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성진 메드팩토 대표 "27조 휴미라 뛰어넘을 혁신신약 찾았다"

머니투데이 김도윤 기자 | 2023.03.07 08:30

[인터뷰]뼈 질환 혁신 신약 후보물질 'MP2021' 2024년 임상1상 진입 계획

메드팩토의 뼈 질환 치료제 후보물질 'MP2021'의 동물실험 관련 사진. (왼쪽)정상 쥐의 다리 뼈 사진. (가운데)콜라겐에 의해 류마티스 관절염이 유도된 쥐의 다리 뼈 사진. (오른쪽)류마티스 관절염이 유도된 쥐에 MP2021을 투여한 후 쥐의 다리 뼈 사진. MP2021 투여 뒤 뼈의 부기가 빠지고 소실이 회복된 모습을 확인할 수 있다. /사진제공=메드팩토
신약개발 바이오기업 메드팩토의 대표 파이프라인은 누가 뭐래도 '백토서팁'이다. 대장암 임상 3상을 앞두고 있는 항암신약 후보물질이다. 지금까지 메드팩토의 기업가치는 백토서팁에 대한 기대감이 반영된 수치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하지만 이제 아니다. 백토서팁에 이어 또 하나의 핵심 파이프라인을 찾았다. 뼈 질환 혁신신약 후보물질 'MP2021'이다. MP2021의 시장성은 백토서팁을 능가할 것으로 기대된다. 약 27조원 규모의 자가면역질환 치료제 '휴미라'에 필적할 만한 파이프라인이란 설명이다.

MP2021 연구를 본격적으로 시작한 메드팩토의 김성진 대표는 6일 머니투데이와 인터뷰에서 "MP2021은 백토서팁보다 더 가치 있는 파이프라인"이라며 "관련 시장 규모가 200조원이 넘는 혁신신약 후보물질"이라고 밝혔다.



뼈 질환 핵심 '다핵 파골세포' 잡았다…세계 유일 혁신신약


인간 뼈의 골수에는 파골세포가 있다. 파골세포는 분화를 거쳐 다핵 파골세포를 형성한다. 이 다핵 파골세포는 뼈를 갉아먹는다. 류마티스 관절염, 골다공증 등 뼈 질환의 주요 원인으로 작용한다.

지금까지 뼈 질환 관련 치료제는 파골세포의 성장인자나 염증을 억제하는 기전으로 개발됐다. 류마티스 관절염 치료제인 휴미라처럼 염증을 유발하는 TNF-α를 억제하거나 파골세포의 분화를 초기부터 억제하는 방식이다. 하지만 이 염증유발인자나 파골세포 분화인자는 우리 몸에서 다양한 역할을 하기 때문에 약으로 억제하면 여러 부작용이 유발될 수 있다.

메드팩토는 다른 방식으로 접근했다. 파골세포의 분화 과정 말기에 만들어지는 '모아트'(MOART)에 집중했다. 모아트는 단핵 파골세포가 뼈를 갉아먹는 다핵 파골세포로 변하는 과정에서 핵심적 역할을 하는 단백질이다.

김 대표는 "모아트가 뼈를 녹이는 다핵 파골세포의 형성을 조절하는 중요한 단백질이란 사실을 2020년 확인했다"며 "이 모아트를 직접 타깃하는 약물이 메드팩토가 자체 개발한 MP2021"이라고 설명했다.

MP2021은 휴미라 등 다른 치료제와 달리 염증이나 파골세포의 성장인자를 억제하는 게 아니라 뼈를 녹이는 다중 파골세포의 형성을 막는 유일한 약물이다.

김성진 메드팩토 대표. /사진제공=메드팩토
효능과 안전성은 그동안 진행한 동물실험에서 확인했다. 쥐를 대상으로 MP2021의 뼈 질환 치료 효능과 부작용 여부를 관찰했는데 놀라울 정도의 결과가 나왔다.

우선 모아트 유전자가 결손된 생후 17개월 생쥐(사람 나이 60세와 비슷)의 경우 뼈 손실이 현저하게 줄어들었다. 또 MP2021을 3일에 한 번씩 9주간 투여한 생쥐를 관찰한 결과 특이한 이상은 발견되지 않았다. 체중, 비장, 간의 중량에도 영향을 미치지 않았다. 그만큼 안전성이 뛰어날 가능성이 높단 의미다.

