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kWh 팔때 76원 손해…한전 지난해 32.6조 '역대급' 적자

머니투데이 세종=김훈남 기자 | 2023.02.24 14: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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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일 서울 시내 한 건물에 전기계량기가 설치되어 있다. /사진=뉴스1

한국전력공사의 지난해 영업손실(적자)이 33조원에 육박했다. 국제에너지 가격이 급등하는 상황에서 전기판매요금을 억눌러온 결과다. 팔수록 손해를 보는 적자구조에서 전기 소비량마저 늘어나면서 한전의 적자가 '역대급'으로 불어났다는 분석이 나온다.

한전은 24일 오후 2022년도 연결기준으로 매출이 71조2719억원, 영업손실이 32조6034억원으로 집계됐다고 밝혔다. 2021년에 비해 매출은 10조5983억원(17.5%) 늘었지만 영업비용은 37조3552억원 증가한 103조8753억원으로 불어났다. 적자는 2021년 적자 5조8465억원의 5배를 넘어서는 수치로 전년 대비 26조7569억원 급증했다.

한전 측은 "전력판매량 증가와 요금 조정 등으로 매출이 증가했지만 연료가격 급등으로 영업비용이 증가했다"며 역대급 적자 원인을 설명했다.

세부적으로 살펴보면 연료비와 전력구입비는 각각 전년 대비 15조1761억원(77.9%), 20조2981억원(93.9%) 증가한 34조6690억원, 41조9171억원이었다. 지난해 LNG(액화천연가스) 가격이 전년 대비 두배 이상 급등하는 등 에너지 가격 강세의 결과다. 기타영업 비용은 1년 전에 비해 1조8810억원 늘어난 27조2892억원으로 집계됐다.

여기에 코로나19(COVID-19) 대유행 이후 경기 회복세로 인한 전기사용량은 늘었다. 제조업 평균 가동률이 2021년 74.4%에서 75.3%로 오르는 등 전기 판매량이 전년 대비 2.7% 증가했다. 전기 판매단가는 kWh(킬로와트시) 당 120.5원으로 전년 대비 11.5% 올랐다. 그결과 지난해 전기 판매 수익은 전년대비 8조8904억원 늘어난 66조1990억원이었다.


문제는 판매 단가가 여전히 전기 원가 보다 낮다는 점이다. LNG 국내 도입가격은 2021년 톤(t)당 73만4800원에서 2022년 156만4800원으로 113% 급등했다. 유연탄도 같은 기간 158.1% 오른 톤당 359달러에 가격이 형성됐다. LNG 등 국제 에너지 가격에 직접 영향을 받는 전력도매가, SMP(계통한계가격)은 지난해 연평균 kWh당 196.7원이었다. 지난해 전기 판매 단가 120원을 빼면 전기 1kWh를 팔 때마다 76원 가량 적자를 봤다는 얘기다.

한전 관계자는 "글로벌 연료가격 급등으로 인한 재무 위기를 극복하고, 누적적자 해소 등 경영정상화 조기 달성에 총력을 다하겠다"며 "'재정건전화 계획'에 따라 비핵심자산 매각, 사업시기 조정, 비용절감 등을 통해 그룹사 포함 향후 5년간 총 20조원의 재무개선에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정부와 긴밀한 협의를 통해 국민부담을 고려하면서 원가주의 원칙에 입각한 전기요금 조정 및 관련 제도 개선을 추진할 것"이라며 "재무위기 정상화 과정에서도국민부담을 완화하는 한편, 국내 전력망 건설에 적극 투자하고, 인력 재배치와 유연한 조직을 구현하겠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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