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토바이 처분해요"…썰물처럼 빠진 청년 라이더, 갈 곳이 없다

머니투데이 세종=유재희 기자 | 2023.03.17 05:27
(서울=뉴스1) 황기선 기자 = 사진은 이날 서울 강남역 인근에서 배달노동자가 배달을 하는 모습. 2022.12.27/뉴스1 Copyright (C)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코로나19(COVID-19) 확산 이후 회사를 그만둔 A씨. 그동안 배달 알바를 뛰며 생활비를 벌었지만 일상 회복 이후 주문 콜이 줄어들면서 주머니 사정이 넉넉지 않아졌다. 엎친 데 덮친 격 경기 악화로 기업 채용마저 축소되면서 취업시장 문을 두드리기도 막막하다.

코로나19 회복 이후 음식 배달 수요가 급감하면서 MZ세대(밀레니얼+Z세대)가 배달 등 '긱(임시직)' 노동시장에서 이탈하고 있다.

이러한 양상은 최근 청년층에 불어닥친 고용 한파와도 무관치 않다. 문제는 경기둔화 영향으로 민간기업의 채용시장마저 얼어붙었다는 점이다. 정부가 청년 고용장려금 확대 등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16일 통계청 등에 따르면 배달 일자리를 포함한 2월 운수 및 창고업 취업자 수는 162만2000명으로 전년동월 대비 4만4000명 감소했다. 운수 및 창고업 취업자 수 증가폭은 지난해 7월(8만3000명)부터 올해 1월(-5만1000명)까지 7개월 연속 둔화했다.

이는 지난해 상반기 사회적 거리두기 해제 이후 배달 음식 거래가 점차 줄어든 탓이다. 실제 통계청의 온라인쇼핑동향에 따르면 1월 음식 서비스(배달 음식) 거래액은 2조2295억원으로 1년 전보다 8.3% 감소했다. 지난해 7월부터 7개월 연속 감소세다.


코로나19 확산기에 운수 및 창고업 취업자 수는 크게 증가했었다. 방역조치로 외부활동이 제한받으며 음식주문 배달이 급증한 영향이다. 실제 감염병 확산 이전인 2019년 12월 148만명 수준이었지만 팬데믹(감염병 대유행) 이후 지난해 6월 약 169만명까지 늘어났다. 2년여만에 20만명 넘게 증가한 것이다.


MZ세대 종사자 비중이 상대적으로 높은 배달 일자리 감소는 청년층(15~29세) 고용 전반에 적잖은 영향을 미치고 있다. 지난달 청년층 취업자는 385만3000명으로 전년동월 대비 12만5000명 줄었다. 청년층 취업자 감소는 지난해 11월(-5000명), 12월(-2만5000명), 올해 1월(-5만1000명)에 이어 4개월째다.

문제는 배달 일자리에서 빠져나온 청년들이 구직할 만한 일자리가 부족하다는 점이다. 가령 수출 부진 등 경기둔화로 지난달 제조업(전년동월 대비 -2만7000명)은 물론 도매 및 소매업(-7만6000명) 등 서비스업 일자리도 감소했다.

특히 민간의 신규 채용 규모가 축소된 점도 청년들의 취업을 어렵게 하는 요인이다. 최근 전국경제인연합회가 매출액 500대 기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응답 기업의 54.8%가 상반기 신규 채용 계획을 세우지 못했거나 채용하지 않겠다고 답했다. 고물가·고금리 기조 지속, 공급망 불안 등 경영 불확실성에 대응해 인건비 절감에 나선 것이다.

일각에선 민간의 채용 규모를 늘리기 위해선 정부의 추가 대책이 불가피하다고 지적한다. 한 국책 연구기관 관계자는 "경기 하락기에 일자리 공급이 줄어드는 상황에서는 정부가 적극적으로 청년 채용에 개입할 필요가 있다"면서 "관련 대책으로 고용 장려금 확대 등을 고려할 필요가 있는데 기업들의 인건비 부담을 줄여줘 채용을 장려하는 효과가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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