 각형 또는 파우치형 중대형 라인업을 도입하는 방식이다. LG에너지솔루션은 원통형과 파우치형을, 삼성SDI는 원통형과 각형을 각각 양산한다. 설계·디자인이 달라 별도로 생산된다. 공장 자체가 아예 다르단 의미다.

SK온이 각형 양산에 돌입하면 기존 파우치형 공정을 최대한 활용할 수 있어 폼팩터 확대에 따른 추가 비용 부담이 상대적으로 크지 않을 전망이다. 국내 최초로 파우치·각형 동시 양산 체제를 구축할 수 있게 된다. 전 세계적으로도 현재 파우치·각형을 동시에 개발·생산한 회사는 각형만 제작하다 원통·파우치형으로 저변을 넓히고 있는 CATL이 유일하다.

경쟁사 관계자는 "SK온의 각형배터리 개발은 그간 최대 단점으로 지목됐던 폼팩터 한계를 극복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며 "이를 통해 고객사 저변을 넓혀 판매량 증대에도 도움이 될 것"이라고 평했다.

삼성SDI 프라이맥스(PRiMX) 각형 배터리. 붉은 원이 전극 /사진=삼성SD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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