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한폭탄 된 中 지방정부 부채... 소형 은행 줄파산 경고등

머니투데이 베이징(중국)=김지산 특파원 | 2023.02.28 16:16

31개 성·시·자치구 중 17개가 부채한도 초과
구이저우성 은행은 그림자 부채 부실 떠안아

철로 건설 현장/사진=바이두
중국 지방정부 절반 이상이 부채 한도를 초과했다. 지방정부들의 신용 위기가 은행으로 전이될 위험도 커지고 있다.

28일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31개 성·시·자치구 가운데 17개 이상이 부채 한도를 초과했다. 톈진직할시의 경우 소득 대비 부채 비율이 3배에 도달했다. 충칭과 윈난·구이저우·푸젠·랴오닝·지린성 부채 비율 역시 200%를 초과했다.

지방정부들은 직접 돈을 빌리지 않고 LGFV라는 특수법인을 통해 돈을 조달한다. LGFV가 돈을 갚기 어려운 처지가 되면 부도 또는 파산 처리 하는 식으로 꼬리를 자른다. 이런 식으로 조달한 자금을 '그림자 부채'라고 부른다.

문제는 이런 식의 부채가 얼마나 되는지 아무도 모른다는 것이다. 궈성증권 양예웨이 이코노미스트는 "그림자 부채가 공식적으로 드러난 부채보다 2배 이상 많을 수 있다"고 말했다.

지방정부 부채 문제는 어제오늘 문제가 아니지만 최근 3년간 진행된 '제로 코로나' 때문에 심각성이 배가 됐다. 일상적인 유전자증폭(PCR) 검사 비용을 지방정부가 감당하면서 재정 여력이 바닥났다. 대표 부자 지역인 광둥성만 해도 지난해 공공예산 중 보건 분야에만 2075억위안(약 39조5700억원)을 썼다. 부동산 시장 침체로 지방정부들의 최대 수입원이던 부동산 개발용 용지 매각 역시 여의찮았다.

더 큰 문제는 지방정부 부실이 금융으로 전이되고 있다는 점이다.


1월에 발생한 구이저우성 쭌이시 산하 국유기업인 쭌이도로교각건설이 156억위안(약 2조9750억원) 대출 상환 기간을 20년으로 늘린 게 대표적 사례다. 은행 대출 상환 기간은 길어야 3년 연장해주는 게 일반적이었다. 게다가 첫 10년은 원금 제외한 이자, 이후 10년 간 원금을 분할 상환하게끔 조항을 걸었다. 연 이자율도 기존 7%에서 3~4.5%로 대폭 깎았다.

은행들은 정신이 번쩍 든 모양새다. S&P 글로벌 레이팅에 따르면 은행들이 부채 폭탄을 기피하면서 1월 LGFV의 자금 조달 규모는 489억위안(약 9조325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82.6% 급감했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밍탄 S&P 금융기관평가부장 말을 인용해 "일부 소형 은행들이 어려움에 처한 건 놀라운 일이 아니다"라며 "일부 극단적인 경우, 저개발 지역 내 대출 기관들은 파산할 수도 있다"고 경고했다.

금융 부실 경고등이 켜졌음에도 중앙 정부는 마땅한 해법을 제시하지 못하는 형편이다. 오히려 올해 경기 부양에 총력을 쏟겠다는 의지 아래 지방정부 특별 채권 발행을 독려하고 있다. 국내총생산(GDP) 성장률 개선을 위해 인프라 투자를 서두르라는 신호다.

중국 재정부는 최근 지방정부 특별채권 중 2조1900억위안(약 417조6110억원)을 조기에 승인했다. 지난해 조기 승인액(1조4600억위안)에 50%를 추가한 금액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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