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제 강제징용 생존자 양금덕 할머니(95)가 13일 대법원의 강제징용 배상 확정 판결 대책 성격으로 윤석열 정부가 제시한 '제3자 변제안'에 대해 "나는 절대 금방 굶어죽는 한이 있어도 그런 돈은 안 받을랍니다"라며 거부 의사를 밝혔다.
양 할머니는 이날 국회 외교통일위원회에서 참고인 신분으로 출석해 "(윤석열) 대통령에게 옷 벗으라 하고 싶소"라며 이같이 말했다. 양 할머니는 "우리 동포가 편안하게 살도록하는 것이 우리 대통령이고 잘못된 일도 대통령이 서둘러서 동포를 편안하게 살게 하는 것이 대통령의 일"이라고 했다.
양 할머니는 강제징용 피해를 당한 경위에 대해 "어려서부터 일본 교장이 '너는 공부 아타마(頭·머리), 머리가 좋으니까 일본 가서 공부도 하고 중학교 보내줄게 가'라고 한 것이 일만 새빠지게 했다"고 했다. 현재 심경에 대해 "나도 자식들이 있고 나라에 세금 물고 그렇게 살아도 누구 하나 내 마음을 알아줄 사람이 하나도 없다"고 했다.
이 가운데 생존해 있는 피해자 3명 전원이 윤석열 정부가 '대승적 결단'이라고 밝힌 제3자 변제안을 반대한다는 의견을 행전안전부 산하 '일제강제동원피해자지원재단'(이하 재단)에 이날 전달했다. 생존자는 일본 미쓰비시중공업의 강제동원 피해자 양금덕·김성주 할머니와 일본제철의 강제동원 피해자 이춘식 할아버지다. 생존자들은 일본의 강제징용 관련 진정성 있는 사과를 요구해 왔다.
정부의 제3자 변제안에 대해서는 시민단체들에서 피해자의 심경을 외면한 처사라는 비판이 이어지고 있다. 하지만 피해자의 반대 입장이 과대 대표된 상태라는 반론도 정부 안팎에서 나오고 있다. 조현동 외교부 1차관은 지난주 외신 기자단 간담회에서 제3자 변제안과 관련해 "정부도 이번 해법 미흡한 점 지적하는 여론 유념하며 해법 이행 과정에서 피해자 유족들의 의견에 더 귀기울이겠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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