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기 천국' 유튜브…범정부 대응 TF가 시급한 이유[우보세]

머니투데이 유동주 기자 | 2023.02.22 03:30

[우리가 보는 세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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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짜 테슬라 채널에서 반복 재생되는 일론 머스크의 가상화폐 관련 과거 줌 인터뷰 /사진= 유튜브 캡쳐


지난해 대한민국 정부 유튜브 채널을 포함해 공공기관 공식 계정 상당수가 해킹당한 바 있다. 계정을 도용한 일당은 우리 정부나 공기관 유튜브 채널을 '테슬라'나 '스페이스 X'의 공식 채널처럼 바꿔놓고 코인 사기를 시도했다.

일론 머스크의 과거 가상화폐 인터뷰를 실시간으로 반복 재생시키면서 구독자들의 비트코인과 이더리움을 자신들이 운영하는 피싱사이트의 가상화폐 지갑주소로 입금하도록 유도했다. 경찰이 수사의뢰에 나섰지만 해외에 근거지를 둔 그 일당은 지난 1월에도 유명 먹방 유튜버 '햄지'의 채널을 같은 방식으로 해킹하는 등 여전히 활개치고 있다. 현실적으로 그런 해외 해킹·사기조직을 우리 수사기관이 잡기는 불가능에 가깝다.

유튜브에서의 사기 행각은 다양하다. '이재용 코인'을 자처하며 사기성 코인을 홍보하는 영상도 별다른 제재없이 지금 이 시간에도 재생되고 있다. 연예이슈를 1분 이하 쇼츠(shorts)로 소개하는 척 궁금증을 유발한 뒤 고정댓글을 통해 피싱사이트로 연결시키기도 한다.

유튜브에 광고비를 내고 정상적인 광고툴과 기법을 이용하는 해외사이트들 중에선 사기성 쇼핑몰도 허다하다. 고가의 드론 사진을 올려놓고 대폭 할인하는 것처럼 해 구매하면 실제론 싸구려 드론을 보내는 중국사이트는 이제 유튜브 괴담 중 고전에 속한다. 품목도 다양해지고 그럴듯한 후기까지 정성들여 만든 사기성 해외사이트들이 즐비하다. 광고제품과 실제 배송품이 일치하지 않아도 국내 소비자는 해외에 주소지를 둔 판매자에게 제대로 항의도 못한다. 결제를 해도 아예 물건을 보내지 않고 묵묵부답인 곳도 적지 않다.

현재 유튜브와 인스타그램 그리고 틱톡 등에서 벌어지는 갖가지 사기극에 많은 국민이 당하고 있지만 정부는 그 심각성을 아직 깨닫지 못하는 듯 하다. 게다가 유튜브는 자의적인 삭제나 블라인드 처리로도 문제를 일으키고 있다. 모든 창작자에게 공평하게 적용되지 않는 룰적용이 지적되고 있다. 유튜브, 페이스북, 트위터 등 빅테크 기업의 고향인 미국에서도 선거 국면에서 정치적으로 치우친 대처로 의혹과 비난을 받기도 했다. 국내에서도 지난 몇 년간 그런 의혹이 커졌고 고질적인 문제로 자리잡는 듯한 모양새다.


유튜브 등은 플랫폼 특성상 관계될 수 있는 담당 정부기관이 여러 곳 일수 밖에 없다. 그런데 공조직 특성상 정확히 자신들의 소관 업무에 딱 들어맞지 않으면 손을 대려 하지 않는다.

저작권 문제부터 가짜광고, 가짜뉴스 등 문화체육관광부, 과학기술부, 방송통신위원회, 공정거래위원회, 방송통신심의위원회 등 부처와 산하 기구까지 모두 관여할 수 있는 게 유튜브다. 동시에 모든 공조직이 손을 놓고 있어도 딱히 누구 잘못이라고 지적하기 어려운 것도 유튜브에서 벌어지는 문제들이다.

그런 면에서 대통령과 참모들의 관심이 절실하다. 유튜브 주 이용층은 MZ세대 뿐만이 아니다. 10대 청소년부터 70대 노년층까지 전 세대가 같이 이용하고 있다. 부작용과 피해는 국민의 생활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 보이스피싱 대응하듯 범정부적 노력이 필요하다. '유튜브 대응 범정부 태크스포스(TF)'의 발족을 기대한다.

유동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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