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찰풍선' 나비효과…중국서 방 빼는 미국 기업들

머니투데이 정혜인 기자 | 2023.02.16 06:10
지난 4일(현지시간) 미국 공군이 자국 영공에 등장한 중국 정찰풍선을 격추하며 촉발된 미·중 간 새로운 갈등이 세계 공급망에도 영향을 미칠지 모른다. 이번 사태 이후 미국 산업계에서는 공급망에서 중국 의존도를 줄어야한다는 목소리가 더 커지고 있다. 다만 쉽지 않다는 지적도 뒤따른다.

중국 산둥성 칭다오 항구 /로이터=뉴스1
14일 미 경제매체 CNBC는 전미소매연맹(NRF)·미 의류 및 신발협회(AAFA)·공급망관리협회(CSCMP)를 인용해 "정찰풍선으로 인한 중국과의 긴장 고조로 미국 기업들이 새로운 우려 목소리를 내고 있다"며 각 협회가 기업들을 대상으로 공급망 다각화를 촉구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전미소매연맹의 존 골드 공급망 및 관세 정책 담당 부사장은 CNBC에 "미·중 무역 관계의 지속적인 긴장에 공급망 다변화의 필요성을 계속 강조하고 있다"며 "관세부터 코로나19까지 잇따른 도전에 소매업체들은 소비자 요구를 충족시킬 수 있는 탄력적인 공급망 확보를 위해 해외 구매 방안을 다양화할 기회를 찾고 있다"고 말했다. 미국 공급망관리협회 회장 겸 최고경영자(CEO)인 마크 박사는 회원사들이 최근 베트남, 필리핀 등 국가로 제조 공급망이 크게 이동하고 있다고 전했다.


미국과 중국은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재임 시절인 지난 2018년부터 상대국의 수입품 다수에 최고 25%의 관세를 부과하며 무역전쟁을 시작했다. 최근 미국 경제까지 위협하는 역대급 물가상승에 조 바이든 미국 행정부가 일부 중국산 수입품에 대한 보복관세 부과를 유예하긴 했지만, 보복관세가 언제든지 되살아날 수 있다는 우려는 여전하다. 특히 최근 '중국 정찰풍선' 사태로 지난해 11월 미·중 첫 대면 정상회담을 계기로 개선의 움직임을 보였던 양국 관계가 다시 얼어붙으면서 이런 우려는 한층 커졌다.

0일(현지시간) 미 해군이 미국 버지니아비치의 합동원정기지 리틀 크릭에서 격추된 중국 정찰 풍선을 회수하고 있다. /로이터=뉴스1
이처럼 고조되는 양국 갈등에 미국 기업들이 서둘러 중국 의존도 축소를 고민하지만 상황이 녹록지 않다. '세계의 공장'이란 평가에 걸맞게 중국이 여전히 세계 무역 시장에서 큰 역할을 하고 있다는 이유에서다. 미 의류 및 신발협회의 스티브 라마 CEO는 "중국은 재료와 제품에 대한 접근부터 기술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이유로 이미 (세계에서) 중요한 무역 파트너로 남아있다"면서 소비시장 측면에서도 기업들의 탈중국이 쉽지 않다고 말했다. 그는 "중국 시장에서 제품을 판매하려면 현지에서 어느 정도의 인지도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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