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일(현지시간) 미 경제매체인 CNBC에 따르면 아디다스는 이날 지난해 4분기 영업손실 7억2400만유로(약 1조원), 순손실 4억8200만유로(약 6700억원)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이 여파가 계속 이어져 올해는 연간 기준 7억유로(약 9700억원)에 달하는 영업손실을 낼 것이라는 전망도 내놨다.
아디다스가 올해 영업손실을 낼 경우 연간 기준 31년 만에 적자를 기록하는 것이다. 재고상각 비용으로 5억유로(약 7000억원), 일회성 비용으로 2억유로(약 2700억원)가 필요할 것으로 회사 측은 추정하고 있다.
오는 5월 11일 열릴 연간 주주총회에선 주주 배당금도 대폭 삭감한다. 2021년 주당 3.3유로(약 4600원)를 배당했던 아디다스는 2022년 배당금을 0.7유로(약 975원)로 낮췄다. 모든 비용을 줄여 실적 개선에 나선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아디다스는 지난해 10월 '예'와의 콜라보레이션 계약을 끊고, 그와의 협업을 통해 개발한 고가 라인인 '이지(Yeezy)' 운동화와 의류 생산을 중단하기로 결정했다. 이지 브랜드 제품 판매액은 아디다스 전체 매출액의 10%인 연간 20억달러(약 2조6000억원)에 달하는 만큼 실적 악화를 부른 치명타가 됐다.
판매하지 못한 '이지' 라인 재고 물량도 골칫거리로 남았다. 대다수 패션 업체들은 부정적인 이유로 재고품이 발생할 경우 브랜드 가치 보존을 위해 해당 제품을 폐기하는 것이 일반적이지만 아디다스는 폐기보다는 판매 쪽으로 방향을 잡았다. 비외른 굴덴 아디다스 최고경영자(CEO)는 "이지 브랜드 재고를 처리해 그 수익을 기부하는 등 다양한 옵션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실적악화는 신용등급에도 악영향을 미쳤다. 글로벌 신용평가사 무디스는 지난달 아디다스의 신용등급을 'A2'에서 'A3'로 한 등급 낮췄다. 스탠더드앤푸어스(S&P)도 종전 'A+/A-1'이던 아디다스 등급을 'A-/A-2'로 내렸다.
한편 아디다스는 한국 대리점과도 갈등을 빚고 있다. 국내 아디다스 가맹점주들은 독일 본사가 온라인몰 판매권을 박탈하고 일방적인 구조조정으로 계약갱신을 거절한 것은 불공정 행위라고 주장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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