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데이 窓]챗GPT와 '피지컬 100' 신드롬의 이면

머니투데이 김창훈 KRG 부사장 | 2023.03.02 02:01
김창훈 대표
요즘 국내외를 달구는 2개의 뜨거운 이슈가 있다. 하나는 오픈AI가 베타버전으로 출시한 '챗GPT'(Chat GPT) 신드롬이고 다른 하나는 동영상 서비스 넷플릭스가 제작한 예능프로그램 '피지컬 100'(Physical 100) 열풍이다. 챗GPT는 초거대 AI 서비스의 하나로서 수억 개의 데이터를 가지고 여러 가지 학습모델과 데이터 분석을 통해 가장 합리적인 답변을 제시하는 AI 모델이다. 챗GPT 열풍은 1990년대 인터넷 혁명과 2000년대 중반 스마트폰 혁명에 버금가는 센세이셔널한 이슈를 만들어내면서 'AI 침공'(AI Invasion)의 서막을 알렸다.

한편 '피지컬 100'은 체력적으로 가장 강인한 100명의 도전자가 우승상금 3억원을 놓고 누가 가장 뛰어난 신체를 가진 사람인가를 두고 경쟁한다. 그 화제성은 국내를 뛰어넘어 전 세계 넷플릭스 오리지널 예능프로그램에서 1위에 등극하는 기염을 토했다.

챗GPT로 촉발된 AI경쟁이 누가 가장 뛰어난 지성을 가진 AI인가를 놓고 벌이는 '두뇌게임'이라면 '피지컬 100'은 누가 가장 힘센 인간인가를 뽑는 로마시대 '검투사 시합'과 유사하다. 챗GPT를 통해 AI에 대해 이전과 다른 두려움과 경외감을 가지게 됐다면 '피지컬 100'은 신체적으로 뛰어난 인간에 대한 본능적인 탐미를 추구한다. 양극단 영역인 지성과 힘의 영역에서 '찐'을 선발하는 이색적인 게임에 많은 이가 열광한다.

하지만 이 시점에서 우리가 경계해야 할 게 있다. 챗GPT 같은 생성형 AI는 말 그대로 종합적인 상황을 판단하기 위한 하나의 참조자료이지 그 자체가 정답이 아니다. 최근 모 국회의원이 챗GPT를 이용해 특정법 개정안의 영향을 분석했더니 부작용이 예고됐다며 부당성을 문제 삼았다. 하지만 이는 챗GPT의 기본적인 원리를 도외시한, 즉 챗GPT를 자의대로 이용한 사례다. 그럼에도 AI 서비스는 앞으로도 더 많은 진화를 거듭하게 될 것이며 결국 인간의 존재 이유이자 AI에는 '넘사벽'이라 할 수 있는 '창의력'까지 발현하게 될 것이다. 하지만 지금 시점에서 많은 AI전문가가 우려하는 게 있다. 그것은 빅데이터 기반의 학습을 통해 AI가 내린 결정이 절대적이지도 않고 전적으로 옳지도 않다는 것. 인간이 쌓아놓은 지식데이터를 총합한 결과물(사실)을 제시할 뿐 진실을 담보한다고 장담할 수 없다. 잘못된 정보로 학습된 AI가 내린 결정은 치명적인 영향을 낳을 수 있다.

한편 '피지컬 100'엔 신체적 능력이 곧 권력이고 권력을 갖고 있어야 부도 쟁취할 수 있다는 '정글의 법칙'이 담겨 있다. 이 프로그램은 '신체가 곧 매력'이라 여기는 많은 시청자의 관심을 끌었다. 물론 이 프로그램은 단순한 예능일 뿐 다큐로 볼 필요는 전혀 없다.


그럼에도 초지능 AI시대에 우리가 되새겨봐야 할 것이 있다. 현대인들은 신체개조와 단련에 그 어느 때보다 많은 투자를 한다. 단적인 예로 우리 국민 가운데 규칙적인 운동을 하는 비율은 2006년 28%에서 2022년 46%로 상승했다. 헬스장은 2010년 6만3000여개에서 2020년에는 10만여개로 10년 새 4만여개 증가했다. 그만큼 몸에 관한 대중의 관심이 높아졌다는 것을 알 수 있다.

하지만 지적능력을 단련하는 교양과 상식에는 얼마나 투자할까. 가장 쉽게 유추할 수 있는 게 독서량이다. 통계청에 따르면 2011년 독서인구 비중은 76%에서 2021년 56%로 크게 낮아졌고 연간 읽는 책도 17권에서 9권으로 줄어들었다. 건강을 위해서든, 멋진 몸매를 만들기 위해서든 자신의 신체에 투자하는 것은 바람직한 현상이다. 하지만 그에 못지않게 지적훈련도 소홀히 해서는 안 된다.

챗GPT류의 최고 지능의 AI 서비스가 우후죽순처럼 등장하는 이 시대에는 인간들도 이를 통제하고 제어할 수 있는 수준 높은 지적능력을 갖출 필요가 있다. 상식과 교양에 준하는 판단을 내리기 위해서는 앞으로 AI 서비스의 도움을 받는 상황이 필연적이다. AI는 말 그대로 최종 의사결정이나 진실을 밝히기 위해 도움을 받는 조력자이지 절대적인 정답을 알려주는 '신의 영역'은 더더욱 아니다. 균형감각을 갖고 비판적인 지성을 갖춘 인간만이 AI를 통해 기업의 성장을 주도하고 더 나가 이 사회의 발전을 도모하는 데 기여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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