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VB 파산에 中 스타트업 고민…"美 투자 유치, 이젠 글렀다"

머니투데이 베이징(중국)=김지산 특파원 | 2023.03.13 12:11

(종합)미중 신생기업 투자 가교 끊겨

/AFPBBNews=뉴스1
미국 기술전문 은행 실리콘밸리은행(SVB) 파산 여파가 빠르게 확산하는 가운데 SVB와 관련 있는 중국 스타트업들이 해명에 나섰다. SVB 파산이 중국 스타트업 생태계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거라는 전망도 속속 나온다.

홍콩 증권거래소 상장 기업 짜이딩제약은 13일 SVB가 파산함에 따라 미국 연방예금보험공사를 인수인으로 지정했다고 공시했다.

짜이딩에 따르면 지난해 말 현재 현금 총액 10억8500만달러 가운데 SVB에 예치한 금액은 2.3%다. 짜이딩은 나머지 현금이 JP모건, 씨티그룹, 중국은행유한공사 등에 분포돼 있다고 밝혔다.

상하이거래소에 상장된 바이오 기업 바이지선저우도 공시를 내고 지난해 말 현재 현금과 현금성 자산 45억달러의 3.9%가 SVB에 예치돼 있다고 밝혔다. 이 기업 역시 JP모건, 모건스탠리, UPI은행, UBS 등에 현금을 보관 중이라고 설명했다.

이런 식으로 텅성보야오(현금 9%), 누오야콩구(0.2%), 자커스(0.2%), 지스야오예(0.5%) 등 기업들이 SVB에 예치한 현금 규모를 속속 공개하고 있다. 베이하이캉청 같은 기업은 구체적인 수치를 공개하지 않고 SVB에 소액을 넣었다고만 밝히는가 하면 강팡성우 등은 SVB와 아무 관련이 없다며 서둘러 발표했다.

근거 없는 소문도 확산하고 있다. 대형 플랫폼 메이퇀은 창업자 왕싱이 SVB에 6000만달러를 예치했다는 소문에 대응해 "메이퇀은 해당 은행과 예금 거래가 없다"는 내용의 이메일을 투자자들에게 보냈다.


중국 정부는 SVB 파산 사태에 별다른 반응을 보이지 않는 가운데 대형 증권사인 중신증권이 SVB 사태가 중국 기업들에 미치는 영향은 미미할 것으로 예상했다.

중신증권 전략연구팀은 리포트를 통해 "최근 2년간 본토 스타트업의 달러 투자 의존도가 크게 줄었다"며 "지난해 투자 시장에서 중국 국적 자본 및 국유 자본의 인민폐 투자자(LP) 출자 비율이 73.2%로 SVB 유동성 위기가 중국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일 것"이라고 분석했다.

시장은 돈을 떼이는 것보다 중국 스타트업들이 미국 자본을 유치할 길이 훨씬 좁아질 거라는 점을 우려한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SVB를 미국 자본 시장에 대한 접근 기회로 삼던 중국 스타트업 기업가들 사이에서 이번 사태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고 보도했다.

장레이 홍콩 중문 대학 선전 금융연구소 겸임교수는 "미국에 상장된 많은 중국 기업들은 초기 단계에 실리콘 밸리 자금을 투자받았다"며 SVB 파산은 비상장 중국 신생 기업이 실리콘 밸리로부터 투자받을 가능성에 영향을 미칠 거라고 예상했다.

싱크탱크 CBJ 장슐 애널리스트는 "sVB 파산은 리스크 관리 능력이 떨어지는 중국 스타트업의 미국 달러 펀드에 대한 우려를 키우게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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