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간] "왜 심각한 침체는 불가피한가?" 美 경제 호황 속 중앙은행 관찰자의 일침

머니투데이 최형균 기자 | 2023.02.15 17:58
안근모 글로벌모니터 대표 '비욘드 더 크라이시스' 발간
고임금發 나쁜 인플레이션이 불러올 급격한 경기침체 강조
150여 개 그래프 첨부…위기 이후 찾아올 반등의 시그널 모색

/사진=어바웃어북
'비욘드 더 크라이시스'를 펴낸 안근모 글로벌 모니터 대표는 국내 최고 중앙은행 관찰자로 꼽힌다. 지난 수십 년 동안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와 유럽중앙은행(ECB) 등 주요 중앙은행 관찰자로 활동하며 독보적인 통찰력을 보여주고 있다.

"왜 심각한 경기침체는 불가피한가?" 이 책의 첫 번째 챕터에서부터 저자가 던지는 질문이다. 그에 대한 답으로 저자는 '미국의 인플레이션'을 제시한다.

미국은 강한 고용 수준에 힘입어 경제호황을 누리고 있다. 실업률이 1969년 이후 최저인 3.4% 수준으로 고용주들이 일손이 부족해 발을 동동 구르고 있다. 결국 더 많은 임금을 지불해야만 인력을 구할 수 있게 되면서 물가가 오르고, 오른 물가가 다시 임금 상승을 부추기는 '고임금 → 고물가 → 고임금' 악순환 고리가 형성된 것이다.

역대 유례없이 호황을 누리는 미국 고용 상황이 인플레이션을 부르며 역설적으로 미국에 "제법 심각한 경기침체"를 유발할 것으로 저자는 전망한다. 미국 경기가 심각한 수준으로 과열돼 나쁜 인플레이션이 지속되는 것을 막기 위해 연준이 올린 금리를 쉽사리 내릴 수 없다고 보기 때문이다. 일각에서 제기되는 소프트 랜딩(경기 연착륙), 노랜딩(경기 확장 국면 지속)이 아닌 하드 랜딩(경기 경착륙)이 유력한 시나리오라고 저자는 분석한다.

저자가 책의 상당 부분을 미국 경제를 중심에 놓고 기술한 이유는 "전 세계에 불어닥친 이번 인플레이션의 진원지가 미국"이기 때문이다. 1970년대 오일쇼크 이후 40년 만에 가장 높은 미국의 인플레이션이 세계 각지에 수출되고 있다.


미국 연준이 금리를 올려 세계 각국의 돈이 미국으로 몰려가면서 '달러화 가치 상승→ 다른 나라 화폐 가치 하락→ 수입 물가 상승'이 연쇄적으로 일어나고 있다. 최근 한국을 덮친 '난방비 폭탄', 초저금리 정책 유지를 둘러싼 일본 중앙은행(BOJ)의 고민도 이와 무관하지 않다. 인플레이션을 잡으려는 연준의 고금리 정책이 미국뿐만 아니라 각국에 영향을 미치고, 전 세계에도 충격을 줄 수 있다고 저자는 전망한다.

그럼에도 저자는 위기 이후 찾아올 기회를 모색한다. "전 세계적으로 '영구적 위기(perma-crisis)'에 대한 전망이 우세하게 제기되는 가운데, 반등의 가능성 또한 열어둬야 하는 게 경제순환의 기본원리"라며 '미국의 경기침체 돌입→ 연준의 금리인하→ 미국을 필두로 세계 경제 회복의 사이클'에서 기회를 찾아야 한다는 것이다.

저자는 320여 쪽에 걸쳐 매 페이지마다 수록한 그래프들을 통해 경제위기의 실체뿐만 아니라 경기 반등의 신호까지 찾으려 한다.

저자는 위기 이후 바로 반등이 찾아오기 힘들 수 있다는 가능성도 제기한다. 고인플레이션이 만성화됨에 따라 연준이 쉽사리 금리를 내리지 못할 가능성, 금융위기와 코로나를 거치며 눈덩이처럼 불어난 각국의 정부 적자와 이로 인한 정부의 경기 대응 여력 약화를 그 이유로 꼽는다. 결국 경기침체와 고물가가 동시에 존재하는 스태그플레이션 가능성을 닫아 두면 안 된다는 것이다.

제로 코로나 정책 철회 이후 경기부양을 꾀하고 있는 중국 정부의 정책도 위험 요인으로 저자는 거론한다.

"경제 회복을 위한 중국 정부의 극단적인 제로 코비드 정책은 글로벌 수요를 급하게 늘림으로써 공급차질을 일으킬 우려가 크다. 이로 인해 인플레이션을 잡으려는 각국 금융당국의 눈물겨운 노력이 수포로 돌아갈 수도 있다. 리세션 및 인플레이션의 만성화 혹은 일상화가 스태그플레이션의 유령을 소환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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