챗GPT 등 비약적인 인공지능(AI) 발전에 7년 전 인간과 인공지능의 대결이 다시 주목받고 있다.
2016년 3월15일, 국내뿐 아니라 세계가 주목했던 바둑프로 이세돌 9단과 AI 알파고의 대결이 끝났다.
그해 3월 9일, 서울 종로구 광화문 인근의 포시즌스 호텔에서 구글 딥마인드가 제작한 AI 바둑 프로그램 '알파고'(AlphaGo)와 이세돌 9단이 마주했다. 딥마인드는 구글의 인공지능 개발 기업.
바둑계는 대개 이 9단의 승리를 예상했다. 당시만 해도 인공지능의 바둑실력을 가늠하기 어려웠고 의구심도 컸다. 이 9단 스스로도 자신감을 보였다.
모두 5경기를 치르기로 한 '세기의 승부'는 뜻밖의 상황으로 흘렀다. 9일 첫 대국부터 알파고가 승리했고 10일·12일 잇단 승부도 마찬가지였다. 이 9단은 3연패 뒤 13일 대국서 귀중한 1승을 따냈지만, 마지막 대국인 15일에도 패하며 시합을 끝냈다.
4승 1패를 거둔 알파고의 승리였다. 알파고는 '인간' 프로 기사와 맞대결해 이긴 최초의 프로그램으로 역사에 남았다.
제한 없이 발전할 AI가 만들 미래에 대해서는 기대와 우려가 뒤섞였다. 당장 바둑계를 포함, AI가 바꿀 일자리의 미래 등에 대해서도 고민이 깊어졌다.
이 충격파는 올해 챗GPT(GPT-3.5)의 등장으로 재연됐다. 그리고 꼭 7년 뒤인 이날(현지시간 14일), 미국 오픈AI는 GPT-4를 공개해 다시 세상을 놀라게 했다.
설정된 텍스트를 읽어들여 공부하던 챗GPT가 이제는 마치 사람이 그림을 보듯, 이미지를 인식하는 단계까지 나아갔다. 챗GPT에게 '눈'이 생긴 셈이다.
알파고 이름의 '고'는 바둑을 뜻하는 한자단어 기(碁)의 일본 발음 '고'에서 가져왔다. 일반적으로 서구에서 바둑을 '고'라 부른다.
이세돌과 대국을 끝낸 2016년 3월 15일, 한국기원은 알파고에게 명예 프로 9단 단증을 수여했다. '알파고 9단'은 지금은 더이상 바둑을 두지 않지만 딥마인드는 인공지능을 계속 개발하고 있다.
이세돌 9단도 2019년 12월 은퇴했다. 당시 은퇴 대국 상대가 국내 NHN이 개발한 토종 AI '한돌'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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