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겹살에 냉수 마셔야 되나…소주 1병 '6000원' 시대 온다

머니투데이 박광범 기자 | 2023.02.19 10:46
/사진=이동훈 기자 photoguy@
'국민 술' 소주와 맥주 가격이 올해 또 인상될 것으로 보인다. 주세가 지난해보다 큰폭으로 오르는 데다 원재료·부자재 가격 등 오름세가 계속되면서다. 머지않아 식당에서 '소주 1병당 6000원' 가격표를 보게 될 것이란 관측이 제기된다.

19일 기획재정부가 지난달 발표한 '세재 개편 후속 시행령 개정안'에 따르면 오는 4월부터 맥주에 붙는 세금이 지난해보다 리터(ℓ)당 30.5원 올라 885.7원이 된다. 지난해 리터당 20.8원 오른 것보다 인상 폭이 더 커졌다.

맥주에 붙는 세금이 오르면 주류회사의 출고가 인상으로 이어진다. 여기에 원·부자재 가격과 물류비, 전기료 등이 계속 오르고 있는 것도 맥주 출고가 인상 요인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높다.

소주 역시 출고가 인상 압박을 받고 있다. 소주는 맥주처럼 주세가 인상되는 것은 아니지만 원가 부담이 출고가 인상을 부추기고 있다.

소주는 주정(에탄올)에 물과 감미료를 섞어 만든다. 10개 주정 회사가 공급하는 주정을 국내에서 독점 유통하는 대한주정판매는 지난해 주정값을 7.8% 올렸다. 10년 만의 주정값 인상이었다. 그럼에도 주정회사들의 영업 전망은 여전히 암울하다. 상당수 주정회사는 주정 원재료인 타피오카 가격과 주정 제조 과정에 필요한 에너지 가격 상승 등으로 실적이 곤두박질친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 진로발효MH에탄올은 지난해 영업이익이 전년보다 각각 66.6%, 6.0% 감소했다고 최근 공시했다.

여기에 제병업체들은 최근 소주 업계에 소주병 공급 가격을 병당 180원에서 220원으로 20% 넘게 올리겠다는 계획을 통보했다.


이런 이유로 올해에도 소주 출고가가 추가로 높아질 가능성이 상당하다는 게 업계 관측이다. 주류업체들은 지난해 이미 소주와 맥주 출고가를 3~6년 만에 일제히 올렸다. 국민 정서상 주류 가격을 쉽게 올리지 못해 몇 년간 쌓인 인상 요인을 한번에 몰아서 가격에 반영했다.

높아진 원·부자재 가격 부담에 주류회사들이 2년 연속 출고가를 인상하면 마트나 식당에서 파는 소주 가격은 더 큰 폭으로 오르게 된다. 실제 지난해 소주 1병당 출고가가 85원가량 오르자 마트와 편의점 판매 가격은 병당 100∼150원 인상됐다. 식당 등 판매가격은 이보다 인상 폭이 더 커진다.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달 식당에서 판매된 소주·맥주 가격 상승률은 10.2%로 집계됐다.

지난해 외식산업연구원이 일반음식점 외식업주 130명을 조사한 결과 55.4%가 소주 출고가 인상에 따라 소주 판매가격을 올렸거나 올릴 예정이라고 답했다. 이미 올린 업주들은 병당 500∼1000원을 인상했다고 답했다.

올해도 지난해와 비슷한 추세로 출고가가 오르면 식당에서 '소주 1병 6000원' 가격표를 보게 될 수도 있다.

다만 하이트진로, 오비맥주, 롯데칠성음료 등 주류업체들은 출고가 인상 여부와 관련해 신중한 입장이다. 최근 경기 둔화 우려 등으로 소비심리가 위축되면서 추가로 가격을 인상하는 것이 쉽지 않다는 분위기도 감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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