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일(현지시간) 로이터 등 외신에 따르면 바흐무트 공격을 주도해 온 러시아의 민간용병회사 와그너그룹의 수장 예브게니 프리고진은 이날 텔레그램에 올린 영상을 통해 "우리가 사실상 바흐무트를 포위하고 있다"며 우크라이나군의 철수를 촉구했다. 그는 "우크라이나군에겐 오직 도로 하나만이 남았다"며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에게 도시를 포기하라고 요구했다.
프리고진은 "우크라이나군이 싸우고 있지만 버틸 수 있는 시간은 하루나 이틀 정도"라며 "이들에게 도시를 떠날 기회를 줘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이전에 우리는 우크라이나 군인들과 맞섰다면 이제는 노인과 어린이들만 남아 있다"며 "이들의 희생을 막으려면 우크라이나군이 철수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동부 도네츠크주의 도시 바흐무트는 우크라이나 전선 가운데 가장 치열한 교전이 벌어진 곳 중 하나다. 러시아는 지난해 7월부터 본격적인 공략에 나섰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지난달 동부 전선에서 러시아군의 공격이 눈에 띄게 증가했다며 상황이 어려워지고 있다고 인정한 바 있다.
러시아군의 공세에 우크라이나군은 이 지역 방어선을 재편하는 모습이다. 바흐무트에서 활동하는 우크라이나 드론부대 로베르트 브로우디 사령관은 이날 텔레그램 영상에서 군으로부터 도시에서 철수하라는 명령을 받았다고 밝혔다. 우크라이나가 최근 바흐무트에 지원군을 증파한 것 역시 현지에 주둔한 군의 안전한 철수를 위한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전문가들은 바흐무트 점령이 러시아군에 의미 있는 승리가 될 수 있지만 전략적 가치보다는 상징적 의미가 크다고 보고 있다. 러시아가 바흐무트를 차지하더라도 주변 지역이 이미 요새화된 만큼 동부 전선에 큰 영향은 없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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