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고효율 제품' 사용, 이제 선택 아닌 필수

머니투데이 김범조 KEI 컨설팅 상무 | 2023.02.16 06:26
지난 2021년 우리나라는 약 12.6엑사줄(EXA: 10의 18승, Joule: 1W전구의 1초간 소비량)의 에너지를 소비했고 전세계는 약 595엑사줄을 소비했다. 통계청에 따르면 국내 에너지원은 석유·석탄·가스 등 화석연료가 83%로 여전히 다수를 점유하며 재생에너지와 원자력은 각각 7%, 4%로 아직 비중이 작다.

앞으로 제1의 에너지원은 무엇이 될까? 여전히 압도적 점유율인 화석연료일까? 온실가스 저감을 위해 주목받는 재생에너지일까? 최근 국제에너지기구(IEA)는 제1의 에너지원으로 '에너지 효율향상'을 선정했다. 지난해 6월 덴마크에서 열린 에너지효율향상 컨퍼런스에서 IEA(국제에너지기구) 수장인 페이스 비롤(Fatih Birol)은 효율 향상만이 에너지·경제·기후 위기를 동시에 해결할 열쇠라고 선언한 바 있다.

에너지 수입의존도가 높은 우리나라는 최근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전쟁에 따른 에너지위기로 에너지 수급과 이용에 대해 매우 예민해진 상황이다. 정부는 '에너지다이어트 10', '효율혁신 파트너십(KEEP 30)' 등 에너지절감과 효율향상을 도모하기 위한 다양한 정책을 추진하고 있다. 현재의 에너지 환경은 효율 향상을 선택이 아닌 위기의 해법으로 바라보도록 패러다임의 전환을 요구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에너지효율향상에 손쉽게 동참할 방법의 하나가 바로 고효율제품의 사용이다. 다행히 국내에는 우수한 기술력을 바탕으로 산업용과 가정용 전반에 고효율제품이 생산·판매되고 있다. 작년 출시된 주요 가전제품 둘 중 하나는 에너지 소비효율 1등급 제품이며 각종 기자재 분야엔 23가지 제품군에 대해 고효율 인증제품이 판매되고 있다. 가전제품에는 효율등급, 기자재에는 고효율인증 라벨이 표시되어 있으니 누구나 관심을 가지고 구매할 수 있다.


10년 된 구형 3등급 에어컨을 신형 1등급으로 교체하면 여름철 전력 사용량이 약 320kWh 정도 줄어든다고 한다. 세탁기, 냉장고, 김치냉장고까지 교체하면 연간 사용량은 합계 약 620kWh까지 줄 것으로 기대된다. 이를 통해 가구당 월평균 전기요금은 여름철에는 최대 4만원까지 절약할 수 있고 다른 시기는 약 5000원까지 절감할 수 있다. 연간 합계로는 약 17만원까지 아낄 수 있다. 고효율제품의 구매가 합리적 선택인 이유다.

정부와 에너지 공기업을 중심으로 다양한 정책과 제도가 시행되고 있지만 소비자의 참여가 없다면 모두 무용지물이다. 전기차와 수소차는 소비자의 높아진 환경의식과 '그린슈머'라는 자긍심을 토대로 판매가 증가한다. 이제 에너지효율향상에도 소비자가 나서야 할 차례다. 고효율제품 구매는 자신의 전기요금을 절감하는 합리적 선택이고 환경을 살리고 에너지 위기도 극복할 수 있게 하는 미래지향적·가치중심적 소비이다. 모든 소비자가 '에피슈머(Effi-sumer ; Efficiency+Consumer)가 되는 날이 머지않았다고 기대해 본다.
김범조 KEI컨설팅 상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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