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진핑 중국 국가 주석과 쩡위친 CATL 회장이 대화한 건 지난 6일이다. 중국 관영 신화사에 따르면 이날 전국정협 민건·공상련 소속 위원 토론회에서 쩡위친 CATL 회장은 "현재 CATL의 글로벌 전기차 배터리 시장 점유율은 37%에 달하며 6년 연속 글로벌 1위를 차지했다"고 보고했다.
회의에 참석한 시 주석이 "내가 있을 때만 해도 CATL이 없었다"고 말하자 쩡 회장은 "(시 주석이) 닝더에 있을 때 저는 대학에 다니고 있었습니다"라고 답변했다. 시 주석은 1988년 6월부터 1990년 4월까지 닝더시에서 당서기로 일한 바 있다.
이어 시 주석은 "갑자기 CATL가 튀어나오더니 크게 성장했다. 정말 예상치 못한 일이다"이라고 밝혔다. 시 주석은 신흥산업이 기세등등하게 발전한 데 대해 "기쁘지만 한편으로는 우려도 된다"며 말을 이어갔다.
시 주석은 "기쁜 이유는 우리 산업이 전 세계 선두를 차지하고 있기 때문이며 우려는 초기에 기세 좋게, 시끌벅적하게 일어났다가 마지막에 흐지부지되는 게 염려스럽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블룸버그는 미국과 중국간 지정학적 긴장도가 높은 상황에서 시 주석이 대마불사(too big to fail)가 된 CATL에 대한 우려를 나타냈지만, CATL의 과도한 비중에 대해 걱정할 필요가 없다고 언급했다.
CATL보다 규모가 작은 중국 배터리업체들이 CATL 못지 않은 야심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해 글로벌 전기차 배터리 시장에서 7위를 차지한 CABL가 향후 5년내 글로벌 '톱3'를 겨냥하고 있으며 구오센(Guoxuan), 선우다(Sunwoda), 패라시스(Farasis) 등이 CATL의 고객에 눈독을 들이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해 LG에너지솔루션과 함께 글로벌 2위를 차지한 BYD도 중국 업체다.
배터리 정보업체 벤치마크 미네랄스 인텔리전스(BMI)의 에반 하틀리 애널리스트는 "CATL의 점유율이 높지만 다른 업체를 위한 공간이 있다"며 2030년 CATL의 글로벌 점유율이 13%까지 하락하겠지만, 여전히 글로벌 최대 업체 자리를 차지할 것으로 전망했다.
블룸버그 뉴 에너지 파이낸스(BNEF)는 새로운 중국업체들이 앞서갈 것이라며 이미 건설 중이거나 건설하겠다고 밝힌 중국업체의 생산능력을 더하면 2030년에는 중국의 생산능력이 현재 수준의 약 3.5배인 6668기가와트시(GWh), 즉 글로벌 생산능력 전망치의 약 69%에 이를 것으로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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