샤르마 회장에 따르면 현재 시장은 지난 10년 동안 만들어진 기술주 버블이 터지는 큰 흐름 속에 있다. 전형적으로 버블은 정점을 찍기 전 12개월 동안 가격이 2배 넘게 뛰는 한편 투자 열풍과 역대급 밸류에이션 같은 광기의 신호를 동반한다. 많은 경우 갑작스러운 통화 긴축을 만나면서 버블은 깨진다.
정점 대비 35% 이상 가치가 하락하면 버블은 붕괴다. 되돌릴 수 있는 지점을 지난 셈이다. 버블이 붕괴되면 일반적으로 3년 뒤 바닥을 치고 이 과정에서 가치는 정점 대비 70% 떨어진다.
거품 붕괴 과정에 내리막만 있던 것은 아니다. 어김없이 에코버블이 따랐다. 한 번의 에코버블은 평균 3개월 지속됐고 평균 상승률은 30%에 달한다. 예컨대 1929년 주식 붕괴 당시에도 1930년 첫 2개 분기 동안 미국 증시는 랠리를 펼치며 50% 반등했다. 하지만 결국 이 버블은 얼마 안 가 터졌고 오랜 대공황이 이어졌다. 2000년 시작해 2002년 끝난 닷컴버블 붕괴 당시에도 에코버블은 세 차례나 있었다. 에코버블 때마다 투자자들은 새 강세장을 기대했지만 번번이 실망과 후회를 경험한 뒤에야 그게 아님을 깨달았다.
샤르마 회장은 현재 시장도 에코버블 패턴을 고스란히 밟고 있다고 봤다. 지난 10년 동안 저금리에 힘입어 광범위한 자산이 역대급 랠리를 펼쳤고 특히 암호화폐와 기술주 등 기술분야 자산에선 투자 광풍이 불었다. 하지만 한동안 자취를 감췄던 인플레이션이 시장을 덮치면서 금리가 급등했고, 기술주는 지난해 전고점 대비 35% 이상 추락하면서 버블이 터졌다.
이 같은 일련의 상황은 전형적인 에코버블의 패턴이라는 게 샤르마 회장의 판단이다. 그는 에코버블은 투자자들이 미래를 확신하지 못할 때 과거 행동을 고수하려는 경향을 갖기 때문에 생긴다고 설명했다.
샤르마 회장은 투자자들이 에코버블이 부채질하는 가짜 희망에 휘둘리는 대신 다음번 시장의 리더를 찾을 때라고 본다. 1960년대 투자 광풍을 이끌던 니프티50(미국 50개 대형주)은 1970년대 원자재에 자리를 내줬고 1980년대엔 일본 증시가, 1990년대엔 미국 기술주가 바통을 이어받은 것처럼 버블이 한번 터지면 기존의 시장 리더가 다음에도 시장을 주도할 것으로 기대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그는 시장 주도주가 버블 붕괴 후 정점을 회복하는 데에는 평균 15년이 걸렸으며 일본 증시처럼 아예 정점을 회복하지 못하는 경우도 있었다며, 역사는 새 강세장을 지난 10년 동안 버블을 겪지 않은 분야가 주도할 공산이 크다는 점을 시사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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