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년 8·2 대책 이후 약 5년 반만에 서울 중소형 청약 시장에 추첨제가 부활했다. 강남3구(강남·서초·송파)와 용산구를 제외한 전지역이 비규제지역이 되면서다. 중소형 물량의 60%가 추첨제로 공급돼 저가점자와 유주택자의 당첨길이 열린다. 이번주 분양에 나서는 '영등포자이 디그니티'가 첫 적용 단지다.
22일 분양업계에 따르면 지난 1·3 대책으로 서울 전용 85㎡ 이하 중소형 청약 시장에 추첨제가 부활했다. 가점에 상관없이 무작위 추첨으로 입주자를 선정하는 방식이다.
추첨제가 부활한 것은 2017년 8·2 대책 발표 이후 약 5년6개월 만이다. 정부는 이 대책에서 서울 전지역을 투기지역 또는 투기과열지구로 묶고 이 지역에서 공급되는 전용 85㎡ 이하 중소형의 경우 100% 가점제로 입주자를 선정하기로 했다.
청약 가점제는 무주택기간(32점), 부양가족수(35점), 가입기간(17점) 등을 점수화 해 높은 순으로 입주자를 선정하는 방식이다. 이 때문에 그간 무주택기간이 짧고 부양가족수가 적은 2030세대나, 주택을 소유한 유주택자들은 당첨이 사실상 불가능 했다.
그러나 올해부터는 추첨제가 부활해 저가점자나 유주택자도 서울 아파트 청약에 당첨될 수 있다. 강남3구와 용산구를 제외한 지역에서 전용 85㎡ 이하 중소형 아파트가 공급되면 가점제 40%, 추첨제 60%를 적용해 입주자를 뽑는다.
추첨제 물량은 저가점자는 물론 유주택자도 당첨될 수 있다. 다만 무주택자의 내집마련 기회를 보장하기 위해 추첨제 물량의 75%는 무주택자에게 우선 공급한다는 방침이다. 나머지 25%는 우선 공급에서 탈락한 무주택자와 유주택자가 경합해 가져가는 구조다.
추첨제가 첫 적용되는 단지는 오는 24일 입주자모집공고가 예정된 '영등포자이 디그니티'다. 영등포구 양평12구역에 지하 2층~지상 최고 35층, 4개동, 707가구 규모로 들어선다. 일반분양 물량은 전용 59·84㎡의 중소형으로만 구성됐다.
일반분양 물량은 185가구로 이중 특별공급 87가구를 제외하면 98가구가 일반공급 물량이다. 단순하게 60%를 적용하면 추첨제 물량은 약 58가구다. 주택형별로 비율을 조정하기 때문에 최종 물량은 소폭 달라질 수 있다. 보유주택수에 상관없이 1순위 청약이 가능하지만 1주택자를 제외한 2주택 이상 다주택자가 당첨될 확률은 극히 낮을 전망이다.
국토부 관계자는 "추첨제 가운데 75%는 무주택자에게 우선 공급하고 25%는 우선공급에서 탈락한 무주택자와 1주택자 중에 선정한다"며 "그렇게 한 후에도 물량이 남아있어야 다주택자에게 차례가 돌아간다"고 설명했다.
한편, 오는 4월 1일부터는 규제지역이 유지된 강남3구와 용산구 중소형 청약에도 추첨제가 도입될 전망이다. 비규제지역과 달리 전용 60㎡ 이하 60%, 전용 60~85㎡ 30%, 전용 85㎡ 초과 20%가 추첨제로 공급된다. 전용 85㎡ 초과의 경우, 중장년층의 대형 평형 선호를 고려해 가점제 비율을 오히려 현행 50%에서 80%로 확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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