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T시평]귀농·귀촌과 농촌 활성화

머니투데이 김성훈 충남대학교 농업경제학과 교수 | 2023.03.10 02:03
김성훈 충남대 교수
1960년대부터 시작된 이촌향도(離村向都) 현상은 일자리를 찾기 위해 농촌에 살던 사람들이 도시로 이주하는 사회적 현상인데 산업화를 통해 우리나라의 중심산업이 1차 농축수산업에서 2차 제조업, 또는 3차 서비스업으로 이동함에 따라 발생했다. 1970~1980년대에 정점을 찍은 농촌인구의 도시유입은 이후 규모가 많이 줄었으나 지금도 젊은 청년을 중심으로 진행 중이다.

도시민이 농촌지역으로 이주하는 귀농·귀촌현상 또한 관찰된다. 통계를 보면 2013년 42만명이던 귀농·귀촌인구가 2021년 52만명으로 증가해 매년 40만~50만명이 도시를 떠나 농촌으로 보금자리를 옮기는 것으로 나타나는데 인구감소로 소멸위기에 처한 농촌 지자체에는 '가뭄에 단비'와 같은 일이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귀농·귀촌인 중 농업을 생업으로 하는 귀농인의 비중은 4%에 불과하고 평균 연령대가 60대로 대부분 은퇴 후 농촌에서 편안한 노후를 보내는 사람에 불과하다는 지적도 있다. 나아가 귀농·귀촌을 했지만 농촌에 적응하지 못하고 도시로 돌아가는 '유턴(U turn)현상'이 많아 별 의미 없는 일시적 현상이라는 시각도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2022년 기준 115개 시·군·구가 인구소멸 위험지역으로 지정되는 등 위기에 처한 우리 농촌은 귀농·귀촌인들을 통한 활로찾기가 무척 중요하다. 먼저 귀농인의 경우 귀농·귀촌인구의 4%에 불과하고 영농에 대한 경험과 역량이 부족하지만 도시에서 직장을 다녔거나 사업체를 경영해본 사람이 많기에 영농기술 등을 체득해 안정적인 농업 경영체로 성장할 수 있는 잠재력이 크다. 또한 기존 농가에 비해 신기술 도입이나 조직화에 적극적이고 시장변화의 대처능력이 우월하므로 지역농업의 구심점으로 성장할 가능성이 크다. 실제 현장에 가보면 시설채소나 과수 등 고소득 작물재배에 도전하는 귀농인을 쉽게 만날 수 있는데 과거에 비해 귀농준비를 착실히 해 영농에 안착한 다음 인근 농가들과 연대해 경영체를 확장해나가는 사례가 많아짐을 확인하게 된다.


귀촌인은 단순히 그냥 한적한 시골로 이사 와서 여생을 보내는 사람으로 보이는 경우가 많지만 이 중 지역사회·경제에 기여하기 위한 의지와 역량을 가진 사람이 숨어 있기에 이들을 발굴해 최대한 활용하기 위한 지역 네트워킹을 강화해야 한다. 특히 귀촌인의 평균연령이 60대이기는 하지만 고령화가 심각한 농촌에서는 젊은 축(?)에 속할 정도다. 귀촌인의 상당수는 다양하고 풍부한 사회경험을 쌓았고 앞으로 10년 정도는 왕성한 활동을 할 수 있는 체력과 재력을 가진 경우가 많으므로 농촌 사회 활성화의 주체로 전문화·집단화하기 위한 방안을 찾아야 한다.

가임여성 1명당 출산율이 0.8명으로 떨어지고 인구수가 2020년 5184만명을 정점으로 계속 줄어드는 상황에서 "시골에 아기 울음소리가 끊겼다"고 넋 놓고 있기에는 우리 농촌의 사정이 상당히 급하다. 농촌지역 출산율과 인구 전입률을 높이기 위한 노력도 지속돼야겠지만 매년 40만~50만명 유입되는 귀농·귀촌인을 농촌 활성화의 주역으로 육성해야 하는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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