꿈의 에너지 '인공태양' 활용…한국산 '전력생산 실증로' 개발한다

머니투데이 김인한 기자 | 2023.02.23 16:02

'한국산 인공태양' KSTAR, 규모 키워 2035년까지 500㎿급 실증로 개발
국제핵융합실험로(ITER)와 별개로 핵심 기술·부품의 국내 조달 등 목표

지난 22일 대전 유성구 한국핵융합에너지연구원 KSTAR(한국 초전도 핵융합 연구장치) 실험동. 연구진이 KSTAR를 가상공간에 그대로 구현해 '플라즈마 가열 실험'을 진행하고 있었다. 1.56PF(페타플롭스·1PF는 초당 1000조번 연산)급 슈퍼컴퓨터로 구현한 실험이다.

권재민 핵융합연 통합시뮬레이션 연구부장은 "플라즈마 가열 실험은 100만개의 입자로 나눠 시뮬레이션을 진행한다"며 "연구진이 직접 수행하는 KSTAR 실험과 가상 시뮬레이션 연구는 95% 이상 일치한다"고 했다.

권재민 핵융합연 통합시뮬레이션 연구부장이 가상공간에서 KSTAR(한국 초전도 핵융합 연구장치)를 구현해 실험하는 장면을 설명하고 있다. / 사진=한국핵융합에너지연구원
KSTAR(한국 초전도 핵융합 연구장치) 진공용기 내부 모습. / 사진=한국핵융합에너지연구원



한국산 인공태양 연내 목표는 '1억℃에서 50초' 운전


핵융합은 가벼운 원자핵들이 융합하며 무거운 원자핵으로 바뀌면서 에너지를 발생하는 원리다. 태양이 에너지를 생산하는 방식이다. 핵융합 연료는 중수소와 삼중수소다. 중수소는 바닷물을 전기분해 하면 얻을 수 있어 바닷물이 마르지 않는 이상 고갈 염려가 없다. 삼중수소는 핵융합로 안에서 리튬과 중성자 반응을 통해 얻을 수 있다.

핵융합 발전은 저준위 폐기물을 일부 만들지만 수십년 보관하면 자연 상태로 되돌릴 수 있는 정도다. 특히 온실가스 주범으로 꼽히는 탄소를 배출하지 않는다. 핵융합 에너지가 '꿈의 에너지'로 불리는 이유다.

KSTAR(한국 초전도 핵융합 연구장치) 외관. / 사진=한국핵융합에너지연구원
KSTAR는 인공적으로 이같은 핵융합 반응을 구현하는 장치다. 핵융합 반응이 일어나도록 1억℃ 이상의 초고온 플라즈마를 만들고, 강력한 자기장을 이용해 플라즈마를 내부에 가둔다. 핵융합연은 2021년 11월 KSTAR에서 이온온도 1억℃의 초고온 플라즈마를 30초간 유지해 운전했다. 이는 당시 미국과 중국, 일본 등도 해내지 못한 최장기록이었다. 핵융합 발전은 초고온 플라즈마를 최대 300초간 유지할 수 있어야 24시간 정상상태로 운전할 수 있다. 연구진의 연내 목표는 초고온 플라즈마 1억℃ 50초 운전이다. 이를 위해 현재 KSTAR 내부 플라즈마 대면 장치 중 하나인 디버터를 텅스텐 소재로 변경하는 작업을 진행 중이다.

권재민 부장은 "슈퍼컴퓨터를 활용한 시뮬레이션 결과 초고온 플라즈마를 300초간 유지하고 운전하려면 관건은 '전류 구동 효율'이 더 높아져야 한다"며 "앞으로 슈퍼컴퓨터를 활용해 가열 시뮬레이션과 3차원 분석을 통해 가열 장치 운전 등을 최적화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韓, KSTAR 규모 더 키운 '핵융합 실증로' 건설 계획


다만 핵융합 에너지를 실제 구현하려면 적어도 10년 이상, 더 길게는 25년 이상 필요한 것으로 평가된다. 현재 한국을 포함해 미국·유럽연합(EU)·일본·중국 등이 프랑스 카다라쉬에 국제핵융합실험로(ITER)를 개발 중이다. 현재 ITER 공정률은 77%를 넘어섰다. ITER은 장치 완공 후 단계적 실험을 통해 2035년쯤 에너지 증폭과 핵융합 에너지 상용화를 목표한다.

우리나라는 현재 KSTAR에서 실험 중인 규모를 키워 2035년까지 핵융합 전력생산 실증로를 개발할 예정이다. 제4차 핵융합에너지 개발 진흥 기본계획(2022~2026년)에 실증로 기본개념이 담겼다. 핵융합 실증로 기본개념은 전기출력 최대 500㎿(메가와트) 이상이다. 설계 수명은 40년 이상이다. 현재 국내 원자력 발전소는 약 1400㎿급으로, 500㎿급은 중소형 원자로 수준이다.

핵융합연은 2050년대 핵융합 실현을 목표로, ITER과는 별개로 핵심 기술 확보와 핵심 부품의 국내 조달 등을 나선다는 계획이다. 향후 구축될 핵융합 실증로에선 핵융합 발전의 기술적 실현 가능성, 경제적 타당성 등을 입증한다. 또 실증로 연료 자급을 위한 '증식블랑켓' 기술을 확보하기 위해 EU와 공동 개발을 시작한다. 증식블랑켓은 삼중수소를 생산하는 핵융합 노심 내벽 부품이다.

유석재 원장은 "핵융합은 탄소중립과 에너지 안보 위협을 동시에 해결할 수 있는 차세대 에너지원으로 가보지 않은 길을 개척해나가야 한다"며 "ITER 이후 실증단계에서도 핵융합 에너지 개발을 주도할 수 있도록 실증로 등 사전 준비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KSTAR(한국 초전도 핵융합 연구장치)가 핵융합 반응을 만들어내기 위해 플라즈마를 가두는 원리. / 사진=한국핵융합에너지연구원
한국핵융합에너지연구원이 (한국 초전도 핵융합 연구장치) 내부 플라즈마 대면 장치 중 하나인 디버터를 텅스텐 소재로 변경했다. 이를 통해 초고온 플라즈마의 안정적인 운영이 가능해질 전망이다. / 사진=한국핵융합에너지연구원

베스트 클릭

  1. 1 "네 남편이 나 사랑한대" 친구의 말…두 달 만에 끝난 '불같은' 사랑 [이혼챗봇]
  2. 2 노동교화형은 커녕…'신유빈과 셀카' 북한 탁구 선수들 '깜짝근황'
  3. 3 '6만원→1만6천원' 주가 뚝…잘나가던 이 회사에 무슨 일이
  4. 4 "바닥엔 바퀴벌레 수천마리…죽은 개들 쏟아져" 가정집서 무슨 일이
  5. 5 "곽튜브가 친구 물건 훔쳐" 학폭 이유 반전(?)…동창 폭로 나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