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脫이수만' SM엔터의 운명…'캐스팅보트' 쥔 이들에 달렸다

머니투데이 이사민 기자 | 2023.02.22 15:17

[MT리포트-격랑의 SM, K팝의 미래는] ③

편집자주 | 불투명한 지배구조 문제로 촉발된 SM의 경영권 분쟁이 점입가경이다. 이수만 전 총괄과 현 경영진간 다툼에 카카오, 하이브 등 IT·엔터 공룡들이 가세하면서 양측의 갈등은 극한으로 치닫고 있다. 경영권 분쟁이 과열 양상을 보이면서 글로벌 K팝 위상에 미칠 악영향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격랑에 휩싸인 SM의 앞날은, K팝의 미래는 어떻게 될까


다음달 SM엔터테인먼트(이하 '에스엠') 주주총회에서 이수만 전 총괄프로듀서와 '반(反) 이수만' 연대가 마침내 격돌한다. 경영 주도권을 두고 양측이 치열한 싸움을 이어가는 가운데 캐스팅보트를 쥔 기관투자자들 행보에 관심이 쏠린다.


국민연금·KB자산운용·컴투스 '눈길'...SM엔터 주총 표심 향방은


이번 에스엠 주총을 앞두고 기관투자자들 '표심 살피기'가 한창이다. 22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주주명부폐쇄일(12월 31일) 이전 기준 에스엠을 보유한 주요 기관투자자는 국민연금(8.96%), 컴투스(4.2%), KB자산운용(3.83%) 등이다.

행동주의펀드 얼라인파트너스자산운용(이하 '얼라인')이 에스엠에 요구한 지배구조 개선 문제는 경영권 분쟁으로 확전된 지 오래다. 얼라인 측과는 이수만에 반기를 든 에스엠 현 경영진과 카카오가 힘을 합쳤다. 위기에 놓인 이수만은 동종업계 경쟁자였던 하이브와 손 잡았다.

'이수만+하이브' 대 '얼라인+에스엠 현 경영진+카카오' 대결 구도 속 그 외 지분을 보유한 기관투자자들이 주목받는다. 주총에서 의결권을 충분히 확보해야 비로소 이사회를 장악할 수 있어서다.

현재 이수만 측은 이수만(3.65%)과 하이브(14.8%) 보유지분을 더한 18.45%로 집계된다. 1대 주주 하이브는 주주명부폐쇄일 이후인 지난 9일 이수만 지분을 매입해 의결권이 없지만, 이번 주총에선 이수만 의결권을 위임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반(反)이수만 세력으로는 각각 1%대 내외로 알려진 얼라인과 에스엠 현 경영진 지분과 함께 2대 주주 카카오(9.05%)가 있다. 그러나 카카오의 지분 매입(제3자배정유상증자 및 전환사채 인수) 역시 주주명부폐쇄일 이후인 지난 7일 이뤄져 이번 주총에선 의결권 행사가 불가능하다. 총합 17%에 달하는 기관투자자들의 표심이 중요한 이유다.

먼저 국민연금과 KB자산운용은 과거 이수만과 격돌한 전례가 있어 반(反) 이수만 측으로 분류되고는 한다. 지난해 주총에선 얼라인이 추천한 곽준호 감사후보가 선임됐는데 당시 국민연금을 포함한 기관 및 개인투자자 지지세에 80%가 넘는 찬성률을 기록했다.

KB자산운용은 지난 2019년 6월 이수만 개인회사 '라이크기획'과 에스엠 간 불공정 계약에 대한 문제점을 지적하며 주주서한을 발송한 바 있다. 이는 향후 얼라인이 에스엠을 상대로 주주행동을 벌이게 된 실마리가 되기도 했다.

다만 국민연금과 KB자산운용 모두 과거 결정과 향후 행보는 서로 무관하다는 입장이다. KB자산운용 관계자는 "고객 수익률 극대화를 고려해서 결정할 뿐 특정 세력의 우호 또는 반대 지분으로 보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고 말했다. 국민연금 관계자도 "의결권 행사 전 혹은 공시 전까지는 방향성을 밝히기 어렵다"고 답했다.


/사진=임종철 디자인기자

컴투스는 에스엠과의 관계성을 이전에 보여준 바는 없다. 그러나 컴투스가 에스엠 경영권 분쟁 사태 직전 에스엠 지분을 지속적으로 매입하면서 정황상 '이수만 백기사론'에 힘이 실린다. 컴투스는 지난해 10월 12일부터 약 670억원을 들여 에스엠 주식 총 99만여주를 사들였다.

그러나 컴투스 관계자도 "에스엠 투자는 신사업과의 시너지 효과를 노리고 전략적으로 진행한 것"이라며 "이수만 측 세력이라는 메시지를 공식적으로 밝힌 적은 없다"고 말했다.

송재준 컴투스 대표도 지난 10일 컨퍼런스콜에서 의결권 행사에 관해 원론적인 입장을 밝힌 바 있다. 그는 "현재 상황에선 검토된 바가 없다"면서도 "향후 의결권 행사가 필요하다면 주주이익, 사업적 시너지를 극대화할 방향으로 의사결정을 모색해 나가겠다"고 답했다.

증권업계에서도 과거 전례만으로 기관투자자를 특정 우호 지분으로 분류하기는 어렵다고 입을 모은다. 이번 주총에선 이들이 각자 유불리를 따질 것이란 관측이 우세하다.

박성국 교보증권 연구원은 "국민연금과 KB자산운용이 지난해처럼 무조건 얼라인에 유리한 표를 던져줄 거라고 가정하기는 어렵다"며 "하이브나 카카오 중 어느 쪽이 승리하든 에스엠의 체질 개선은 이뤄질 것이기 때문에 기관들은 각 세력의 정책을 살펴 자신에게 좀 더 유리한 방향으로 표를 던질 것"이라고 말했다.

최근 에스엠과 하이브가 경영 전략 등을 밝히는 것도 우군 확보를 위한 여론전으로 해석할 수 있다. 김하정 다올투자증권 연구원은 "어느 쪽이 더 좋은 제안을 가져올지는 아직 명확하지 않다"며 "기관투자자는 물론 소액주주 역시 양측이 어떤 정책을 내놓는지, 이 중 무엇이 수익률에 이득일지를 고려해 마음을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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