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신 양국의 미래 구상을 만들어갈 준비위원회를 발족해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의 답방 등 다음 기회에 공동선언을 발표하는 방안을 추진한다.
대통령실 고위관계자는 15일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기자들과 만나 16~17일 1박2일 일정으로 진행되는 윤 대통령과 김건희 여사의 일본 '실무 방문'에 대해 이같이 밝혔다.
이 관계자는 "이번에 한일정상 간에 공동선언은 나오지 않는다"며 "(회담 준비에) 시간이 촉박할 뿐 아니라 10여년 간 한일관계가 경색되고 불편한 관계가 이어왔고 2018년 이후에는 더욱 증폭돼서 불신이 가중됐다. 양국 정상이 다시 만나는 입장에서 입장을 총정리하고 정제된 문구를 다듬기에는 시간이 부족하다"고 말했다.
공동선언은 없고 양국 정상이 공동기자회견 형식으로 회담 결과를 발표할 예정이다. 윤 대통령과 기시다 총리가 각각 한국 기자들과 일본 기자들에게 각국의 입장에서 회담 내용을 설명하는 방식이다.
연내 열릴 것으로 예상되는 다음 정상회담에서는 공동선언이 나올 가능성이 높다. 이 관계자는 "한일정상 간 이번 교류가 새로운 출발이자 시작"이라며 "한일 간 새로운 미래를 여는 구상이나 합의사항을 협의하는 준비위원회를 만들 수도 있다. 한일공동선언은 좀 더 알차고 내실있게 준비해서 다음 기회에 발표할 수 있다"고 했다.
기시다 총리의 답방 시기 등에는 "12년 만에 정상 셔틀 외교가 복원됐다고 보는 것이고 셔틀이면 1년에 한 번 만나면 셔틀이라 부르기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연내 답방은 확실시되지만 시기는 아직 특정하기 어려운 상황이라는 설명이다.
언론 보도 등으로 화제가 된 '만찬 2번' 일정은 부인했다. 이 관계자는 "저녁을 두 번 드실 수가 없다. 최대한 저녁 식사까지 양 정상 내외가 친교하고 사적 공적으로 그간 궁금했던 것, 인간적 교류하면서 친밀감을 공유하는 시간을 갖는 것"이라며 "가능하면 양국 정상이 시간을 갖고 허심탄회한 얘기 나눌 기회를 생각하는 것 같다는 거지 만찬 두 번은 아닌 것 같다. 일본 측에서는 최대한 예우를 갖춰서 그간 추억 같은 것을 되살리면서 우리 측에 맞춰 일정을 준비하겠다는 입장"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우리 (행정안전부 산하) 재단이 우리 정부 발표 안대로 피고 기업을 대신해서 원고에, 징용피해자들에게 피해배상을 먼저 하고 혹시라도 재단이 일본 기업에 배상금을 청구할 것인가 하는 게 구상권"이라며 "구상권 행사는 이번 합의를 뒤흔들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애초 일본 정부가 1965년에 5억 달러의 자금을 우리에게 주면서 문제가 해결됐다고 봤고 이후 우리 정부도 두 차례(박정희 전 대통령과 노무현 전 대통령 당시) 특별법을 만들어가면서까지 우리 재정으로 배상해왔는데 또다시 일본 피고 기업이 책임질 수 없다고 일본이 주장을 해서 여기까지 온 것이니 이를 뒤집을 수는 없다는 얘기다.
과거 이미 양국의 위안부 합의를 문재인 정부가 사실상 파기한 것도 거론됐다. 이 관계자는 "화해치유재단이 3년만에 해체됐고 (양국관계를) 불편하게 만드는 도화선이 됐다"며 "윤석열 정부가 할 수 있는 일은 제3자 변제방안을 신속 명쾌히 이행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언제 어떤 정권이 그렇게 배상했는데 (다른 정권에서) 지금은 일본 피고 기업에 구상권을 청구하겠다고 할 가능성은 이론적으로 존재한다"며 "(양국이) 상호 미래 이익에 부합하는 방향으로 협력을 이어가야 하는데 (구상권 청구가) 미래 구상을 뒤틀리게 하는 방안임에는 틀림없다"고 했다.
[저작권자 @머니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