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 간 美, 러시아 간 中…레드라인 넘은 G2 '또 충돌'

머니투데이 송지유 기자, 정혜인 기자, 김희정 기자 | 2023.02.22 05:00

바이든, 5억弗 추가 원조 발표…푸틴에 경고 메시지
왕이, 하루뒤 방러 '맞불' 시진핑 주석 방문 사전작업 분석
푸틴, 국정연설 "전쟁은 서방이 시작" 공세 지속 의지

[키이우=AP/뉴시스] 조 바이든(오른쪽) 미국 대통령이 20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 키이우를 깜짝 방문해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에서 전사한 군인들의 사진이 붙어 있는 추모의 벽에 헌화한 후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과 작별 인사를 하고 있다. 2023.02.21.
오는 24일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이 1년을 맞는 가운데 미국과 중국이 또 엇갈린 행보를 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우크라이나 수도 키이우를 전격 방문한 다음 날, 중국에선 외교 사령탑 왕이 공산당 중앙정치국 위원의 러시아 수도 모스크바행 소식이 전해졌다. 미·중이 러시아에 대한 살상무기 지원 검토 등을 놓고 서로 "레드라인(금지선)을 넘고 있다"고 경고하는 등 또 충돌하면서 국제사회의 긴장감이 커지고 있다.



깜짝 방문의 의미



로이터통신·블룸버그통신·CNN 등을 종합하면 바이든 대통령의 20일(각 현지시간) 키이우 깜짝 방문은 소수의 고위 보좌관들이 수개월간 치밀하게 준비한 것으로 17일 저녁에야 바이든 최종 승인한 비밀 계획이었다. 바이든 대통령은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과 만나 포탄·대장갑시스템·항공감시레이더 등 5억달러(약 6500억원) 규모의 새 군사 원조계획을 약속했다. 미국 대통령이 미군이나 동맹국 군대가 상황을 통제하지 않는 전쟁 지역에 간 것은 매우 이례적으로 다양한 포석이 담겼다는 해석이 따른다.

가장 강력한 메시지는 푸틴 대통령에 대한 경고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푸틴은 실패했다. 전쟁 발발 1년이 지났지만 키이우가 버티고 있고, 우크라이나가 서 있다. 민주주의가 이기고 있다"고 말했다. 여기엔 총공세를 예고한 러시아의 힘을 빼놓기 위한 목적도 있다. 그는 미국을 중심으로 한 동맹국들의 결속을 주창했다.

푸틴 대통령의 의회연설 하루 전날 '깜짝 쇼'를 연출해 중요한 행사에 재를 뿌렸다는 해석도 있다. 하지만 바이든의 키이우 방문 자체로 미국이 기선제압에 성공했다는 평가가 우세하다. CNN에 따르면 러시아 매파들 사이에선 "러시아에 대한 노골적 굴욕주기"라는 불만이 나온다.



푸틴 "우크라이나 국민과 전쟁하는 게 아냐"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21일(현지시간) 정오(한국시간 기준 오후 6시) 모스크바의 고스티니드보르 전시장에서 상·하원 의원과 장병들을 대상으로 국정연설을 하고 있다. /로이터=뉴스1

21일(현지시간) 정오(한국시간 기준 오후 6시) 모스크바의 고스티니드보르 전시장에서 상·하원 의원과 장병들을 대상으로 한 국정연설을 시작했다. 그는 전쟁과 관련 "키이우(우크라이나) 정권의 노골적인 증오와 끊임없는 폭격 속에서도 우리는 돈바스 지역 주민들의 살 권리와 모국어(러시아)를 말할 권리를 지키기 위해 싸웠다"고 평가하고 러시아는 평화적으로 문제를 해결하려 했으나 "러시아의 특별군사작전 시작 전에" 우크라이나와 서방이 무기공급 문제를 논의했다고 지적했다. 그는 "전쟁을 시작한 것은 서방" 이라고도 단언했다. 푸틴 대통령은 이번에도 우크라이나 국민과 전쟁하는 게 아니라면서도 공세를 지속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중국의 중재? 밀착?



왕이 중국 공산당 중앙정치국 위원이 18일(현지시간) 독일 뮌헨 안보회의(MSC)에 참석해 연설하고 있다. /로이터=뉴스1

중국 외교 사령탑인 왕이 공산당 중앙정치국 위원은 우크라이나 전쟁 관련 사안을 논의하겠다며 21일 러시아를 방문했다. 전쟁 발발 후 중국의 고위 인사가 러시아를 방문한 것은 이번이 처음으로, 바이든 대통령의 우크라이나 깜짝 방문에 맞불을 놓은 행보라는 분석도 있다. 중국 측은 이번 왕 위원의 러시아 방문 목적이 우크라이나 전쟁 평화협상 등을 중재하기 위한 것임을 강조한다.

"중국이 러시아에 살상무기 제공을 검토하고 있다"며 "실제 무기 지원이 이뤄질 경우 대가를 치를 것"이라는 미국의 경고를 의식한 듯 '평화' 의제를 최우선으로 삼겠다는 입장을 확실히 하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중국 관영 영자지인 글로벌타임스는 "우크라이나 분쟁 상황을 완화하려는 중국의 가시적인 움직임은 갈등을 부채질하는 미국과 극명한 대조를 이룬다"며 "미국과 일부 서방 국가들이 자국의 지정학적 전략 목적을 위해 중국과 러시아를 한 패로 묶으려고 한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이번 왕 위원의 러시아 방문은 경제 협력 분야 논의 등 시 주석의 방러를 위한 사전 작업이 될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앞서 러시아 타스통신은 러 외교부를 인용해 올봄 시 주석이 러시아에 방문할 예정이라고 보도한 바 있다. 실제로 시 주석의 방러가 성사될 경우 이는 지난 2019년 이후 4년 만이자 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첫 러시아 방문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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