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M 둘러싼 '쩐의 전쟁', 카카오의 승리로…하이브는 플랫폼 실익만

머니투데이 김건우 기자, 배한님 기자 | 2023.03.12 12:16

[SM 인수전, 결국 카카오 승리]
(종합) '승자의 저주' 우려한 합의', SM 전 최대주주 이수만은 5000억원 손에 쥐어

에스엠엔터테인먼트(이하 SM) 경영권을 두고 카카오하이브의 '쩐의 전쟁'이 카카오의 승리로 끝났다. '승자의 저주'를 우려한 하이브가 플랫폼 협력으로 실익을 챙기는 대신 경영권은 카카오에 넘기는 식으로 분쟁을 끝내기로 한 것이다. 결국 SM의 전 최대주주인 이수만 전 총괄 프로듀서만 가장 싼 가격에 회사를 넘긴 셈이 됐다.

12일 하이브는 SM의 인수절차를 중단한다고 밝혔다. 하이브는 카카오와 카카오엔터테인먼트(이하 카카오엔터)와의 경쟁 구도로 인해 시장이 과열 양상을 띄고, 이는 하이브의 주주가치에도 부정적 영향을 끼칠 수 있는 점을 고려했다고 설명했다.

하이브 관계자는 "카카오와 카카오엔터의 추가 공개 매수로 경쟁 구도가 심해지고, 주식시장마저 과열 양상을 보여 SM 인수를 위해 제시해야 할 가격이 적정 범위를 넘어섰다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이번 결정은 방시혁 하이브 의장이 오는 31일 SM의 주주총회를 앞두고 기관투자가와 의결권자문사를 만나 의결권 위임을 호소하고, 2차 공개 매수를 위한 자금조달을 고려한 결과 '승자의 저주'가 예상됐기 때문으로 판단된다.

SM 주가는 올해 초만 해도 8만원을 밑돌다가 하이브의 공개매수로 불과 2개월 만에 두 배 넘게 치솟았다. 결국 하이브는 공개매수 목표 달성에 실패했고, 카카오가 다시 주당 15만원에 공개매수에 나선 상황이다. 지난 10일 SM의 주가는 14만7800원이다.

하이브는 현재 최대 자금동원 능력이 1조원 후반대로 추정된다. 현대차증권은 에스엠 발행주식 40%를 기준으로 최대 인수 가능 주당 가격은 16만원 수준이라고 분석했다. 하지만 하이브가 SM 인수에 총력전으로 임할 경우에는 재무적 부담이 가중될 위험이 크다. 공정거래위원회와 금융당국 역시 이번 분쟁을 예의주시하고 나섰고 여론도 악화하면서 부담을 키웠다. 이에 양사는 지난 10일 전격 협상에 나섰다.

결국 최대 주주는 카카오가 가져가고, 하이브는 플랫폼 관련 협업으로 실익을 챙기는 방향으로 선회했다는 분석이다. 두 회사는 △하이브가 보유한 SM 주식의 카카오 인수 △플랫폼 관련 협의안 등을 추가 확정한 뒤 후속 계획을 발표할 전망이다.



카카오 26일까지 공개매수, 하이브의 사업협력 구체화



카카오는 오는 26일까지 예정된 공개매수를 계획대로 진행해 추가 지분을 확보하고, 하이브와 SM 사업협력을 구체화할 방침이다. 이번 공개매수로 카카오는 1조4000억원을 투자해 SM의 지분 39.9%를 확보할 예정이다.


또 SM에 대해 △임직원, 아티스트 ,팬덤을 존중하기 위해 자율적, 독립적 운영을 보장하고 △현 경영진이 제시한 SM 3.0을 비롯한 미래 비전과 전략 방향을 중심으로 글로벌 성장에 속도를 내겠다고 밝혔다.

카카오는 "SM의 글로벌 IP(지식재산권)와 제작시스템, 카카오와 카카오엔터의 IT 기술과 IT 밸류체인의 비즈니스 역량을 토대로 음악 IP의 확장을 넘어 IT와 IP의 결합을 통한 새로운 시너지를 만들어낼 계획"이라고 말했다.

SM도 "주주와 구성원, 팬과 아티스트에게 약속드린 SM 3.0 전략을 속도감 있게 추진하고 "팬, 주주 중심의 글로벌 엔터테인먼트 회사로의 도약"이라는 미래 비전을 반드시 이뤄내겠다"며 "이를 통해 모든 주주를 위한 기업가치 제고와 주주환원 정책을 지속 확대해 나가겠다"고 공식 입장을 전했다.

이수만 SM 총괄 프로듀서 / 사진제공=SM엔터테인먼트



이수만 매각대금은 총 5000억원…K팝 1세대 기획자의 퇴진



결국 이번 '쩐의 전쟁'에서 이수만 전 총괄 프로듀서만 자신의 지분을 싼 가격에 판 셈이 됐다. 이전 총괄은 SM의 현 경영진이 '포스트 이수만'을 골자로 한 'SM 3.0' 발표 이후 하이브의 지분 14.8%를 매각했다. 주당 매각가는 하이브의 공개매수가와 동일한 12만원이다.

이 매각가는 이 전 총괄이 원했던 것의 절반 수준으로 알려졌다. 이 전 총괄이 SM 매각으로 손에 쥐는 돈은 대략 5000억원이다. 14.8% 지분 매각가 4228억원과 가족과 함께 보유 중인 드림메이커와 SM브랜드미케팅 매각대금 700억원 등이다.

이 전 총괄은 하이브가 SM의 주식을 카카오에 매각하면 지분 3.65%(86만8948주)를 보유한 개인주주로 남게 된다. 지분이 5% 미만으로 낮아져 공시의무도 없어져 대표적 K팝 1세대 기획자인 이 전 총괄은 증시의 역사속으로 사라지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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