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가 사람보다 작물도 잘 키운다고?

머니투데이 이창명 기자 | 2023.03.07 15:10

[서평] 농업, 트렌드가 되다

오랜 경험을 쌓고 전문적으로 농업에 종사한 사람과 인공지능(AI)이 작물재배를 두고 경쟁한다면 누가 더 잘할까.

2018년 6월 네덜란드 바흐닝언대학은 중국 IT기업 텐센트와 함께 '제1회 세계인공지능농업대회'를 열었는데 세계 최초의 농업 인공지능 대회에서 AI팀이 오이 키우기 경쟁에서 전문 농부가 직접 재배한 팀을 제치고 1위를 차지했다. 이 대회 참가자들은 "농가의 기존 재배 방법들이 최선의 선택이 아닐 수도 있다는 교훈을 얻었다"며 " AI는 환경 제어 등 몇 가지 사항에서 사람이라면 하지 않을 선택을 했고, 이는 결과적으로 기존 재배 전문가들의 판단을 뛰어넘었다"고 말했다.

농업을 바라보는 시각이 달라지고 있다. 이전까지 농업은 제조업이나 서비스업에 비해 관심에서 벗어나 있었다. 하지만 이제 농업을 미래 첨단산업과 성장산업으로 바라보는 이들이 늘고 있다. 농업은 더 이상 1차 산업일 수도 없다.

우선 지구온난화가 초래하는 기상이변으로 인해 농사짓기가 갈수록 어려워지면서 농업에서 새로운 혁신이 필요해졌다. 실제로 전세계적으로 예상치 못한 폭염이나 가뭄, 재해 등으로 농업에 어려움을 겪는 사례가 이어지고 있다. 이런 어려움을 극복하고 인류가 지속가능성을 확보하기 위해 농업의 혁신을 불가피하다.

또 코로나19로 인한 팬데믹이 인류를 덮치면서 식량안보의 중요성이 급부상하면서 농업에 대한 시각을 바꾸고 있다. 코로나19 초기에 러시아와 베트남 등 주요 곡물 생산국들은 자국에서 생산된 곡물의 해외반출을 전격 금지했다. 글로벌 공급망의 붕괴 여파로 혹시라도 해외에서 식량을 수입하지 못할 수 있다는 위기감에 자국 생산분이라도 우선 확보해 놓지 않으면 안된다는 위기감에 벌어진 일이다. 팬데믹을 통해 언제라도 식량위기가 닥칠 수 있다는 우려가 농업에 대한 새로운 인식으로 이어지고 있다.


무엇보다 농업이 인공지능(AI)과 클라우드, 빅데이터, 사물인터넷(IoT) 등 4차 산업혁명 기술과 결합하면서 새롭게 혁신하고 있다. 과거에는 농업의 핵심은 농부의 경험과 노하우였고, 오랜 기간 농사를 지어본 사람이 가장 훌륭한 농부였다. 그러나 요즘은 데이터와 AI가 농부의 경험과 노하우를 대신하고 있다.

'농업, 트렌드가 되다'는 이런 농업의 변화를 가장 현실감 있게 보여주는 책이다. 저자들은 국내 독창적인 스마트팜을 직접 찾아 한국 농업의 도전에서 밝은 미래를 본다. 충북 옥천군에 있는 옥천터널은 과거 경부고속도로로 사용되다가 폐쇄된지 20년만에 LED(발광다이오드) 조명으로 작물을 재배하는 수직농장(vertical farm)을 소개하고, 서울 지하철 7호선 상도역을 비롯한 5개역에서 재배된 채소들이 샐러드로 가공된 후 레스토랑에서 팔리는 생생한 현장을 전한다. 사물인터넷을 활용해 흙과 빛이 없는 컨테이너에서 작물 재배에 성공한 국내 스마트팜 업체 엔씽도 주목한다. 아울러 식량안보 문제부터 한국농업의 미래, 신세대 농부들의 이야기에 이르기까지 관련 내용을 주제별로 꼼꼼하게 다뤘다.

◇농업, 트렌드가 되다/민승규·정혁훈/매일경제신문사/2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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