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남아 시장을 중심으로 캔햄 수출에 주력한 롯데제과가 1등 공신이었다. 캔햄의 내수 시장 판매 비중은 CJ제일제당의 스팸이 우위지만, 수출에선 롯데제과의 런천미트와 로스팜이 주도하고 있다.
23일 관세청과 관련 업계 등에 따르면 지난해 한국 식품기업의 캔햄 수출 총량은 5107톤, 수출액은 2080만4000달러로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다. 수출 물량의 약 71%인 3619톤은 롯데제과 제품으로 집계됐다.
우리나라는 그동안 캔햄 수출보다 수입량이 훨씬 많았다. 스팸은 미국 본사가 있어 내수 판매 외에 별도 수출이 어렵고, 덴마크 튤립햄 등 해외 업체 수입량이 많았기 때문이다.
국내 업체의 캔햄 수출량은 2019년까지 연간 1000톤을 밑돌았다. 하지만 코로나19가 확산한 2020년 2252톤으로 2배 이상 증가한 데 이어 2021년 4974톤으로 급증세가 이어졌다. 지난해도 수출이 늘어 연간 수출량이 처음으로 5000톤을 넘어섰다.
특히 2018년 84톤에 그쳤던 롯데제과의 캔햄 수출량은 2020년 1111톤, 2021년 2926톤, 2022년 3619톤으로 증가했다. 수출액은 5억원에서 146억원으로 늘어났다. 4년 만에 수출량은 43배, 수출액은 29배 증가한 셈이다. 이에 따라 만성 적자였던 캔햄 무역수지가 2021년부터 흑자 전환됐다. 지난해 캔햄 무역수지는 1078만달러 흑자였다.
롯데제과 관계자는 "코로나 펜데믹 이후 사람들이 외출을 자제하면서 캔햄의 상온 보관성이 좋아 수요가 늘어났고, K팝 인기로 K푸드에 대한 현지인들의 관심이 높아졌기 때문"이라며 "인도네시아 등 돼지고기를 금기시하는 무슬림 인구가 많은 국가는 닭고기 100% 성분의 '치킨 런천미트'를 개발해서 판매한 것이 주효했다"고 설명했다.
현지 생산 업체와 중국 업체가 제조한 캔햄보다 가격대는 다소 높지만, 양도 많고 품질이 좋아 수요층이 견고해졌다는 게 롯데제과 측의 설명이다. 캔햄 수출국이 늘어나면 관련 매출 증가세가 이어질 전망이다.
캔햄은 군부대 전투식량에서 비롯된 탓에 미군이 주둔했던 동남아 국가와 일본 오키나와, 미국 하와이 등에서 소비층이 두텁다. 롯데제과는 향후 동남아 지역을 중심으로 캔햄 시장 점유율을 확대할 방침이다.
롯데제과 글로벌사업본부는 캔햄 수출 확대 공로를 인정받아 농림축산식품부로부터 2년 연속 표창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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