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지 시위' 마주한 시진핑 3기…사회 통제? 쓴소리 듣기?

머니투데이 베이징(중국)=김지산 특파원 | 2023.03.02 16:41

[MT리포트-習황제 시대]③ 시 주석이 넘어야 할 국내의 벽

편집자주 | 중국 최대 연례 정치 행사 양회가 이틀 앞으로 다가왔다. 지난해 10월 당대회가 시진핑 국가주석의 대관식이었다면 이번 양회는 사람과 조직을 장악하는 이벤트다. '시진핑 1인 체제' 구축에 성공했지만, 그의 앞에 놓인 경제, 사회, 국제관계는 결코 녹록하지 않은 상황. 시진핑의 사람들, 그들 앞에 놓인 숙제를 짚어본다.

지난해 11월 28일(현지시간) 중국 베이징에서 정부의 고강도 제로 코로나19 봉쇄 정책에 항의하고 우루무치 화재 희생자를 추모하는 주민들이 정부에 항의하는 의미를 담은 ‘백지’를 들고 밤샘 시위를 하고 있다. /AFPBBNews=뉴스1
지난해 10월 중국 공산당 제20차 전국대표대회(당대회)에서 시진핑 국가주석이 3번째 총서기 연임에 성공했을 때 시진핑 체제의 불안전성을 의심하는 사람은 별로 없었다. 당대회를 사흘 앞두고 '노예 대신 공민을' 현수막이 베이징 한복판에 걸리는 사건이 벌어졌지만 집단행동으로 이어질 거라고 예상하기는 힘들었다.

그러나 11월 '제로 코로나' 봉쇄에 반대하는 집단 시위가 베이징, 상하이 등 주요 대도시들에서 산발적으로 벌어지면서 시진핑 주석의 리더십에 상당한 생채기가 났다. 3년을 끌어온 제로 코로나를 하루 아침에 폐기하고 소리 없이 시위주동자들을 색출하면서 체제 저항 운동은 수그러들었다.

불과 2개월 사이 벌어진 반체제, 반시진핑 운동에 시 주석의 선택은 보다 강력한 사회 통제다. 정부가 아닌 공산당 직속 기구로 공안과 방첩·대테러·이민·호적·교통 등의 업무를 모두 관할하는 '중앙내무위원회(가칭)' 출범 움직임이 증거다. 14억 인민의 일거수일투족을 9700만 공산당이 세밀하게 지켜보겠다는 의도다.

과거 상하이방을 등에 업고 권세를 누렸던 금권(金權) 역시 당 소속 중앙금융공작위원회 부활로 통제하려 한다는 외신 보도도 나왔다. 당 중앙선전부 권력을 강화하려는 움직임은 인민의 사상, 풍속을 통제하겠단 의도를 내포한다.

대외적으로는 '정찰 풍선 사건'으로 서방에 공격의 빌미를 제공했고 우크라이나 전쟁에선 중립을 표방하면서도 실제로는 러시아를 두둔함으로써 냉전 지형도는 더 선명해졌다.

쿵제룽 전 뉴욕 로스쿨 교수는 미국의 소리(VOA)와 인터뷰에서 "소셜네트워크(SNS)에서 '시 주석 스스로 경제를 이끌 것'이라는 무시무시한 글을 본 적이 있다"며 "중국인들은 과거와 다른 방식으로 시 주석에게 질문하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과거와 달리 SNS에 불만이 표출되거나 집회, 시위가 발생하고 있다는 것이다.


제로 코로나 폐기로 시위가 사라졌다고는 하나 경기 하강 국면의 지속, 실업난, 소비 위축과 내수 불안 등은 사회 불안 요소들이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올해 경제정책 우선 목표로 '소비 회복'을 들었다.

그러나 시진핑 3기는 경기 회복과 통제라는 양립하기 어려운 구도 속에서 출발선에 섰다. 중국 경제가 지금보다 더 활력을 잃을 수도 있는 갈림길이다. 리창, 허리펑 등 시진핑 3기 경제팀의 행보가 관심을 받는 이유다.

이들의 독립적 의사 결정 가능 여부가 5~10년 중국 경제를 결정지을 중요 요소다. 시진핑 주석 치세에 리커창 총리의 존재감이 약해졌듯, 이들도 리 총리의 길을 걸을지 시 주석으로부터 권한을 위임받아 시장의 기능을 되살릴지 주목된다. 공산주의 원리주의자인 시 주석의 영향력이 경제 분야에서 과거 10년보다 더 강할 거라고 보는 시각이 우세하다.

올해 1월 17일 열린 스위스 다보스포럼 연차총회에서 '경제 차르' 류허 부총리는 "중국이 계획경제를 하려한다는 말이 있지만 어림없는 소리"라며 "기업가야말로 미래 중국의 부를 창출하는 가장 중요한 요소"라고 말했다. 이런 류의 목소리를 낼 수 있는 사람이 시진핑 3기 지도부에서 나올지가 관건이다. 류 부총리는 이번 양회를 끝으로 은퇴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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