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진핑의 인민은행 총재 '깜짝 유임' 의미는…시장에 '안정' 메시지

머니투데이 김재현 전문위원 | 2023.03.13 11:31
이강 중국 인민은행 총재/사진=블룸버그
교체가 예상됐던 이강(65) 인민은행 총재가 유임됐다. 핵심 경제부처인 재정부장, 상무부장도 유임되는 등 시진핑 중국 국가 주석이 집권 3기를 맞아 시장에 '안정'을 강조하는 메시지를 보내기 위한 의도로 읽힌다.

12일(현지시간) 영국 파이낸셜타임즈(FT)는 시진핑 3기 출범과 동시에 이번 양회에서 대대적인 인사 개편이 점쳐졌으나 예상을 깨고 이강 인민은행 총재가 유임됐다고 보도했다. 애널리스트들은 이강 총재의 재선임은 최근 발표된 금융감독 체제 개편에 대해 우려하는 시장을 안심시키기 위한 조치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그동안 시진핑은 올해 부장(장관)급 정년인 65세가 되는 이강 총재를 주허신 시틱그룹 회장으로 교체할 것으로 예상돼 왔다.

이강 총재 유임 외에 중요한 인사는 시진핑과 40년 넘게 친분을 쌓아온 허리펑(68) 국가발전개혁위원회(한국 기재부 역할)의 부총리 선임이다. 허리펑은 1980년대 시 주석이 샤먼시 부시장으로 일할 당시 샤먼시 정부 판공실 부주임으로 일하며 인연을 맺었다.

허리펑은 경제 분야의 시자쥔(習家軍·시진핑 측근그룹) 핵심 멤버로서 류허 전 경제담당 부총리의 뒤를 이어 리창(64) 총리와 함께 중국 경제 라인의 투 톱으로 나설 전망이다. 그동안 류허 부총리는 중국 경제팀을 이끌며 미중 무역전쟁에 대처했으며 코로나19 기간동안 중국 경제를 이끌어 왔다.

허리펑 중국 부총리/사진=블룸버그
사상 최초로 3연임을 시작하는 시진핑은 성장이 둔화되는 중국 경제의 엔진을 재가동하면서 반도체 등 첨단기술을 둘러 싼 미중 경쟁에 대비해야 하는 이중고를 안고 있다.

시장에서는 이강 총재의 유임이 인민은행의 감독기능을 신설되는 국가금융감독관리총국으로 이전하는 데 대한 시장의 우려를 완화할 수 있을 것으로 분석했다.


컨설팅업체 가베칼 드래고노믹스의 크리스토퍼 베도 중국 리서치 부국장은 "정부 조직 개편은 인민은행이 보다 엄격한 정부의 감독을 받을 것임을 암시한다"고 말했다. 또 "시장에서는 여기에 대한 해석이 분분하지만, 연속성(이강 유임)을 선택함으로써 최소한 지금은 시장 신뢰도를 상승시키는 효과가 있다"고 덧붙였다.

다만 인민은행 당서기 인사는 아직 발표되지 않은 상태다. 외신들은 인민은행 총재보다 더 큰 실권을 쥐고 있는 인민은행 당서기를 허리펑이 겸임할 수 있다고 보도한 바 있다.

한편 지난 12일 경제부처 중 류쿤(67) 재정부장과 왕원타오(59) 상무부장도 함께 유임됐다. 왕후이야오 중국국제화센터 회장은 "이강, 류쿤 및 경쟁력 있는 관료의 유임은 리창 총리의 국무원이 외부세계에서 대해 개방적인 태도를 유지할 것이라는 메시지를 보낼 수 있다"고 말했다. 이들은 모두 주요20개국 회의(G20) 등 국제회의에서 자주 참석하며 중국의 얼굴 역할을 하는 인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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