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빚투가 공매도 이겼다" 주가 치솟은 SM, 2차 쩐의전쟁 향방은?

머니투데이 박수현 기자 | 2023.02.22 15:20

[MT리포트-격랑의 SM, K팝의 미래는] ④

편집자주 | 불투명한 지배구조 문제로 촉발된 SM의 경영권 분쟁이 점입가경이다. 이수만 전 총괄과현 경영진간 다툼에 카카오, 하이브 등 IT/엔터 공룡들이 가세하면서 양측의 갈등은 극한으로 치닫고 있다. 경영권 분쟁이 과열 양상을 보이면서 글로벌 K팝 위상에 미칠 악영향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격랑에 휩싸인 SM의 앞날은, K팝의 미래는 어떻게 될까.

SM엔터테인먼트(에스엠)를 둘러싼 경영권 분쟁에 공매도 세력과 '빚투'(빚내서 투자) 세력이 한 판 붙었다. 치고받는 공방전 속에 거래량은 폭증하고 주가는 크게 흔들린다.

주가가 오르든 떨어지든 어느 한 세력은 큰 손실을 본다. 펀더멘털과 상관없이 급변하는 주가에 섣불리 올라탄 개인 투자자들의 피해가 우려된다는 지적이 나온다.

21일 코스닥 시장에서 에스엠은 전날보다 1700원(1.40%) 오른 12만35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에스엠은 이달 초 경영권 분쟁이 시작되며 주가가 급등해 지난 7일 9만100원에서 16일 장 중 한 때 13만3600원까지 치솟으며 7거래일 만에 48.3% 뛰었다.

에스엠의 주가가 급변하며 거래량은 폭증했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10∼20일 에스엠 주식의 거래대금은 코스피와 코스닥 시장을 합쳐 2번째로 많은 3조2141억원을 기록했다.

여기에 공매도와 빚투 세력까지 가세해 주가 변동성은 더 커졌다. 에스엠의 공매도 잔고는 지난 9일 34만6800주로 이달 초 19만8600주 대비 2배가량 급증했다. 신용융자 잔고도 같은 기간 92만4000주에서 126만주로 급격히 늘었다.

1라운드는 공매도 세력의 패배다. 지난 10일 하이브가 에스엠 인수를 발표하면서 주가는 하루 만에 16.45% 급등했다. 이후에도 주가 상승이 계속되자 공매도 세력은 손절에 나섰다. 지난 15일 공매도 잔고는 4만4600주로 뚝 떨어졌다. 공매도 세력이 숏커버(공매도 포지션 청산을 위한 매수)에 나서자 숏스퀴즈(숏커버에 의한 주가 상승)가 발생하며 에스엠 주가는 계속 올랐다.

이 기간 신용융자는 계속 늘었다. 지난 20일 기준 신용융자 잔고는 150만주까지 급증했다. 이달 초 대비로는 63% 늘었다. '빚투' 세력이 공매도 세력을 이긴 셈이다.

2라운드는 아직 안갯속이다. 에스엠 주가는 지난 16일 고점을 찍고 소폭 조정이 진행 중이다. 공매도 대기 자금이라고 할 수 있는 대주잔고는 지난 20일 기준 7만1000주로 지난 16일 대비 36% 늘었다. 주가 하락이 본격화하면 언제든 공매도에 쓰일 수 있는 실탄이다. 신용융자 역시 여전히 높은 수준이다.


주가 전망은 엇갈린다. 와이즈리포트에 따르면 이날 에스엠에 대해 분석 리포트를 낸 증권사들의 평균 목표주가는 11만4700원으로 이날 종가보다 8800원 낮다. 증권사 6곳이 목표주가를 상향, 2곳이 유지했다. 목표주가를 유지한 증권사 2곳은 투자의견을 'Hold'(중립)로 냈다.

이지은 대신증권 연구원은 이날 목표주가로 15만원을 제시하며 "향후 가처분 신청 결과, 지분 경쟁 관련 뉴스, 주총 결과 등이 주가 모멘텀으로 작용할 전망"이라며 "다만 지분 경쟁과는 별개로 올해 경영 효율화로 외형 성장과 이익률 개선이 구조적으로 진행될 예정이다. 이를 반영한 본업의 펀더멘털 가치만으로 현주가는 저평가 상태"라고 밝혔다.

김현용 현대차증권 연구원은 이날 목표주가를 기존 9만3000원에서 12만원으로 상향 조정하며 "에스엠의 목표주가를 기존 대비 29% 상향하지만 투자의견은 M.PERFORM(시장수익률·중립)으로 하향 조정한다"며 "지분 경쟁이 추가로 격화된다고 하더라도 최종인수가격이 공개매수 가격을 20% 이상 상회하기는 어렵다. 변동성을 감내하고 신규 매수할 만큼의 상승 여력은 없다"고 판단했다.

주가가 과열되며 공매도와 빚투 투자자가 동시에 몰리는 현상은 리스크를 높인다는 지적이 나온다. 공매도와 신용융자는 정확히 반대 포지션이다. 어느 한쪽이 이익을 보면 다른 한쪽은 큰 손실을 보게 된다. 특히 신용융자는 개인 투자자 비중이 높다는 점에서 위험도가 높은 투자에 주의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다.

서지용 상명대 경영학과 교수는 "공매도는 주로 외국인이나 기관이 하고 신용융자 거래는 개인이 하는데 투자자의 관점이 달라서 공매도와 신용융자 거래가 동시에 늘어난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이어 "주식시장이 과열됐을 때에도 신용융자 거래가 늘어나지만 경기가 안 좋고 투자 대안이 많지 않을 때도 신용융자 거래가 늘어난다"며 "주식을 통해서 기존 부채를 상환할 자금을 마련하기 위해 위험을 무릅쓰고 신용융자 거래를 하는 경우가 있다. 신용융자 거래를 하는 투자자의 리스크는 지금같은 고금리 시대에 특히 더 커질 수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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