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국 팬들의 분데스리가에 대한 관심은 이처럼 높지만 해외에서 분데스리가는 '노잼 리그(재미없는 리그)'로 통한다. 이런 이유로 분데스리가의 해외 중계권료 수입은 EPL과 스페인 라 리가에 비해 낮은 편이며 최근에는 그 수입이 더 줄어들었다.
여기에는 여러 가지 원인이 있겠지만 세계적인 스타가 별로 없다는 게 첫 번째 이유다. 2022~2023 시즌을 앞두고도 분데스리가는 '득점 기계' 로베르트 레반도프스키(35·바르셀로나)와 '떠오르는 골잡이' 엘링 홀란(23·맨체스터시티)을 각각 스페인 라 리가와 EPL로 보냈다.
스타 부재보다 더 심각한 이유도 있다. 바로 바이에른 뮌헨의 독주다. 바이에른 뮌헨은 지난 2012~2013 시즌부터 지난 시즌까지 10회 연속으로 리그 우승을 차지했다. 유럽 축구 빅 리그에서 찾아볼 수 없었던 기록이다. 종목은 다르지만 이에 견줄만한 팀은 일본 프로야구에서 9연패(1965~1973년)를 차지한 요미우리 자이언츠와 미국프로농구(NBA)에서 8연패(1959~1966년)를 기록했던 보스턴 셀틱스가 있을 뿐이다.
바이에른 뮌헨은 분데스리가를 대표하는 팀이다. 지금까지 59번의 분데스리가 시즌에서 31차례나 정상에 올랐을 정도로 압도적인 모습을 보여줬다.
하지만 최근 바이에른 뮌헨의 리그 10연패는 분데스리가를 더 재미없는 리그로 만들고 있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실제로 분데스리가는 축구 팬들 사이에서서 '매 시즌 18개 팀이 경쟁하지만 결국엔 바이에른 뮌헨이 우승하는 리그'로 치부된 지 오래다. 상대적으로 리그 우승 팀을 예측하기 쉽지 않은 EPL과는 전혀 다른 상황이다.
지난 해 9월 발간된 영국 축구 잡지 '월드사커'도 유럽 프로축구 시즌 전망 기사에서 바이에른 뮌헨의 독주 때문에 점점 매력을 잃고 있는 분데스리가는 개혁이 필요하다는 취지의 주장을 했다.
물론 이 규정 때문에 팬들의 의견이 클럽 운영에 반영되고 분데스리가의 평균 입장료가 저렴하게 유지될 수 있었다. 경제적 여유가 많지 않은 축구 팬들도 자주 경기장을 찾을 수 있는 분데스리가의 구조도 여기에서 출발했다.
하지만 아이러니하게도 '50+1' 규정은 분데스리가 클럽 간의 전력균형을 무너뜨렸다. 약팀이 강팀으로 성장해 리그 우승 판도에 새로운 다크호스로 등장하기 위해서는 일정부분 큰 손들의 투자가 이뤄져야 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런 투자가 '50+1' 규정 때문에 분데스리가에서는 잘 발생하지 않는다. 중동 자본의 힘으로 EPL 최강자로 떠오른 맨체스터시티 같은 사례를 분데스리가에서 찾아보기 어려운 이유다.
이 와중에 전통의 강호이자 바이에른 주에 위치한 알리안츠, 아우디 등 글로벌 기업들의 후원을 받고 있는 바이에른 뮌헨의 10연패가 이뤄질 수 있었다.
바이에른 뮌헨의 독주를 마감할 수 있는 팀으로 먼저 거론되는 것은 도르트문트다. 지난 시즌 2위를 차지한 도르트문트는 마지막 리그 우승이 2011~2012 시즌이었다. 당시 도르트문트의 지휘봉은 현재 리버풀 감독으로 있는 위르겐 클롭(56)이 잡고 있었다.
올 시즌 도르트문트 감독은 에딘 테어지치(41)다. 도르트문트에서 스카우트, 유스팀 코치와 테크니컬 디렉터를 거쳐 감독으로 선임된 테어지치는 선수들에게 동기부여를 잘 하는 젊은 감독으로 알려져 있다. 그는 팀에서 득점 1위인 율리안 브란트(27)와 재능이 뛰어난 카림 아데예미(21)에게 큰 기대를 걸고 있다.
옛 동독 지역의 우니온 베를린은 통독 이후 분데스리가에 합류한 팀이다. 초기에는 재정적으로 힘든 시기를 보냈지만 2019년 1부리그에 승격한 돌풍의 팀이다. 우니온 베를린은 옛 동독 지역 팀 가운데는 6번째로 분데스리가 1부리그에 진출했다. 리그 우승을 노리기에는 아직 역부족이라는 평가가 지배적이지만 홈 팬들의 열광적인 응원을 발판으로 기적을 꿈꾸고 있다.
바이에른 뮌헨의 별칭은 독일에서 위성TV 등 상업방송 시대가 개막한 1990년대부터 'FC 헐리우드'가 됐다. 독일을 대표하는 유명 축구 스타들이 즐비해 늘 미디어의 초점이 되어왔기 때문이다. 전무후무할 기록이 될 수 있는 리그 11연패를 노리는 바이에른 뮌헨과 이를 저지하려는 팀의 경쟁은 올 시즌 유럽 축구의 또다른 볼거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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