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민드론'에 털린지 두달여…K-방산 '안티드론' 베일 벗는다

머니투데이 이세연 기자 | 2023.02.26 14:11

'16조 시장' 차세대 안티드론에 앞다퉈 진출하는 한국 방산기업들

북한 무인기 여러 대가 지난해 12월26일 군사분계선(MDL)을 넘어 우리 영공을 침입했으며 이중 1대는 서울 시내 상공에 진입했다가 빠져나갔다. 북한 무인기의 우리 영공 침범이 공식 확인된 건 2017년 6월 이후 5년6개월 만이다. 사진은 2017년 6월9일 강원도 인제군 야산에서 발견된 북한 소형 무인기.

북한에서 보낸 '인민 드론(무인기)'에 영공을 털린지 두 달여. 한국의 방산기업들이 개발하고 있는 안티드론(드론대응) 기술들이 속속 공개된다. 드론 시장이 커지는 만큼 드론을 활용한 각종 테러와 불법행위도 늘어난다. 북한 드론 사태로 경각심이 한껏 높아지면서 방산 기업들의 행보에도 속도가 붙는다.

지난해 12월 북한 드론 5대가 군사분계선(MDL)을 넘어 우리 영공을 침범했다. 5대 중 1대가 서울로 진입했고 약 3시간가량 남측에서 비행한 뒤 유유히 돌아갔다.

당시 군은 육군·해병대 대공방어부대의 비호·비호복합·벌컨·천마 등으로 대응하지 못했다. 민가피해가 우려돼서다. 드론을 포착해내는 탐지 능력은 갖췄지만, 드론이 민간 지역이나 도심을 정찰할 때 쓸 대응 체계가 미비했음이 드러났다.

국토교통부 집계에 따르면 글로벌 드론 시장은 작년 43조2000억원에서 2026년엔 90조3000억원으로 커질 전망이다. 드론시장이 커지면서 드론을 활용한 테러와 불법행위도 늘어난다.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전쟁에서도 본격적인 드론전이 전개되고 있다.

안티드론 시장이 더 커질 수밖에 없는 조건이다. 글로벌 시장조사업체 프리시던스리서치는 안티드론 시장이 2021년 14억 달러(약 1조8000억원)에서 2030년엔 126억 달러(약 16조5000억원)까지 커질 것으로 봤다. 역시 가파른 성장세다.

국내 방산 업체들도 시장의 흐름에 맞춰 차세대 안티드론 개발에 뛰어들고 있다. 드론을 무력화하는 방법은 드론을 기관포, 자폭 드론, 레이저 등으로 직접 파괴하는 '하드 킬'(hard kill)과 그물 포획, 전파방해·교란(재밍) 등으로 임무를 저지하는 '소프트 킬'(soft kill)으로 나뉜다. 이 중 소프트킬이 도심에서 발생한 드론 공격에 민가 피해를 줄이고 방어하는 방식으로 제시된다.



포르템테크놀로지스의 불법 드론 대응 시스템 콘셉트 이미지. AI기능을 탑재한 드론이 불법 드론을 그물로 포획해 무력화한다. /사진제공=한화에어로스페이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미 방위산업체 록히드마틴 등과 함께 조건부지분인수계약(SAFE) 방식으로 미국 포르템 테크놀로지스에 225억원을 투자했다고 22일 밝혔다. 포르템 테크놀로지스는 인공지능(AI) 소프트웨어를 넣은 자체 개발 레이더로 불법 드론을 탐지한 뒤 자율주행 드론을 띄워 그물로 포획하는 드론 방어 시스템 기술을 갖고 있다. 드론을 파괴하지 않기 때문에 파편 피해를 막을 수 있다. 우크라이나도 포르템 테크놀로지의 기술을 실전에 투입한 것으로 알려졌다.


LIG넥스원은 방해전파를 발사해 드론을 추락시키는 한국형 재머(K-Jammer)를 개발하고 있다. 재밍 전파를 발사해 원거리에서 경로를 이탈시키거나 추락시킬 수 있다. 지난 8월 개발 준비에 착수했고 2026년 1월 전력화가 목표다. 별도로 'IDEX 2023'에서 공격용 드론인 소형 정찰·타격 복합형 드론도 선보였다. 활주로가 필요 없는 수직이착륙형 드론으로, 비행체를 분해해 백팩에 보관할 수 있다. 자폭 공격이 가능할 뿐 아니라 레이저 거리 지시기로 목표물에 대한 정밀 타격도 가능하다.

현대위아는 공중 폭발탄 안티드론 시스템, 풍산은 개인 휴대용 전투 드론 등을 연구하고 있다.

정부도 안티드론 시스템을 도입하겠다고 나섰다. 국가테러대책위원회는 지난 17일 국가중요시설에 중요도 등에 따른 우선순위를 선정하고 안티드론 시스템을 단계별로 도입하겠단 내용의 '국가중요시설 안티드론 보완대책'을 심의·의결했다.

드론을 활용한 테러와 공격이 급격히 늘어나는 만큼 보다 신속한 연구개발과 관련 법령 정비 등 종합적 대책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방산업계 관계자는 "지난 북한 무인기 사태로 인해 무인기로부터 국가 주요 시설을 보호하는 드론 방호 시스템에 대한 시장의 관심이 급격히 높아진 것을 느끼고 있다"며 "드론 테러에 효과적으로 대응할 수 있도록 드론 대응 기술을 확보에 힘쓰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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