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동주의 펀드 시대'…SM·은행지주 움직인 최연소 퀴즈왕

머니투데이 김근희 기자 | 2023.02.15 08:30

이창환 얼라인파트너스 대표…외국계 PE 출신 '주식 덕후'의 도전

이창환 얼라인파트너스 대표/사진=김사무엘 머니투데이 기자
올해 자본시장에서 가장 큰 주목을 받는 인물은 이창환 얼라인파트너스(이하 얼라인) 대표다. 아직 30대 중반밖에 안 된 이 대표는 주주 행동주의를 통해 에스엠엔터테인먼트(이하 에스엠)와 라이크기획 간 불합리한 계약을 조기 종료시키고, 은행 지주들이 주주환원 정책을 확대하게 했다.

이 대표가 창업 2년 만에 이런 성과를 낸 것은 그의 독특한 이력 덕분이다. 이 대표는 세계적인 투자은행 골드만삭스와 PEF(사모펀드) 운용사 KKR에서 근무한 외국계 PEF 출신이다. 자산운용업계에서 M&A 등을 진행한 PEF 출신은 흔치 않다.

이 대표는 "자산운용은 저평가된 상장주식을 싸게 사서 오르면 파는 식의 투자를 한다면, PEF는 투자 대상 기업에 들어가서 가치를 올릴 수 있는 활동을 직접 한다"며 "PEF 경험을 살려 고질적으로 저평가된 국내 주식의 가치를 끌어올리고, 이를 통해 수익을 추구하고 싶었다"고 설명했다.

그가 비상장사 투자가 아닌 국내 상장사 투자를 고집하는 이유는 또 따로 있다. 그는 자칭 '주식 덕후'다. 서울대 경영학과 재학시절 투자 동아리 SNU밸류에서 활동을 하면서, 국내 상장사들을 모두 외웠을 정도였다. 이 대표는 초등학생 때부터 주식 덕후의 면모를 보였다고 했다. 당시 공모주 투자를 하던 어머니를 통해 주식에 대해 알게 된 후 이 대표는 주식의 세계에 빠져들었다. 기숙사에 살던 고등학생 때는 주말에 집에 돌아오자마자 일주일 치 경제신문을 그 자리에서 2~3시간씩 읽을 정도였다.

덕분에 이 대표는 증권 경시대회 등에서 우승하며 상금을 휩쓸었다. 고3 졸업을 앞둔 2005년 KBS-1TV '퀴즈 대한민국'에서는 역대 최연소 우승자로, 5810만원에 달하는 최고 상금을 획득하기도 했다.


막연하게 투자가나 사업가를 꿈꾸던 이 대표는 싱가포르에서 교환학생을 하던 중 골드만삭스 M&A(인수·합병) 부서에서 인턴십을 시작하면서 IB 업계에 발을 들였다. 2012년 세계적인 사모펀드 KKR이 서울에서 사무실을 열자, 이 대표는 두 번째 직원으로 합류해 기업에 투자하고, 해당 기업의 가치를 높인 후 매각하는 경험을 쌓았다.

PEF에서 일하면서도 그는 고질적인 '코리아 디스카운트'에 대해 안타까워했다. 이제 이 대표는 얼라인을 통해 에스엠과 은행지주들이 주주를 위해 움직이게 만드는 등 그의 꿈을 실현하고 있다. 이 대표는 앞으로도 저평가된 국내 상장사에 투자하고, 주주가치를 제고하기 위해 힘쓸 예정이다.

이 대표는 "올해는 자금 조달을 열심히 해서 운용 규모를 1조원 이상으로 키울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며 "운용자산을 바탕으로 계속해서 행동주의 펀드로서 활동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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