효과는 확실했다. 류마티스 관절염, 골다공증을 유도한 생쥐에 MP2021을 투여했더니 뼈 광물질의 밀도가 사실상 정상 수준으로 회복됐다. 손가락 마디 사이 파괴된 연골까지 회복됐다. 유방암 세포의 뼈 전이를 방지할 뿐 아니라 뼈 전이에 의한 뼈 소실도 거의 완벽하게 회복하는 효과를 보였다. 고무적인 결과다.

메드팩토는 MP2021에 대해 최근 동물실험을 완료했고, 이를 기반으로 지금 유럽에서 독성실험을 진행하고 있다. 2024년 임상 1상에 진입할 계획이다. MP2021에 대한 PCT(국제특허출원)도 완료했다.


김 대표는 "메드팩토는 모아트가 뼈 질환에 관계된다는 사실을 처음 발견했고 치료제도 유일하게 개발했다"며 "류마티스 관절염, 건선 등 자가면역질환과 골다공증 등 뼈 질환 등 관련 치료제 전체 시장 규모는 연간 200조원에 달할 정도로 시장성이 뛰어나다"고 말했다.

또 "MP2021은 뼈 질환 치료제 중에서 유일하게 모아트를 직접 타깃하는 약으로 다른 치료제와 비교해 우위가 확실하다"며 "글로벌 제약사와 공동 개발을 염두에 두고 있고 향후 기술이전도 고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백토서팁 경험이 큰 자산…대장암 3상 차질없이 준비"


김 대표는 MP2021이 백토서팁과 함께 메드팩토가 세계 시장에 진출하는 핵심 파이프라인이 될 것이라고 자신했다. 특히 백토서팁의 임상 경험과 노하우가 MP2021의 효율적 개발에 큰 도움이 될 것으로 봤다.

김 대표는 "백토서팁 임상 경험을 토대로 MP2021의 연구에 속도를 낼 것"이라며 "MP2021은 경쟁약물이 없는 유일한 기전의 신약 후보물질이라 글로벌 제약사들도 큰 관심을 보이고 있어 공동개발 등이 수월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이어 "안전성이 확인된 파이프라인이라 임상 1상은 무난하게 통과할 것"이라며 "임상 1상 결과가 나오면 글로벌 시장에서 MP2021의 가치가 확 올라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김 대표는 백토서팁에 대한 자신감도 숨기지 않았다. 현재 백토서팁은 키트루다와 병용요법으로 대장암 글로벌 임상 3상을 앞두고 있다. 항암신약 허가 임상이라 국내외에서 큰 관심을 받고 있다.

골육종 치료제 개발도 순조롭다. 이미 미국 FDA(식품의약국)로부터 희귀소아질환의약품(Rare Pediatric Disease Designation, RPDD), 신속 심사제도(Fast Track Designation, 패스트트랙) 개발 품목으로 지정받았다. 이어 최근 한국 식품의약품안전처(식약처)로부터 임상시험 계획을 승인받았다.

메드팩토에 따르면 미국 FDA로부터 동정적 사용(compassionate use) 승인을 받아 백토서팁을 투약한 골육종 환아의 경우 병실에서 나와 1년 넘게 집에서 건강하게 생활하고 있다. 최근 검사 결과 암 세포의 뇌 전이가 발견되지 않았다.

김 대표는 "백토서팁-키트루다 대장암 임상 3상은 올해 상반기 중 미국 FDA에 IND(임상시험계획)를 신청할 예정"이라며 "준비는 차질 없이 진행되고 있고 본격적으로 올해 말부터 임상 3상을 시작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 "백토서팁 단독으로 개발하는 골육종 치료제 임상시험은 지난해 미국 FDA 승인을 받은 데 이어 이달 첫 환자 투약이 이뤄질 것"이라며 "백토서팁 외 혁신신약 파이프라인이 MP2021을 비롯해 5개 정도 있는데, 후속 파이프라인의 경우 올해부터 공동개발과 기술이전을 적극적으로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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